[대한민국 좋은간판상]‘간판의 영토가 곧 대한민국의 영토이다’라는 현실의 명제를 어떻게 극복할까

[##_1C|1264093221.jpg|width=”601″ height=”404″ alt=”?”|_##]지난 7월 1일(화) 저녁 7시 30분에 희망제작소 2층 희망 모울에서 간판별동대의 첫 워크숍이 열렸다. 간판별동대는 <대한민국 좋은간판상>을 추천하는 간판심마니인 동시에 직접 상점주를 만나는 시민리포터이다. 또한 최종 후보에 오른 간판들을 심사하는 심사자 중 시민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주체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2008년 대한민국 좋은간판상을 선정할 제2기 간판별동대는 법학, 컴퓨터, 건축, 디자인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대학생 뿐만 아니라 현업 간판업자, 디자이너, 큐레이터, 교수, 의원 등 사회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로 이루어져,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어느 누구든 간판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게 제2기 간판별동대로 선정된 32명의 대원 중 23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은 간판문화연구소 최범 소장님의 ‘간판을 보는 10가지 시각’이라는 강의와 토론이 있었다.

<간판을 보는 10가지 시각>
1. 간판은 광고다
2. 간판은 정보다
3. 간판은 사회다
4. 간판은 제도다
5. 간판은 언어다
6. 간판은 디자인이다
7. 간판은 예술이다
8. 간판은 전통이다
9. 간판은 가게다
10. 간판은 문화다

최 소장은 이러한 키워드로, 간판이란 복합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매우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별동대원들에게 알려주었다.

‘간판의 영토가 곧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라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는 간판이 양적으로 많지만 다양하지 않은 획일적인 구조가 문화적으로 상당히 척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 소장은 시민의 관점에서 간판 문화를 이끌고자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간판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눈’이라는 말씀으로 앞으로 진행될 좋은 간판상과 간판별동대의 활동이 더욱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_1C|1380857611.jpg|width=”594″ height=”137″ alt=”?”|_##]이어지는 2부 토론시간에는 간판에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을 대해서 깊이 있고 흥미로운 질의 응답이 오고 갔다.

간판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유형걸씨는 ‘간판은 밥이다’라고 하며, “간판은 생존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에 문화적인 의무만으로 바꾸라고 강요하는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면서 문제 제기를 했다.

그에 대해 간판문화연구소 최범 소장은 ” 대한민국은 뭐든지 먹고 살기 위한 것이 최종적인 가치가 되고 있다. 먹고 사는 것은 존재 자체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의 먹고 삶에 피해를 입혀야 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모두가 함께 잘 먹고 살아야 한다. 즉,‘사회적 관계’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사회엔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복잡한 관계로 얽혀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대안을 모색했다.

또 ‘홍대 앞에 일본어가 쓰여진 일본식 간판이 많은데, 우리나라 전통성이 사라진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한 대학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몇몇 대원들은 ‘그런 간판은 정보를 지향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개성을 드러내도록 하나의 차별화된 마케팅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하는 한편 ‘그래도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유럽인지 알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반론도 있었다.

권세나씨는“우수 간판의 사례를 보면 삼청동과 홍대, 강남 지역에 유난히 몰려있는 현상이 있는데, 이건 빈부격차의 거울이지 않을까?”라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자는 화두를 던졌다.
최 범 소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이것은 아주 특별한 지역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간판이 사회와 계급적인 영역까지 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답했다.

그동안 간판을 보면서 느낀 점을 토대로 도시구조에 대한 가설을 세운 별동대원도 있었는데, 대학생인 이소연씨는 “거리에서 보행도로의 폭이 작을수록 간판이 작고, 폭이 클수록 간판이 큰 경향성을 발견했는데, 특히 우리나라 간판이 지나치게 큰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도시구조는 보행자 중심이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 중심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간판문화연구소 송정아 연구원은 “간판주들의 의도는 ‘멀리서도 잘 보이기 위해’라고 하지만 과학적인 연구결과로 나타난 사실은 경관적으로 모든 간판이 크면 가독성 면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한다. 결국 의식이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_1C|1243401750.jpg|width=”600″ height=”396″ alt=”?”|_##]발대식 이후 첫번째 모임인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열띤 토론을 보며 간판문화와 도시경관에 대한 별동대원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간판에 담긴 마음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간판을 만드는 사람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까? ‘라는 의문이 앞으로의 워크숍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좋은 간판을 찾는 것은 작은 실천이지만 즉시 가능한 실천방안이며, 간판은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1차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문화의 거리를 만드는 핵심요소로서 더욱 중요한 것이다. 앞으로 2달 동안 우리 도시의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간판을 찾아내고 간판상을 선정할 2기 간판별동대원들의 활동으로 지켜보자.

[##_1C|1267374748.jpg|width=”604″ height=”330″ alt=”?”|_##]현재 네이버 이벤트 창에도 만나 볼 수 있는 ‘2008 좋은간판상 캠페인’은 7월부터 산뜻하게 리뉴얼된 홈페이지( www.ganpansang.org )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시민들의 열띤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송정아 연구원은 간판별동대들에게 ‘대한민국 좋은간판상을 뽑는 시민리포터이기도 하지만 1차적으로 좋은 간판을 찾아 다니는 간판심마니인 별동대 여러분들이 주위의 좋은 간판을 많이 올려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별동대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위의 좋은 간판을 찾아 상을 주고 그를 통해 간판문화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이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기를 바라본다. 작은 실천이 도시의 표정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번 해에는 또한 홈페이지에서 이벤트를 마련해 좋은 간판을 많이 올려주는 시민들에게 디지털카메라를 선물할 예정이다.

올해의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추천 마감일은 2008년 8월 1일이다.

응모 및 이벤트 참여 : www.ganpans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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