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정책브레인을 해부한다(4)]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PIK)

박명준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원 / 독일 체류 중

들어가며

‘쉘은후버Schellnhuber’라는 이름은 근래 독일 언론에 부쩍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작년 여름 포츠담에 있는 이 기관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이 인물에 대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을는지 모른다. 지난 10월 초 독일의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그의 발언을 보도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그 자리에는 앙엘라 메르켈 수상과 지그마 가브리엘 환경부 장관도 참석을 하고 있었고, 쉘은-후버라는 인물이 이끄는 연구소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가 던진 메시지는 한 마디로 말해 “지구 온난화의 진행정도가 UN의 분석에 비해서 더 심각하다”는 것이었고, 그의 이러한 발언은 단지 독일 언론 뿐 아니라 세계 굴지의 통신사들도 비중있게 다루었다. 급기야 한국언론도 이러한 발언을 – 비록 단신이었지만 ? 소개하기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연구소는 바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 인근에 위치한 도시 포츠담에 위치한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Potsdam Institut für Klimafolgeforschung)’이다. 쉘은후버씨는 이 연구소의 설립자로서 벌써 15년 이상 이곳을 이끌어 오고 있다.

PIK을 찾은 날은 여름비가 내리는 어느 후끈한 날이었다. 베를린에서 지역 기차를 이용해 약 20여분간 포츠담으로 이동한 후, 다시 택시를 타고 5분 정도 언덕배기를 올라가니 구동독시절에 과학을 육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조성한 과학공원(Wissenschaftspark)이 나왔다. 이곳에는 현재 PIK과 더불어 여러 자연과학 연구기관들이 자리해 있다. 하차하였더니 한 100년쯤 된 듯한 주홍색 건물은 내부나 외부 모두 과학자들이 모여서 연구작업을 할 것이라는 상상을 하기에지나칠 정도로 고풍스럽고 우아한 모습의 건물이 서 있었다.

[##_1L|1295021151.jpg|width=”250″ height=”184″ alt=”?”|PIK_##]독일 통일 직후에 설립된 이곳은 현재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결합을 통한 종합적이고 간학제적으로 기후변동과 그 영향을 분석하는 세계 정상급의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있다. 오늘날 이상기후와 기후변동의 영향이 야기하는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과 영향은 비단 자연현상으로서의 면만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산업화과정에서 인류가 선택한 행동의 결과로서 다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인간과 사회에 안겨주고 있다. PIK은 정확히 이러한 문제와 전면적으로 맞서 싸우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총 세 사람과 차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제학 박사 로체-캄펜씨는 PIK의 ‘글로별 변화와 사회시스템’ 분과의 선임연구원으로, 필자에게 이곳의 씽크탱크로서의 면모, 조직,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내부조직개편의 문제의식 등에 관한 기본적인 안내를 해 주었다. 연구소의 창립멤버로 초기부터 이곳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을 경험한 세대에 속하는 거스텐게르베 교수는 지금까지 ‘기후시스템’ 영역을 책임지고 연구해 온 인물로 상대적으로 높은 직위에서 몇몇 사안들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친절한 안내를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지리학자이자 생태학자로 PIK의 ‘글로벌 변화와 생태시스템’ 연구분과의 책임을 맡고 있었으며, 포츠담 대학의 교수직을 겸직하고 있는 크라머씨와 짧게 이야기를 더하였다.

[##_1R|1117400765.jpg|width=”250″ height=”185″ alt=”?”|PIK의 건물 외관_##]독일 통일 직후에 설립된 이곳은 현재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결합을 통한 종합적이고 간학제적으로 기후변동과 그 영향을 분석하는 세계 정상급의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있다. 오늘날 이상기후와 기후변동의 영향이 야기하는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과 영향은 비단 자연현상으로서의 면만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산업화과정에서 인류가 선택한 행동의 결과로서 다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인간과 사회에 안겨주고 있다. PIK은 정확히 이러한 문제와 전면적으로 맞서 싸우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총 세 사람과 차례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제학 박사 로체-캄펜씨는 PIK의 ‘글로별 변화와 사회시스템’ 분과의 선임연구원으로, 필자에게 이곳의 씽크탱크로서의 면모, 조직,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내부조직개편의 문제의식 등에 관한 기본적인 안내를 해 주었다. 연구소의 창립멤버로 초기부터 이곳의 형성과 진화의 과정을 경험한 세대에 속하는 거스텐게르베 교수는 지금까지 ‘기후시스템’ 영역을 책임지고 연구해 온 인물로 상대적으로 높은 직위에서 몇몇 사안들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친절한 안내를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지리학자이자 생태학자로 PIK의 ‘글로벌 변화와 생태시스템’ 연구분과의 책임을 맡고 있었으며, 포츠담 대학의 교수직을 겸직하고 있는 크라머씨와 짧게 이야기를 더하였다.

[##_1C|1179515922.jpg|width=”670″ height=”200″ alt=”?”|PIK의 글로벌 변화와 사회시스템 연구분과 선임연구원 로체-캄펜씨/ 기후시스템 연구분과장 거스텐게르베씨 / 글로벌 변화와 생태계 연구분과장 크라머씨 (왼쪽에서부터 차례로) _##]

역사와 진화

PIK의 설립을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면, 1879년에 현재의 자리에 설립되었던 천체관측연구소 시절까지 헤아릴 수 있지만, 현재 모습을 한 PIK이 창립된 것은 1992년이었다. 1990년대 초, 당시 동서독이 통일이 되면서 구 동독지역의 학술연구기관들의 통폐합을 놓고 새로운 평가작업이 수행되었는데, 자연과학 아카데미를 비롯하여 적지 않은 기관들이 매우 좋은 기반을 갖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평가와 결정의 주체였던 학문위원회(Wissenschaftsrat)는 몇몇 자연과학 연구기관들을 통합하여 하나의 새로운 연구소를 창립키로 결정을 내렸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곳이 PIK이었다. 당시 단순히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기후변동’ 자체를 연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인간행동에 의해 만들어지며 다시 인간사회를 향하고 있는 ‘기후변동의 영향’을 연구하기로 선구적인 결정을 내린 점은 선견지명이 있는 선택이었다.

초반에는 순수과학기관적 성향이 강했다가 점차 응용과학, 혼합과학적인 모습이 더 강한 쪽으로 진화해 왔다. 1999년에 이루어진 라이프니츠 협회의 1차 평가에서 PIK은 자연과학쪽 연구성과는 탁월하나, 경제, 사회과학쪽은 보충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후 2000년대에 들어서 사회과학적 접근을 더욱 강화했다.

간학제적인 성장과정을 따라오면서 정책영역에의 기여도도 높아져 일정한 역할변동을 경험하였다. 기후현상의 영향과 관련한 경제적, 정책적인 자문활동이 매우 활발해진 것이다. 2006년에 2차 평가를 받으면서는 내부의 연구방식을 아예 전면적으로 통합응용과학쪽으로 전환시키는 쪽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이듬해 혁신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_1L|1371430372.jpg|width=”250″ height=”234″ alt=”?”|PIK 건물 앞에 전시된 조형물 ? 누굴까? _##]연구기반과 연구원

이곳도 IfO와 마찬가지로 라이프니츠 협회에 속해 있다. 법률적으로 비영리등록단체(e.V.)의 형태를 띄기 때문에 영리를 추구할 수 없다. 운영을 위한 재정기반은 라이프니츠 협회를 통해 연방정부와 주정부(브란덴부르크州)로부터 제공되는 연구지원금에 가장 크게 의존한다. 그 총액은 약 640만 유로로 이는 연구소 전체재정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 절반은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의 수행을 통한 소위 제3의 재정출처(Drittmittel)를 통해 마련이 된다. 이들은 대부분은 정부, EU 그리고 독일학술진흥재단(DFG) 등에서 출원된 기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민간기업에서 후원하는 프로젝트들도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이지만 운영을 한다.

이론물리학자인 쉘은후버 소장은 이상기후현상에 관한 세계적인 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에는 영국왕실로부터 특별한 상을 수상받았고, 2007년에는 독일환경상(Deutschen Umweltpreis)을 받기도 하였다. 2007년 여름 현재 PIK의 종사자 수는 159명. 연구직이 절대다수(약 4분의 3)인 120명 가량을 차지한다. 대체로 프로젝트들이 평균 3년 가량의 기한을 지니고 있는 편이며, 연구원들의 계약기간도 대체로 그에 맞추어져 있는 편이다.

연구원들에게는 학술적으로 다작多作을 기대한다. 연구소 내의 출간물 뿐 아니라 세계적인 학술저널들에 적극적으로 연구결과를 게재하여 인용되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주된 행사는 아무래도 학술회의의 개최다. 대다수의 연구진들은 외부에서 개최되는 학술행사들에도 적극적으로 참가를 한다.
크라머씨에게 PIK이 오늘날 국제적인 명성과 성공을 얻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대담함이다. 자신의 전통적인 학문분과체계에 속하지 않는 영역을 수용하고, 그리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지 않은 점이 강점이다. 다른 하나는 연구진의 자발적인 동기부여(self-motivation)가 높다는 점이다. 연구진들은 창의적이고 간학제적인 연구활동 자체에대한 흥미뿐 아니라 그것을 통해 자신들이 세계인의 보편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심각한 사회-자연현상을 제어하는데 기여를 한다는 것에 대해 큰 사명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분과조직

연구분과는 크게 5개로 나뉘어 있다. 이들은 각각 통합된 시스템 분석, 기후시스템, 글로벌 변화와 자연생태 시스템, 글로벌 변화와 사회생태시스템 그리고 데이터와 컴퓨터화 등이다. 최근까지 분과학문별 성향에 따른 ‘정적(static)인’ 영역구분을 유지하면서, 별도로 7개의 간학제적인 프로젝트 범주를 따로 구분하여 일종의 ‘매트릭스(matrix)’ 구조를 형성시하여 연구활동을 진행해 왔다.
연구는 전체적으로 기후학, 생태학, 지리학, 해양학 등 자연과학적 접근이 주를 이루어 왔다. 5대분과 체계 가운데 통합시스템, 기후시스템, 세계 생태계 변화 분석 등 3대 주요 연구분과들이 바로 이러한 접근법에 기반한 연구영역들이다.

경제학, 사회학 등의 접근방식을 통해 기술과 에너지, 기후와 관련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금융시장의 세계화 속에서 기후현상이 지니는 위험성의 영향 등을 연구하는 사회시스템 연구쪽은 얼마전까지 전체 연구역량의 약 20%에 불과하였다. 이들에 더하여 PIK은 첨단의 데이터처리 기법과 시뮬레이션 방법을 통해 시각화(visualization)하는 연구방법, 데이터처리 방법의 작업에도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

2007년에는 간학제적인 접근의 시너지 효과를 보다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4대 연구영역을 설정하는 혁신을 단행하였다. 기존의 분과구분을 유지하면서도 그 의미는 약화시키고, 이 영역들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전체적으로 ‘문제-영향-해결-종합’이라고 하는 일련의 분석과제들을 각기 독자적인 연구단위로 설정하여 분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고, 그 결과 보다 역동적으로 구체적인 문제와 과제 위주로 연구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네 가지 영역은 각각 지구시스템 분석, 기후영향분석, 지속가능한 해결책 모색, 그리고 간학제적인 개념과 방법으로 명명되었다. 신체제하에서는 사회과학적 관점도 모든 부서들에 융합시켜 명실상부 모든 연구가 간학제적 연구가 되도록 하였다. 각 영역에는 두 개 이상의 상이한 분과학문영역을 배경으로 하는 연구자들이 반드시 결합되도록 했고, 영역의 리더도 원칙적으로 두 사람의 공동리더를 세워서 한 사람은 자연과학자, 다른 한 사람은 사회과학자가 맡도록했다.

[##_1R|1197578555.jpg|width=”300″ height=”270″ alt=”?”|새로 개편된 PIK의 4대 연구영역 (2007년 12월 현재)_##]정책자문, 출간, 언론활동

공적 자금에 의해 재정기반을 마련하는 기관으로서 “사회가 우리에게 일정한 기여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인식은 내부적으로 널리 공유하고 있는 편이다. 연구역량을 신장시키고 유력한 기관으로 성장해 오는 과정에서 PIK은 기초과학에의 기여와 정책컨설팅에의 기여를 어느 정도로 배합하고 둘간의 관계를 설정할지에 대해 자문하면서, 연구소의 정책조언 활동에 대해 연구원들 간에 진지한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자문활동은 절대적으로 연구기관으로서의 근본적인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는 한에서 하기로 정했다. 즉, 씽크탱크로서 정책개발과 자문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필요한 관점으로 인정하지만, 전적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기반이 제공되는 자율적인 연구과제의 수행을 통해서만 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활동을 기반으로 정책조언을 하는 경우, 대체로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관점에 서고 정치적으로는 중립을 지킨다. 정부를 위해 조언하는 경우, 연방정부와 주정부들 안에 설립된 여러 위원회 기구들에 참여를 한다. 주요한 정책의제를 선도적으로 끌어내기도 하고, 거꾸로 그러한 위원회들이 정한 의제들의 검토에 필요한 연구작업을 도맡기도 한다.

어떤 특정 기업을 위한 조언활동을 하지는 않는다. 개별정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조언제공 역시 거리를 둔다. 일상의 정치적 논쟁에 대한 컨설팅 작업이나 실용적인 결과에 치중한 단기 프로젝트도 수행하지 않는다.

조언제공과 협력활동은 유럽, 나아가 국제기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럽내 여러 나라들의 정부, 기업, NGO 등과 매우 활발히 협력해 왔고, 재정과 아이디어의 교환 등도 점차 심화시켜 왔다. 그 과정에서 국가수준 및 유럽수준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자문 역을 일정하게 맡아 왔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력과정에서 형성된 국제적인 정책-다이얼로그(Politik-Dialog)인 소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프로세스’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IPCC에서 발간하는 각종 보고서의 집필진으로 참여를 해 왔다. 이는 그 자체로 연구와 정책자문 기능의 적절한 혼합(mixture)을 의미한다. 유럽기후포럼(European Climate Forum: ECF)의 멤버로도 참여하면서 기후문제와 관련한 정치, 경제, 사회적인 정책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핵심 출간물 는 연구결과들이 나올 때마다 내부와 외부의 심사(review)과정을 거쳐서 학술적, 정책적인 기여로 인정할 수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하여 발간한다.
기후환경정책과 관련하여 진행되는 독일사회의 공론장에서의 논쟁에서 PIK은 중요한 알맹이를 제공해 왔다. 그간 신문, TV, 라디오 등 각종 언론매체들과의 접촉도 매우 활성화되어 왔다. 크라머 교수는 작년 3월에 독일의 일간지 FAZ가 당일자 신문에 여러면을 배당해서 PIK의 활동과 기후영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게재하였다고 알려주며 내게 그 자료를 건내 주기도 하였다.

[##_1L|1031140656.jpg|width=”400″ height=”275″ alt=”?”|독일의 일간지 Frankfurt Allgemeine Zeitung이 PIK의 쉘은후버 소장과 수행한 인터뷰 기사 _##]나오며

기후문제에 대한 간학제적인 연구야말로 2008년 오늘을 살아가는 전세계인들이 공동으로 당면한 가장 첨예한 정치외교적인 주제가 되어 버렸다. 90년대 이후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등 국가간에 여러가지 획기적인 인식의 공유와 실천방안의 모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정치외교적인 행보를 뒷받침하기위한 과학적 분석작업에 대한 필요가 점차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PIK은 바로 그런 참단의 글로벌 정책의 기반을 닦는 역할을 하는 혁신적인 싱크탱크이다. 바로 이러한 기관의 존재자체만으로도 일단 그 어느나라들에 비해서도 선진적인 모습임에 틀림없다.
인상적인 것은 바로 그러한 역할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이 서로 넘나드는 간학제적인 연구방식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면 수행하는 모습이다. 기후현상을 단순히 자연현상이 아니라 고도의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인간들의 행위선택의 결과이며 다시 새로운 행위선택을 이끌어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예리하고 적실한 통찰력을 기초로 한 연구는 이 시대에 실천적, 이론적인 영역 모두에서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면서 이곳이 분과학문영역에 대한 집착을 과감히 떨쳐 버리면서 이러한 혁신적인 방향성을 심화시켜 갈 수 있도록 육성하고 있는 독일 학계와 정계의 마인드와 그것을 위해 경주하는 내부 구성원들의 노력에 주목하게 된다.

황사현상, 오존층 파괴, 극심한 열대야 등 여러가지 독특한 기후현상들은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사회적으로 점차 심각한 함의를 지녀가고 있다. 또한 당장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후현상에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국제공동체의 중추적인 일원으로서 기후현상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연구역량과 정책제안역량을 키워나가는 일은 국제사회를 위해서나 또 우리나라 자신의 국익을 위해서나 꼭 필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단시일내에 세계 최첨단의 기후문제에 대한 연구기관을 설립하기는 어려울 것이나, 기존의 구태의연한 제도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PIK과 같은 기관을 모델링하면서 기후영향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싱크탱크를 키워내는 사고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쾰른의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MPIfG
3. 뮌헨의 ‘경제를 위한 연구소 IfO’
4. 포츠담의 ‘기후영향연구소PIK’
5. 프랑크푸르트의 ‘헤센 평화와 갈등 연구 재단(HSFK)’
6. 뉘른베르그의 ‘노동시장과 직업연구를 위한 연구소IAB’
7. 도르트문트의 ‘도시와 공간정책 연구소ILS-NRW’
8. 본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FES’
9. 베를린의 ‘콘라트 아데나워재단 KAS’
10. 베를린의 ‘하인리히 뵐 재단 Boell’
11. 귀터스로의 ‘베텔스만 재단(Bertelsmann Stiftung)’
12. 슈트트가르트의 ‘로베르트 보쉬 재단(Robert Bosch Stiftung)’
13. 뒤셀도르프의 ‘경제사회연구소(WSI)’
14.‘쾰른 경제연구소 (IW Köln)’
15. 베를린의 ‘베를린폴리스(Berlinpolis)
16. 베를린의 ‘위드(WEED)’

[기획연재] 독일의 정책브레인을 해부하다 는 매 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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