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박명준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원 / 독일 쾰른대학교 박사과정(사회학)

”?”이익단체들(Verbände)을 기반으로 하면서 공익실현을 위한 정책연구를 추구하는 싱크탱크들은 독일 정책브레인의 또 다른 범주이다. 쾰른 경제연구소(Institute für Wirtschaft Köln: 이하 IW-Köln)는 독일의 사용자단체와 경제단체의 회원사들을 기반으로 한 씽크탱크이다. 기관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시장경제’의 작동을 연구하고 그 의미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것에 있으며, 활동의 핵심은 학문적 연구작업을 바탕으로 현실의 정치적 선택을 돕고 그에 기여하는 일이다. 주로 경제학적 시각을 바탕으로 경제정책과 사회정책과 관련한 연구작업을 수행하며, 노동시장, 교육훈련, 노사관계 등의 이슈들을 주로 다룬다.

”?”방문과 인터뷰

IW-Köln이 위치한 곳은 라인강이 도시 한 복판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독일의 중서부의 대도시 쾰른, 그 중에서도 라인강 서쪽 강변이다. 방문은 2007년 10월에 이루어졌다. 대화는 총 네 사람과 이루어졌다. 모두 기관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있었고, 전체를 조망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인물들이었다. 지도급 인사들과의 논의였기 때문에 더욱 생동감있고 풍부한 면접이 되었고, 그들이 베푼 극진한 친절도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이동, 휴식, 안내시간 등을 포함 세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가장 먼저 맞이해 준 이는 3인의 운영이사 가운데 한 명인 라인(Rhein)씨였다. 그는 연구소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총괄적인 정보를 주었다. 이어서 경제/사회정책 연구본부의 본부장 크로커 (Kroker)씨를 만났다. 그는 작은 키에 온화한 학자 타잎의 인물로 느껴졌고, 자신이 이끄는 연구본부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관해 친절히 알려주었다. 다음으로 교육/노동시장 연구본부장인 클뢰스(Klös)씨도 만났다. 외교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훌륭한 매너와 인상을 지닌 사람이었고, 그와는 독일의 씽크탱크와 정치의 관계에 관한 분석적인 대화까지 나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교육/노동시장 연구본부 차장인 플뤼네케(Plünnecke)씨와 추가로 대화를 나누었다. 클뢰스씨와 미처 못 나눈 연구과정과 연구진들의 활동방식에 대해서 보충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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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정체성

IW-Köln의 결성은 애초에 195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실제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1973년이었다. 길게는 55년이 넘고, 짧게는 약 35년 가량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연구소가 설립될 때의 기본 문제의식은 독일 사회에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의 실현을 위한 학문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에 있었다. 애초부터 학술연구작업을 목표로 하면서 동시에 사회와의 적극적 소통을 추구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 두 가지 작업은 이곳 활동의 양축을 이루며, 그러한 의미에서 이곳은 전형적인 씽크탱크이다. 그 주된 과제는 사회적 시장경제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결과를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재구성하여 적절한 매체에 담아 이를 사회 구성원들과 공유해 나가는 일이다.
학문적인 언어를 정책적인 언어, 일반적인 언어로 전환시켜내는 과제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클뢰스씨는 자신들의 역할을 일종의 ‘통역자(Dolmetscher)’라고 규정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모델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역할모델을 지향하는 곳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에도 매우 독특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전반적으로 이곳은 ‘친자본형’ 내지 ‘친기업형’ 연구소라고 볼 수 있다. 독일의 싱크탱크 연구가인 슈페트(Speth)는 대표적인 ‘파당옹호형(advokatorisch)’ 씽크탱크의 하나로 이곳을 든 바 있다. 다만 파당성을 추구하는 방법은 공익지향성이라고 하는 큰 테두리 내에서이다.

재정

IW-Köln의 재정기반은 기본적으로 회원사와 회원조직체들의 회비에 있다. 회비는 나름대로 ‘분담금원칙(Beitragsordnung)’을 마련하여 회원단체들에게 부과를 한다. 기본적으로 (특히 사용자 단체들의 경우) 해당산업 근로자들의 임금총액을 비례로 하여 분담금이 마련되고, 여타 다른 경우는 ‘최저분담액’을 정하여 회비의 수준을 책정한다.

기본재원과 함께 외부프로젝트들을 통하여 충원되는 연구비도 모두 포함해서 그연구소의 연간 예산은 1년에 약 1천만 유로 (약 180억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 중에서 기본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고 프로젝트를 외부지원금은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당히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재정기반을 갖추고 있다.

연구진과 조직

IW-Köln은 쾰른에 본부를 두고 있고, 베를린에는 수도사무소, 브뤼셀에는 별도의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전체 직원은 약 150명 가량 된다. 그 중에 약 100명 정도는 정규직이고 50명 가량은 한시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비정규직들이다. 15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약 60-70명 가량이 연구원으로 종사를 한다. 연구진의 학제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약 80% 이상인 50여명 가량이 경제학자들이다. 베를린 사무소에는 현재 10명의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내부조직을 보면, 일단 3인으로 구성된 운영이사진이 있고, 그 아래에 각각 행정, 연구, 소통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구분되어 존재한다. 씽크탱크로서 중요한 부위는 연구부서들이다. 이는 제1본부인 교육/노동시장 연구본부와 제2본부인 경제/사회정책 연구본부로 다시 구분이 된다.
전자의 경우 약 60명이, 후자의 경우 약 20명의 연구원들이 종사하고 있다. 1본부가 2본부에 비해 3배나 인력이 많은 것은 분석과 연구작업 뿐 아니라 그것을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들의 현실적용, 실험을 추진하는 실행프로젝트도 그 안에 함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의 재활정책과 실천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REHADAT 프로젝트가 그 예이다.

정규직 연구원이 있고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기간제 연구원이 존재하지만, 사실 연구소 내에서 양자의 신분구분은 크게 하지 않는다. 대체로 프로젝트들은 보통 3년 정도의 장기 과업인 경우가 많다.
연구는 대체로 한 사람의 연구원이 하나의 주제 내지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기적으로 전체 방향성에 대하여 연구본부 차원에서 일정하게 계획을 세우고 조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매일 내지 매주 모여서 그것을 점검하고 평가하면서 일을 배분하는 타이트한 방식을 따르지는 않는다. 연구원들에 대한 높은 신뢰를 기반으로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해 주는 쪽으로 운영해 가는 것이다.

IW-Köln은 독자적인 출판사(Deutscher Institutsverlag)도 경영하는데, 여기에도 약 150명 가량이 고용되어 있다. 출판사 운영은 독립된 영리활동의 일환이다. 일반 출판 이외에도 각 회원단체들의 여러가지 홍보나 캠페인 등의 작업을 맡기도 한다.
나아가 독자적인 컨설팅 회사인 ‘IW Consult 주식회사(GmbH)’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일단은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체로, 법적인 규정 때문에 공익지향적인 연구소가 행해서는 안 되는 개별적인 상담과 조언작업을 수행한다.
”?”연구의 원칙

이곳은 1차적으로 회원들을 위한 지적생산물을 발간해내는 서비스를 한다. 각 단체들과 기업들이 의사결정을 하고 미래의 운영계획을 세우는 작업을 지원하려는 것이다. 회원들을 위한 정책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요구를 일정하게 받아들여 연구활동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러한 목표가 연구본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 회원들이 구체적인 연구내용의 생산방식과 그 방향을 정할 수는 없다. 연례 총회등의 채널을 통해 회원사들이 특정 이슈들에 대하여 심층적인 지식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연구는 매우 정상적인 방식으로 수행되는 ‘보통의 학술작업‘에 어긋남이 없다.

연구주제는 기본적으로 독일의 시장경제와 기업, 비즈니스를 위하여 관건이 되는 거의 모든 요소들과 대상들을 다룬다고 보면 된다. 거의 대부분의 연구는 철저히 경제학적인 관점, 즉 얼마나 최적의 효율성을 구현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수행된다. 교육(Bildung)에 관한 연구를 하더라도 사회학이나 교육학의 관점이 아니라 어디까지 경제학적인 시각에서 접근한다. 이는 양대연구본부의 다양한 연구분과들이 어떠한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는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육?노동시장 연구

교육/노동시장 연구본부는 비즈니스와 경제운영에 관건이 되는 다른 제도적, 사회적인 요인들과 그것의 국민경제상의 영향에 대해 주로 연구를 한다. 그 주제는 고용과 숙련, 인적자원과 노사관계, 노동의 미래 등의 주제 (노동시장연구); 최근 부상하고 있는 노령화의 문제와 새로운 가족구조의 문제(인구경제연구); 독일과 유럽의 노사관계 제도와 경제규제제도 등이 어떠한 경제적인 영향력을 지니는지에 관한 분석(제도경제연구); 혁신을 촉발하는 요인의 분석과 실지로 그러한 경험적 사례들에 대해서 면밀히 관리(혁신경제연구); 교육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교육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교육경제연구) 등이 주요한 근간을 이룬다.

교육의 영역은 더욱 세분하여 집중적인 연구를 행하는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경제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올바른 관념을 지닐 수 있도록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초중등교육연구); 직업훈련체계상의 양성훈련(Ausbildung)과 향상훈련(Weiterbildung) 각 영역에서의 쟁점과 이슈 분석(직업교육연구); 그리고 대학교육과 고용시스템간의 관련성 연구(대학교육연구) 등으로 구분된다. 다른 실천상의 프로젝트들도 별도로 크게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동시장연구분과 안에 두고 있는 REHADAT 프로젝트는 장애인들의 고용정책을 실제상의 문제들을 중심으로해서 연구하고 바람직한 프로그램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제?사회정책연구

경제/사회정책 연구본부의 연구주제는 6개의 연구분과와 외부재정지원을 통해 운영하는 2개의 한시적인 대규모 프로젝트팀을 통해 해할 수 있다. 기본적인 연구영역의 내용을 살펴보면, 각각 경제성장과 경기변동 등 경제정책의 기본이 되는 주제의 연구(거시경제연구); 유럽연합과 세계경제의 동향 분석(국제분업/금융시장/유럽연합연구); 공적재정과 세금정책 연구(국가재정연구); 임금과 근로시간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 및 국제비교분석 등을 통해 단체교섭정책의 방향을 제시(임금정책/노동비용연구); 사회정책, 소득분배정책, 빈곤정책 등 연구(사회보험/소득분배연구); 중소기업지원정책, 지역경제활성화 방안 그리고 기술변동과 경쟁력 강화방안 연구(경쟁/중소기업연구) 등이다. 외부재원을 통해 운영하는 한시적인 프로젝트는 생태-경제연구과 부동산경제 연구 두 가지이다. 특히 전자의 영역에서는 에너지정책, 환경정책, 교통정책 등 근래에 들어 주된 이슈로 부각해 온 환경관련 이슈들의 경제적 측면에 대해서 분석을 한다.

행사

IW-Köln은 여러 행사의 개최를 통해 능동적으로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주요 의제들에 대한 독일 사회내 전문가들의 논쟁의 장을 마련한다. ‘컨퍼런스’, ‘심포지움’ 등의 행사들은 부정기적으로 열리며 연중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를린 대화Berlin Gespräch’, ‘경제정책적인 만남Wirtschatliches Treffen’ 등의 이름으로 해당시기 주요 현안에 대해서 주제를 바꾸어 가면서 정기적인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 경기변동 및 경제예측과 관련한 데이터 분석이 나올 때마다 연 2회정도씩 규칙적으로 이를 언론에 공개하고 관련 토론회를 연다.

기독교계의 씽크탱크인 개신교 아카데미, 카톨릭 아카데미 등과 경제윤리에 대한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가족부 등의 정부부처나 이익단체 (BDI, VDI 등) 들과도 주요 정책적 현안에 대해 공동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전문가들과 진단을 나누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
시상식도 있어서 매년 자본주의와 기독교정신이라고 하는 고전적인 명저를 저술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를 기리는 의미에서 ‘막스 베버 상(Max Weber Preis)’을 제정, 윤리경영에 공을 세운 인물들에게 시상해 오고 있다.

교류 협력

정부부처들과도 공식, 비공식적으로 다양하게 협력하고 교류한다. 정부기관이 행하는 프로젝트들을 여럿 도맡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당부처들과의 소통과 유대가 깊다.
다른 이익단체와의 협력도 이루어진다. 특히 친노동 싱크탱크인 WSI와는 근래에 NRW주정부의 후원하에 ‘고령근로자’를 테마로 공동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양자는 매우 일상화된 협력관계는 아닐지라도, 특정 현안을 중심으로 비정기적인 프로젝트를 매개로 교류를 행한다.

대학도 중요한 협력파트너이다. 대학내 젊은 경제학도들은 IW-Köln을 위한 채용의 밭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위치한 도시의 쾰른대학 뿐 아니라 비츠부르그Wirtsburg, 마부르그Marburg, 프라이부르그Freiburg 등 독일 전역의 주요 대학들에서 연구원들이 선발된다. 이에 더 나아가서 IW-Köln은 각 대학의 명망있는 경제학자들을 ‘IW Fellow’라는 이름으로 묶어 그들로 하여금 연구소가 만들어내는 생산물들에 대해 평가토록 한다.

간행 활동

이곳의 한 연례활동보고서를 보면 “발언은 銀이고 집필은 金이다(Rede ist Silber, Schreiben ist Gold)”라고는 제하를 달고 있다. 씽크탱크로서 이곳 활동의 근간은 출간활동에 있다.
대부분의 출간물들은 일단 독일어를 중심으로 하며 독일 국내의에서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겨냥한 것들이다. 외부의 학술저널들에 기고활동을 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중요시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매체들이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는 그들의 내용성을 채워주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연구결과는 일단 크게 세가지 종류의 연구보고서 발간시리즈들을 통해 출간된다. <이베 포지션 IW Position> 시리즈는 자체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경제안정화정책’의 관점에 입각하여 특정주제와 관련한 정책제안을 하는 성격을 지닌다. <이베 아날뤼젠 IW Analysen>은 연구결과 자체를 정리해서 연구보고서로 발간한 정책제안형 학술논문이다. <이베 프렌즈 IW Trends>는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수행한 경험적(empirical) 연구결과를 담은 계간학술지이다.

전문가들과 일반대중들을 상대로 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하여 다양한 소식지들을 발간한다. 가장 대표적인 소식지는 <이베데iwd>이다. 연구 최신의 연구결과를 간결하게 요약하여 A4용지 두 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해 소개하는 <아구멘테Argumente>에는 대체로 기업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한 연구소의 주장을 담는다. <포룸Forum>은 주로 경제현안에 대한 명망가들의 강연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A4 서너페이지 분량을 한다. <메디엔슈피겔Medienspiegel>은 일종의 보도자료로, 다양한 그래프와 도표를 사용하여 현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연구결과를 여론대중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간행하는 책 중에서 대중적으로 매우 유명한 것이 있다. 바로 <숫자 속의 독일(Deutschland in Zahlen)>이라는 소책자이다. 수첩크기에 붉은 색을 한 이 책자는 누구나 휴대하면서 독일의 사회경제적인 현황을 개관할 수 있도록 한 실용적인 목적으로 매년 업데이트되어 발간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내부에서 이 책의 색깔과 연관지어서 ‘마오의 수첩 ‘라고 별명을 붙여 부르고 있다. (여기서 마오는 마오쩌뚱을 의미한다.)
”?”방문 후기

IW-Köln은 공익적인 내용성을 담으며 따뜻한 시장경제에의 이상을 추구하는 곳이라고 보여진다. 독일의 싱크탱크들의 일반적인 모습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곳이 특별히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독일 내에서의’ 이해정치(interest politics)의 공간, ‘독일 내에서의’ 공론장에 영향력의 포커스를 강하게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정부산하 싱크탱크보다는 훨씬 자유롭고, 학술형싱크탱크들에 비해서는 훨씬 더 미디어 지향적으로 보인다.
이곳이 추구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는 그것을 ‘사회적’ 시장경제냐 아니면 사회적 ‘시장’ 경제냐로 다르게 방점을 찍으며 상이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곳의 연구경향이 압도적으로 경제학적 기반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부터, 인터뷰를 통해 궁극에 ‘시장’경제에 대한 강한 지향이 있고, 그것을 추구하는 가운데 ‘사회적’인 것들을 검토하고 배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기업인의 윤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노동시장의 안전망과 근로자들의 고숙련을 지향하는 훈련방안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고민을 하고 그것을 잘 구현하기 위해 경주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는 ‘사회적인 것’에 대한 기업의 고민이 부족한 우리의 현실에 일정한 시사점을 준다.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쾰른의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MPIfG
3. 뮌헨의 ‘경제를 위한 연구소 IfO’
4. 포츠담의 ‘기후영향연구소PIK’
5. 프랑크푸르트의 ‘헤센 평화와 갈등 연구 재단(HSFK)’
6. 뉘른베르그의 ‘노동시장과 직업연구를 위한 연구소IAB’
7. 도르트문트의 ‘도시와 공간정책 연구소ILS-NRW’
8-1. 본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FES’
8-2. 본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FES’
9. 베를린의 ‘콘라트 아데나워재단 KAS’
10. 베를린의 ‘하인리히 뵐 재단(Heinrich Böll Stiftung)’
11-1. 귀터스로의 ‘베텔스만 재단(Bertelsmann Stiftung)’
11-2. 귀터스로의 ‘베텔스만 재단(Bertelsmann Stiftung)’
12. 슈트트가르트의 ‘로베르트 보쉬 재단(Robert Bosch Stiftung)’
13.‘쾰른 경제연구소 (IW Köln)’
14. 뒤셀도르프의 ‘경제사회연구소(WSI)’
15. 베를린의 ‘베를린폴리스(Berlinpolis)
16. 베를린의 ‘위드(WEED)’

[기획연재] 독일의 정책브레인을 해부하다 는 매 주 수요일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