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정책 브레인을 해부한다(15)]베를린폴리스 Berlinpolis

박명준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원 / 독일 쾰른대학교 박사과정(사회학)

이제 이번 회를 시작으로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이해옹호형 소규모 씽크탱크 두 곳을 마지막으로 하겠다. 이번 회에서 다룰 곳은 차세대를 위한 새로운 사회와 그의 실현을 위한 정책개발을 모색해가면서 이를 공론화시키려는 목표를 갖고 활동중인 씽크탱크 ‘베를린폴리스(Berlinpolis)’이다.

[##_1C|1062796017.jpg|width=”450″ height=”245″ alt=”?”|_##]

방문

베를린폴리스를 찾은 날은 2007년 7월 어느 여름이었다. 당시 필자는 이곳을 마지막으로 베를린 방문일정이 마감할 예정이었다. 이곳이 위치한 몬비쥬 공원(Monbiju Park)은 하인리히 뵐재단이 위치했던 곳에서 도보로 1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

마지막날 일정에 지쳐 터벅터벅 걸으며 찾은 사무실은 아직도 이사 후 정리작업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임이 역력했다. 아무런 간판도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았고, 종이로 출력된 베를린 폴리스라는 이름의 쪽지만 건물 앞에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은 두 명이었다. 한 사람은 이 기관의 대표(Vorstand)를 맡고 있는 인물인 다니엘 데틀링(Daniel Dettling)씨였다. 그는 법률가임과 동시에 포츠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치학자이기도 했다.

분주한 사무실 한켠에서 인터뷰를 시작했으나, 그의 바쁜 일정 때문에 이내 다음 손님이 찾아와 인터뷰는 1시간을 채 다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기관의 핵심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질문들에는 정확하고 신속하게 답을 주었다.

[##_1C|1083474966.jpg|width=”450″ height=”367″ alt=”?”|베를린폴리스의 대표 다니엘 데틀링 박사_##]

다른 한 사람은 인턴사원(Praktikant)으로 3개월간 근무를 하고 있던 대학생 필립 빙클러(Philipp Winckler)군이었다. 에얼랑엔(Erlangen)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고, 견습과정의 마지막에 있었다. 잠시 기관에 머물다 가는 입장이었지만, 국제기구 같은 곳으로 실습을 나간 자신의 다른 친구들이 각국의 외교관들하고 사교적인 모임만 하고 말면서 껍데기 실습을 하는 것에 비해, 자신은 비록 소규모이지만 아주 흥미로운 기관의 운영에 생생하게 참여하면서 매우 유익한 경험을 했다며 자랑스러움을 내비쳤다.

[##_1C|1000713874.jpg|width=”450″ height=”372″ alt=”?”|베를린폴리스에서 견습생으로 경험을 쌓고 있던 대학생 빙클러군 _##]

역사와 정체성

법률상 베를린폴리스는 다른 여느 기관과 마찬가지로 공익법인(e.V.)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 역사는 아직 7년 밖에 되지 않았다. 창립자는 앞서 데틀링 박사와 토마스 가블리터(Thomas Gawlitter)씨 두 사람이다.

창립 동기가 그다지 각별하거나 드라마틱 한 건 아니었다. 지난 2000년에 독일 정부가 베를린으로 천도하면서 국가경제와 사회가 세계화의 도전 가운데 시대적 변화에 대하여 어떠한 답을 필요로 하는지를 모색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기관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베를린폴리스를 언급하면
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경쟁(competition)도 (독일의) 오래된 싱크탱크들에게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독일자본이 지루하고 정체된 본에서 역동적인 베를린으로 이동한 것은 몇몇 민감한 젊은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역량발휘를 그곳에서 시작토록 이끌었다. 그 중 하나가 베를린폴리스와 같은 기관으로, 이들은 자신들을 ‘다음 세대를 위한 네트워크’로 칭하고 있다.”

베를린폴리스는 십만명의 당원을 지닌 정당을 배경으로 하지도 않고, 대규모 행정체계를 요하는 로비단체도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비판적인 운동단체는 더더욱이 아니다. 순전히 비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세제상, 미디어상으로 NGO의 외형을 지닌다고 할 수도 있지만, 고전적인 사회비판적 NGO와는 거리가 있다. 그린피스나 엠네스티 인터네셔널(AI) 등 대표적인 NGO들이 주로 하나의 이슈에 집중을 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매우 넓은 정책영역들 ? 대표적으로 교육, 이민, 기후보호 등 -을 다룬다.

데틀링씨는 자신들을 일종의 ‘사회기업(Soziale Unternehmen)’ 내지 ‘정책기업(Politische Unternehmen)’이라고 묘사했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 내는 것은 대규모의 연구지향적 씽크탱크나 대학에서 학문활동을 하는 이들의 몫이지 자신들의 과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이미 독일 내에서 홍수를 이루고 있는 또 하나의 대중저널리즘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미디어와 아카데미즘 사이에 난 오솔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듯이 보였다. 기존의 특정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구축한 연구성과를 두루 살피고 이해하면서 이를 분석, 가공하여 정치적인 의사결정을 행하는 이들에게 정보로 제공을 하고자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정치적인 영향력을 꾀하는 것 같았다.

이곳은 특정 정당과 배타적으로 가까운 것도 아니며, 특정 정치재단의 형태를 띄고 있지도 않다. 데틀링씨는 고전적인 정치재단들 즉 정당 씽크탱크들은 아무리 독립적이라고 할지라도 일정하게 정당의 노선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베텔스만재단과 같은 곳도 궁극에는 행정적, 시스템적 개혁을 요구할지언정 노골적으로 ‘정치적’인 주문을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베를린폴리스와 차별성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곳처럼 당파를 초월하고, 순전히 사적인 재정기반을 통해 운영되는 기관의 출현은 독일에서 매우 최근의 현상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자신들이야말로 ‘차세대형 씽크탱크’라고 소개했다.

[##_1C|1154663189.jpg|width=”450″ height=”316″ alt=”?”|베를린폴리스의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내부 모습 _##]

재정과 활동

베를린폴리스는 별도의 자문활동을 한다기 보다, 주로 프로젝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출간물 등을 통해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적 결정자들과 정치권, 그리고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프로젝트를 운용하는 재정기반은 절대적으로 기업등의 후원(sponsor)에 의존한다. (약 90%가량) 현재 약 40여명의 회원이 있고, 이들은 후원금조로 일정액을 내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재정적인 의존도는 매우 낮다.

매년 매출액은 변동을 하고 있지만, 일단 계속 상승해 온 추세이다. 2007년 여름 현재 비용을 포함한 연간수입은 약 40-50만 유로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이 정도 액수는 아직도 취약한 수준이다.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하려면 최소한 1백만 유로 이상의 돈이 수입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소규모 싱크탱크로서 재정적인 안정화의 달성이야말로 베를린폴리스의 당면 최대의 목표이다.

외부의 스폰서링에 의지하지만, 수주(Auftrag)와 같은 형태로 이미 정해진 일을 단순히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스폰서는 어디까지나 후원일 뿐이고, 그것을 운용해서 내용을 가공하는 과정은 자율적이다. 연구 프로젝트들은 대체로 1년 이상 수행하는 것이 기본이며, 1년에 약 5-6개의 대형 프로젝트들을 진행한다. 대체로 연구원 1인당 두 세 가지의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가동시키는 편이다.

인력 ? 구성과 운용

베를린폴리스의 인력은 현재 네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다른 기관에서 프로젝트 메니저나 연구원(Referent)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대체로 사회과학 전공자들로, 업무의 성격상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들이라기 보다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서, 다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박사학위 취득자는 아직은 데틀링씨 한 사람 뿐이지만, 점점 더 직원들에게 박사학위를 취득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이 많을 경우에는 임시계약직 연구원(Freie Mitarbeiter)을 시간제로 고용하기도 한다. 데틀링씨는 현재 베를린의 노동시장의 상황에서 그러한 역할을 담당할 인력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한다.

한편, 지난 6년간 나름대로 꾸준한 성장을 일구어 오면서, 2007년부터는 공공법인 이외에 별도로 주식회사(GmbH) 형태의 기관을 설립하기도 하였다. 다루는 프로젝트들의 성격상 전적으로 ‘공익’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도 생겨나면서 취한 자구책이라고 한다. 향후 양축 모두 함께 발전시켜 나갈 계획에 있다. 주식회사에서 주주들은 일종의 투자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직원은 아니지만, ‘주식회사 베를린폴리스’의 운영과정에 공동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연구와 간행

최근 베를린폴리스는 독일정부가 독일사회의 올바른 개혁을 위해 참신한 사고를 사회에 공급한 기관이나 개인에게 시상하는 ‘아이디어 독일’ 상을 수상하는 등 그간 덩치크고 굼뜬 독일사회가 미래적응적으로 변화다는데 필요한 개혁정치의 컨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공론화시킨 새로운 싱크탱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이곳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교육문제, 경제문제, 가족정책, 세계화, 기후변화와 에너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매우 다양한 주제들에 걸쳐 있다. 스스로 ‘급진적 중도(Radikalte Mitte)’, ‘지식사회의 진보(Progressive in der Wissengesellschaft)’를 추구하는 이들은 기존의 독일 사회의 정책결정자들의 구도속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독일 사회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새로운 의제들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다.

교육문제 및 외국인들의 사회적응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정책적인 분석을 수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 ‘교육에 적합하게(Fit für Bildung)’ 는 최근 독일 정부로부터 최고의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민자들의 사회적응, 통합문제는 이곳의 또 다른 주요한 주제이다. 인구변동과 그에 따라 사회보장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세대정의(Generationsgerechtigkeit)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에너지 정책과 교통정책(Mobilitätspolitik)은 기후환경보호와 연결되어 있는 주제로 베를린폴리스가 그간 노력을 기울인 또 다른 주제이다. 그간 이산화탄소(CO2)의 감량이라고 하는 현시기 전세계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CO2 배출자의 주범인 종전의 자동차를 대체하기 위하여 필요한 신기술의 개발이나 대체 교통수단으로서 기차 등의 선로교통수단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방안들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공론화시켰다.

그 일환으로 ?CO2 시계’라는 것을 독특하게 구상하여, 대중들에게 상황을 보다 명확하게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필자와 면담하면서 인턴사원 빙클러군은 CO2 시계의 고안자가 바로 자신이라며 매우 뿌듯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이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복잡한 수치와 그것의 변화추세를 공식적으로 계산하여, 대중들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고안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일반적인 환경/기후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관심을 높이 가지고 있다. 핵에너지 문제, 이상기후 문제 등과 그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 등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새로운 녹색정치의 장을 고민한다.
보고서들은 베를린폴리스가 주안점을 두어 온 기후, 이민, 사회정책과 정치개혁 등의 연구성과들을 담고 있고, 대부분은 다른 기관의 재정후원을 통해 추진한 공동의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다.

계간지 <싱크탱크>

미디어를 통한 공론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주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그 취지에서 단행본 보고서 이외에 정기간행물로 <씽크탱크Thinktank> 라는 계간지를 발간하고 있다. 이는 매호마다 약 8천부 가량 인쇄가 되며, 전략적으로 정치적인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들 약 2천명에게 무료로 배포를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판매를 하는데, 1부당 가격은 7유로(약 1만원)이다.

빙클러군은 필자에게 2006년과 2007년에 발간된 <씽크탱크> 5부를 선물로 주었다. 잡지를 뒤적이며 구성과 내용을 살펴보니 퍽 참신한 느낌을 주었다. 각호에는 매호의 주제테마가 있어 이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있었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정책영역들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분석과 주장이 담긴 글들이 깔끔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대체로 베를린폴리스가 수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요약해서 소개하거나, 관련 주제에 종사하는 관계 전문가들, 정치가들이 그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 기고를 하거나 인터뷰를 제공한 내용들이었다.

특집기사들 제목을 보면서 이곳이 그간 국가혁신체제, 교육개혁, 유럽정책, 새로운 안보정책, 그리고 세계화 등 굵직한 주제들을 놓고 새로운 목소리를 형성시키려한 노력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_1C|1122288916.jpg|width=”450″ height=”448″ alt=”?”|계간지 <싱크탱크>의 2008년 가을호 표지 _##]미디어 활동과 행사

구성원들의 기고활동과 언론과의 인터뷰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베를린폴리스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들의 대미디어 활동의 모습을 살펴보면, 대부분 대표인 데틀링씨가 도맡아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그간 독일내 주요 일간지를 비롯한 메이저 언론매체들에 꾸준하게 개혁정치의 필요성을 알리는 글들을 기고해 왔고 같은 내용으로 라디오 등과 인터뷰를 진행해 왔다.

가장 최근에 주목을 받는 내용은 작년에 진행된 독일의 철도파업에 관한 것인데, 기존의 설문조사에서 독일인들이 파업에 대해 관용적이라고 하는 조사와 달리 베를린폴리스가 조사한 내용은 시민들이 노조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는 쪽의 결론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이 크게 보도를 하였고 데틀링씨도 이 주제로 몇몇 주요 라디오들과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

전통적 형태의 소통채널인 포럼, 컨퍼런스, 워크샾 등도 개최한다. 일단 홈페이지에서 게재되어 있는 ?보도자료’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단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되면 이를 심포지움이나 워크샾 등의 형태로 외부에 공개를 하고 언론사들에게도 홍보를 하여 공론장에 보도하도록 하는 전통적인 소통방식을 진행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전체 독일에서 사람들을 초청하기도 하지만, 일단은 베를린 위주로 진행을 하는 패널토의(panel discussion)의 형태가 주류를 이루며, 여기에는 약 50-100명 정도가 참가를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행사들의 경우, 사실 적절한 인물들을 섭외하기도 쉽지 않고, 매우 소모적으로 느끼는 편이다.

이메일을 통해 뉴스레터도 발송하는데, 배포자 리스트에는 2007년 여름 현재 약 2500명 가량이 등록되어 있다. 이는 매년 3-4% 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또 연 1회 그 해에 가장 탁월했던 ?정치적 수사(political rhetoric)’를 선정하여 시상식(Gala)을 열고 시상을 행하는 것도 이곳의 상징적인 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방문 후기

근래에 독일은 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환경문제의 질적인 변화 등 새로운 시대적 조류를 맞이하여, 그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치적인 과제들이 대두되었다. 이에 대한 기존 정치권의 대응은 다소 기동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베를린 폴리스의 출현은 아마도 독일이라고 하는 덩치큰 사회가 새로운 시대적 조류 앞에 처한 ‘정치적 지체(political lag)’현상을 배경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표방하는 ‘급진적 중도’, ‘지식사회의 진보정치’ 등은 그러한 틈을 향한 새로운 목소리의 과감한 도전이다. 이곳이 비록 소규모 싱크탱크임에도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고 또 점점 독일의 공론장과 정치권에서 주목을 받는 배경에 새로운 사고와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독일의 정치사회적인 변화의 요구를 나름대로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베를린폴리스와 같은 싱크탱크의 출현은 그 내용과 형식 모두에 있어서 우리의 맥락에서도 매우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진화와 분화를 거듭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는 단지 노동이냐 자본이냐의 대립, 재벌이냐 중소기업이냐의 대립, 구세대와 신세대의 대립 등을 넘어서 정말 독자적인 이해를 지니는 다양한 집단들이 형성되었다. 어쩌면 ‘급진적 중도’와 지식사회의 새로운 진보정치’를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은 한국사회일 것이다. 여전히 20세기적인 정당정치의 안정화와 제도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베를린폴리스처럼 완전히 창의적, 독립적,실험적인 형태의 21세기적인 싱크탱크가 출현하여 역할을 하는 방안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

[연재순서]

1. 연재를 시작하며
2. 쾰른의 막스플랑크 사회연구소 MPIfG
3. 뮌헨의 ‘경제를 위한 연구소 IfO’
4. 포츠담의 ‘기후영향연구소PIK’
5. 프랑크푸르트의 ‘헤센 평화와 갈등 연구 재단(HSFK)’
6. 뉘른베르그의 ‘노동시장과 직업연구를 위한 연구소IAB’
7. 도르트문트의 ‘도시와 공간정책 연구소ILS-NRW’
8-1. 본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FES’
8-2. 본의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FES’
9. 베를린의 ‘콘라트 아데나워재단 KAS’
10. 베를린의 ‘하인리히 뵐 재단(Heinrich Böll Stiftung)’
11-1. 귀터스로의 ‘베텔스만 재단(Bertelsmann Stiftung)’
11-2. 귀터스로의 ‘베텔스만 재단(Bertelsmann Stiftung)’
12. 슈트트가르트의 ‘로베르트 보쉬 재단(Robert Bosch Stiftung)’
13.‘쾰른 경제연구소 (IW Köln)’
14-1. 뒤셀도르프의 ‘경제사회연구소(WSI)’
14-2. 뒤셀도르프의 ‘경제사회연구소(WSI)
15. 베를린의 ‘베를린폴리스(Berlinpolis)
16. 베를린의 ‘위드(WEED)’

[기획연재] 독일의 정책브레인을 해부하다 는 매 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