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해남, 농수산업 1조원 시대를 열다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 목민관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연 2회 정기간행물 목민광장을 발행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민선 5기에 이어 민선 6기 해남군정을 이끌고 있는 박철환 군수는 지난 7월부터 새롭게 목민관클럽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목민관클럽의 신입회원으로 민선 6기 출범 이후 출범식과 정기포럼,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박철환 군수를 늦가을 단비가 내리는 날에 멀리 땅끝 해남으로 찾아가 만났다.

땅끝 해남이 품는 넉넉함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이하 ‘윤’) : 남부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비가 많이 오네요. 먼저 해남군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철환 해남군수(이하 ‘박’) : 우리 해남군은 국토 최남단 ‘땅끝’이라는 랜드마크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실제 많은 국민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해남을 꼽고 있습니다. 또 땅이 워낙 넓고 친환경 농산물이 풍부해서, 전국 친환경농산물대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전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지요.

또 1년에 6만여 명의 스포츠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곳으로, 스포츠 마케팅 분야에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천연 관광자원이 많고, 천년고찰 대흥사가 자리 잡고 있는데 13명의 대종사를 배출한 곳이기도 합니다. 해남지역과 대흥사의 지세를 높이 산 서산대사가 유언으로 많은 유품을 대흥사에 남기기도 했고, 그걸 보관ㆍ전시하는 성보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처럼 해남은 문화, 관광, 스포츠 그리고 농수산 분야가 어우러진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 : 민선 5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하셨는데, 민선 5기 4년간 추진하신 대표적인 사업들과 성과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지요.

박 : 우리 군은 뭐라고 해도 농업군이며, 농수산업이 군정의 제1선에 있습니다. 따라서 지난 4년 동안 매년 예산의 30% 이상을 농수산업에 배정하면서, 농업과 어업의 발전에 힘을 쏟았습니다. 이제 ‘농수산업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2014년 올해에 이미 김을 포함해서 9,80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지금 200억 원을 들여서 농수산업 1차 생산품을 전문적으로 가공하는 식품단지를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는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가려고 합니다. 또한 현재 육성 중인 사회적기업 형태의 회사들이 자리를 잡으면, 농수산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군 안의 간척지가 매우 넓어서 이를 관리하는 대규모 농업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기업 형태의 대규모 농장이 정착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들 간척지의 대규모 농업회사법인 대신, 동종의 품목별 농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회사를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2010년 취임 때, 농업분야 1억 이상 소득자가 120명 정도였는데, 2013년 말에는 약 580명 정도에 이릅니다. 농업도 이제 희망의 농업으로 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둘째는 스포츠 마케팅입니다. 해남읍과 대흥사 주변의 상권이 쇠퇴하고 있었는데, 스포츠마케팅의 영향으로 상당한 경제 유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밖에도 인근의 다른 군들과 함께 화장장을 유치하고, 홀로 사는 노인을 위해 땅끝보듬자리를 만들었던 것도 기억에 납니다. 그리고 목포로부터 도시가스를 연결해 주민들의 기초생활비용을 낮출 수 있었던 점도 성과라고 봅니다. 현재 전체 다세대주택에 공급하고 있고, 개인주택으로 확산하는 중입니다. 또 다양한 출산장려 지원정책을 통해, 2년 연속 전국 출산률 1위 지자체로 선정된 것도 자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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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해남을 만들어 가는 감사당담관제

윤 : 군수님께서는 4년 전 ‘군민과 함께 여는 활기찬 해남’을 민선 5기 군정 목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부정부패 척결, 군민 우선 봉사행정, 지역화합을 우선 과제로 삼으셨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군정 목표 및 과제의 성과에 대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박 : 사실 해남군 지방자치 역사에서 부끄럽고 안타까운 기억들이 상당수 있었고, 이로 인해 치른 보궐선거와 공직자 징계도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민선 5기 취임부터 부정부패 척결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고, 군 단위에선 전국 최초로 감사담당관제를 도입했습니다. 감사담당관제 도입의 목적은 공직기강 확립과 내부 청렴도 강화로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한편, 부당한 행정 처분으로부터 군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민생 불편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 있었습니다. 다행히 감사당당관제 도입 이후 군민들도 공직자를 믿기 시작했고, 군수의 의지에 대한 공직자들의 신뢰 역시 복구되는 중이라 봅니다. 아직 미흡하지만, 공직자들의 청렴도 수준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습니다.

내부 신뢰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원인 처리과정 리콜제나 공무원 청렴상, 공무원 상호 간에 친절도를 평가하고 모범사례를 추천하는 친절 릴레이 제도 등을 역시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잘못된 관행이나 담당 공무원의 부족 등으로 예전에는 부실공사가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감사담당관제를 도입하면서 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기동감찰을 추진했고, 각종 공사와 용역에 대한 철저한 계약심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에는 약 19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윤 : 지역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전남 서남해안 관광ㆍ레저도시사업’(약칭 J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총투자비가 수조 원에 달하고 전체 사업기간도 20년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 : 2003년 고(故) 박태영 지사 때 시작된 이른바 J 프로젝트는 그 뒤 박준영 지사가 본격 추진했고, 해남군 차원에서는 2006년부터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 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2006년부터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원 634만 평에 4조6,844억 원을 투입하여 골프장, 호텔, 은퇴자도시 등을 2025년까지 건립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요체입니다.

(주)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이 2013년 2월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1단계 기반도로 개설에 따른 토공사업이 78%(438만㎥) 진행 중이고, 해안 방재림 조성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애초에는 2만 5천 명 규모의 인구가 상주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계획되었지만, 지금은 축소 조정되었으며, 은퇴자 중심과 교육형 도시로 방향을 맞추고 있습니다.

다만, 산이면 개발대상지구 안의 넓은 간척지(481만 평)가 아직 토지로 등록되어 있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장애요인입니다. 매립허가권만 확보되어 있다는 것인데, 현재 문화관광부, 기획재정부, 국토부 등과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결이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만, 이 문제만 잘 해결하면 2025년 이전에 본 사업이 완료되어 해남군이 규모 있고 특색 있는 관광휴양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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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 얼마 전 삼척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원전 유치 반대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해남에서도 원전부지와 화력발전소 유치를 둘러싸고 비슷한 논쟁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예컨대 주민투표나 원탁토론, 타운홀 미팅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박 : 해남군에서도 2010년 신규 원전부지 유치 건, 2012년 화력발전소 유치 건으로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갈등은 화력발전소 유치 건이 더 심했는데요, 논쟁과 갈등을 겪으면서 군민과의 공감과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의견 표출과 충돌 그리고 대화라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해남군의 민주적 역량이 조금 더 성숙해졌다고 자평합니다.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소장님이 말씀하신 여러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민선 6기 공약으로도 제시했습니다만, 이른바 지역공동체 연구포럼을 앞으로 운영해나갈 생각입니다.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주민갈등이나 대규모 민원이 예상되는 사업, 혹은 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업을 대상으로 관련 지역 주민, 관계 전문가, 지역 연고 교수, 언론인 등 다양한 주민 대표들을 모시고 의견을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물론 첨예한 사안과 관련해서는 주민투표와 같은 방법도 당연히 고려할 것입니다.

농수산업 친환경 내실화와 6차산업화로 FTA의 파고를 넘어선다

윤 : 해남군은 전남도 농업기술센터 5년 연속 최우수기관상(2011년)과 6년 연속 농정업무 종합평가 최우수상(2013년)을 수상한 바 있고, 2013년 농업경쟁력 평가에서도 전남 1위 전국 6위를 차지한 걸로 압니다. 어쩌면 군수님께서 농수산업 1조원 시대를 제시하신 배경이 거기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유럽연합(EU)과 중국, 뉴질랜드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전국 농민들의 시름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해남군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정책들을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박 : 해남군은 전체 군민의 65% 정도가 농업 종사자(농가)이고, 어업 관련 인구 역시 1만 명 정도 됩니다. 따라서 농수산업이 군정 과제의 우선순위에 있고, 매년 예산의 30% 이상을 농수산업 분야에 투자하면서 우리 군의 농수산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2013년도 농수산업 매출액을 약 9,300억 원까지 끌어올려 농수산업 1조원 시대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실제로 해남군은 쌀에서 3,200억 원, 배추 1,000억 원, 물김 및 가공김 2,500억 원을 비롯해 특화작목과 축산 등 주요 농수산업을 통해 8,000억 원대의 소득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여기에 유통과 가공 분야를 더하면 약 9,400억 원으로 농어업 1조원 시대를 맞이할 기반을 갖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군은 또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권역별 특화작목 육성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남 전 지역을 중부권, 남부권, 서부권 3개 권역으로 나누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대응해 경쟁우위를 갖는 13개 특화작목을 육성하는 겁니다. 밤호박, 양파, 부추, 시설무화과, 화훼, 세발나물, 블루베리, 약용작물 등이 그에 해당합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아열대 작물 보급, 치유기능성 농수산물 개발과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어업인의 소득창출을 위해 전복과 해삼 등 고소득 양식 사업으로 작목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수산자원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도에는 국비 170억 원을 들여 ‘전복 신품종 보급센터’를 건립할 계획인데요, 육종전복 산업화로 고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산자원 조성을 위해서는 바지락, 꼬막, 꽃게, 넙치, 대하, 뱀장어 등 해수면과 내수면에 모두 10종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아직 성과는 높지 않지만요.

해남군 최대의 수산작목인 김은 양질의 친환경 김 생산량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시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미 물김은 전국 생산량 20%, 가공김은 50% 정도를 차지할 만큼, 김 생산만큼은 해남군이 전국 최대 최고 수준입니다.

이처럼 농어업 분야에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정책들을 착실히 추진해 잇따른 FTA 체결로 인한 우리 농어업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군민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윤 : 말씀해 주신 내용 중 친환경농업의 내실화와 6차 산업 추진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 부탁드립니다. 많은 지자체가 추진하기는 하지만 쉽지 않은 정책들이라고 보는데, 해남만의 차별성이 있을까요?

박 : 우선 친환경농업의 내실화인데요.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농업단지 5500ha(1650만 평)를 조성하고 9720ha에 대해서는 새끼우렁이를 공급해 무제초제 농법을 실천토록 지원했습니다.

아울러 해남 대표 농산물에 대한 주식회사 설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요. 현재 배추와 고구마, 쌀, 밤호박, 버섯, 무화과 등 7개 주식회사를 통해 농업인이 직접 생산에서 가공, 유통으로 고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농협사업의 중심을 신용사업에서 경제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농민의 농산물을 지원하기 위한 산업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자체가 농협과 협력해 집중 육성하는 것으로, 해당 부문에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농민들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13개 군지부 및 단위농협이 각각 특화 부문을 개발 중입니다.

6차산업화는 민선 6기 중심과제로 삼고 있는 ‘힐링’을 주제로 해서 계획하고 있습니다. 힐링 팜파티 운영, 약선요리 개발, 생약 품목 개발에 기초한 효소 생산, 고령층 소농 중심의 불로초 프로젝트 등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려고 합니다.


님비의 우려를 씻어버린 주민들의 참여

윤 : 지방자치제의 폐해로 흔히 ‘님비 현상’을 거론합니다. 그런 점에서 해남군이 중심이 되어 인근 지자체(완도, 진도)와의 연계?협력 사업으로 ‘서남권 광역화장장’ 건립을 추진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 사업의 추진과정과 성과를 말씀해 주시지요. 특히 지역주민들에 대한 설득과정이 중요할 거라고 보는데, 그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박 : 서남권 광역화장장은 지자체 간 연계?협력의 훌륭한 사례라고 봅니다. 사실 본 사업은 화장장에 대한 군민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고인을 화장하기 위해 목포까지 나가야 하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자체 사업으로 계획했는데, 연계?협력 사업으로 추진하면 비용의 90%까지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화장시설 이용이 어려운 인근 지자체와 연계하면 잠재 수요가 증가해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민 설득과정을 말씀드리면, 먼저 군민을 대상으로 화장장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후, 면들을 대상으로 후보지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공모 결과 네 면이 신청했는데, 타당성 조사를 거쳐 두 면으로 압축한 뒤 다시 외부기관의 전문 용역조사를 진행해 최종 지역을 결정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화장장이 님비시설로 간주되어온 게 사실인데요, 그래서 우리 군은 주민 민원을 방지하고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사업계획 초기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과정을 거친 것입니다. 2011년 말 화장장 건립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화장장 건립에 주민의 82%가 찬성해 주셔서 사업 추진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에는 주민설명회와 타당성 조사용역을 통해 후보지를 공모하고 주민 합의와 토지수용 협의가 이뤄진 후보지 중 적지를 선정했습니다. 이처럼 사업 추진 전체 과정에서 주민들의 협조와 참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황산면 원호리에 8만3,000㎡ 규모로 화장시설, 봉안시설, 자연장지 등을 조성할 예정인데요. 현재 도시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토지 매입과 실시설계 그리고 본격적인 시설공사에 들어가 2016년 말 완공할 예정입니다.

애초에는 연간 1,100여 명의 화장 수요를 예상했지만, 인근 지역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실제 집행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시설이 완공되면 화장 관련 경제적 부담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동시간도 평균 50%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총 615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212명의 고용 유발 효과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화장장은 원칙적으로 평장을 배제하고, 수목장과 납골당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윤 : 군수님의 민선 6기 선거 공약집을 보면, ‘행복공동체 만들기’에 대한 자부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행복공동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고령층 정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85세 이상 장수수당 지급 제도, 부모건강ㆍ사랑 알림 서비스 및 땅끝보듬자리 제도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지요.

박 : 농촌지역의 특성상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소외계층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군은 다양한 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특히 어르신들이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장수수당 지급 및 땅끝보듬자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수수당은 경로효친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안정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요, 85세 이상 어르신 2천여 명에게 매월 3만 원을 드리고 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시범적인 고령 정책의 일환으로 관련 조례를 만들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되고 있지만, 처음에 이 사업을 실행할 때만 하더라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우리 군의 특수시책으로 경로당 공동생활가정인 ‘땅끝보듬자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시범운영을 통해 성과를 확인한 뒤 14개 읍면으로 확대하였습니다. 현재 30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1곳당 대략 15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계십니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서로 함께 생활하며 외로움도 달래고 서로를 보호하는 있는데요, 군에서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해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따로 더 지원하고 있습니다. 자식이나 가족 모두 호응이 좋고요, 다른 지자체들도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오고 있습니다. 별도의 자격(이를테면 차상위계층에 한정)이나 조건 없이 희망자의 신청을 받아 진행하며, 군이 운영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부모건강 사랑 알림 서비스는 지난 2010년부터 보건소 방문 간호사를 통해 타향에 자녀를 둔 홀로 사는 어르신 가구를 선정해 매월 방문한 결과를 알려드리는 서비스입니다. 마음은 있어도 생활형편 때문에 고향을 자주 찾지 못하는 자녀들에게 부모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부모님의 건강 소식과 함께 고향 소식을 이메일과 카카오톡을 통해 전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의 복지서비스로

윤 : 해남군은 보건사업 정부합동평가에서 3년 연속 1위(2013년)를 차지하고, 전라남도 암관리사업에서도 4년 연속 우수기관(2013년)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박 : 우리 군이 지역 여건을 반영해 추진해온 다양한 보건사업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농촌 현실이 다 비슷하겠지만, 우리 군도 어르신 인구가 2만 명을 넘어서서 전체 인구의 27%에 달합니다. 그래서 가장 우선적으로 수립한 것이 바로 노인 건강증진 프로그램이며, 방문보건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즉 방문보건전담 간호사 10여 명으로 팀을 구성해 홀로 사는 어르신과 건강관리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습니다. 2014년의 경우 지난 10월 말까지 7,325가구를 대상으로 3만8,492회에 걸쳐 방문보건 서비스를 제공했고, 2,648세대를 대상으로 3,600건의 보건복지 공동 방문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또 읍면 보건지소에 물리치료실을 운영하고 경로당 순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건강마을을 지정하는 것도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시책입니다.

우리 군은 또 현대인들에게 증가하고 있는 질병인 심뇌혈관 질환과 암, 정신보건과 관련해서 예방이 가능한 조기검진 시스템을 확충해 운영하고 있는데요. 교통 불편지역 순회 이동검진과 건강홍보관 운영을 통해 검진률을 올리는 성과를 거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4년 연속 암관리사업 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러한 평가를 받은 데에는 금연사업, 감염병 관리, 구강건강 관리사업 등도 기여를 한 것으로 봅니다.

윤 : 해남군이 추진하고 있는 ‘기초수급자 감면 신청 원스톱 서비스’가 2014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행정서비스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또 올해 7월부터는 ‘소액건보료 납부자 발굴 지원’ 서비스를 시작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들의 취지와 효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 먼저 기초수급자 감면 신청 원스톱 서비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되면 생계, 주거급여 및 여러 가지 다양한 감면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예를 들면 텔레비전 수신료, 유선전화 기본요금과 이동전화요금, 인터넷 통신요금, 수도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이 그런데요. 예전에는 이런 감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에 일일이 방문하여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면신청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한 번의 신청으로 모든 감면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수급자께서 행정기관을 방문해 감면 서비스 신청서를 작성하시면 행정기관이 감면 서비스 관련기관에 일괄 서비스 신청을 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2012년 2월에 처음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올해 10월까지 약 3,300건의 서비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기초수급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지출해야 할 비용과 행정업무 시간까지 줄여주는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서비스의 효과성과 창의성을 인정받아 2014년 3월에는 정부3.0 우수사례로 선정되었고, 11월에는 민원행정개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지자체가 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들(전력공사, KT 등의 통신사, 상하수도 사업소 등)과 협력체계를 사전에 준비하고, 서비스 제공 대상자들의 누락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세대 등 차상위계층의 경우 소액인 건강보험료를 체납해서 병·의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군은 차상위계층 소액건강보험료 지원에 관한 조례를 2009년에 제정하여, 올해 10월말까지 1,500여 가구에 4억5,600만 원을 지원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소득 독거노인과 일용근로자 등의 기본적인 진료권을 보장할 수 있었습니다. 읍면사무소 방문을 통해 대상이 되는 가구는 언제든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1.187명 대한민국 : 2.349명 해남

윤 : 우리나라는 지금 저출산 문제로 매우 심각한 미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고령화 수준이 높은 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은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해남군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배경이나 원인을 말씀해주십시오.

박 :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해남군은 2년 연속 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인구 감소는 우리 군과 같은 농어촌지역에서는 커다란 위협요인입니다. 한때 25만 명에 육박하던 군 인구가 현재 7만 7천 명마저 위협받는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증가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우리 군에서는 일반적인 출산장려금 등 경제적 지원 외에 건전한 성장환경 조성,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을 통한 출산 분위기 독려 등 관련 시책들을 패키지로 묶어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경제적으로는 첫째아이 출산 시 300만 원에서 셋째아이 600만 원, 넷째아이 이상은 720만 원까지 신생아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다문화가정에는 24개월 영유아를 대상으로 월 5만원의 분유 구입비를 지원하고, 산모ㆍ아기사랑 택배사업을 통해 출산 직후 7만 원 상당의 쇠고기, 미역, 내의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난임부부에게는 의료비 본인 부담금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성장환경 지원제도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까지는 군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임산부 초음파 검진과 엽산제, 철분제를 지원하고 신생아 난청과 선천성 대사 이상검사도 무료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유아 보육료, 보육시설 종사자 인건비와 근무환경 개선비 그리고 장애아 전담 보육시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출산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예비아빠와 함께 하는 임산부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저소득층 가정에 건강관리사를 지원하며, 아빠와 함께 하는 토요 돌봄 프로그램과 땅끝아빠캠프 등 남성이 육아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출산친화정책 사업을 중점 실시한 결과, 올해 발표에 따르면 해남군의 출산율은 2.349명으로 전국 1.187명의 2배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앞으로도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해남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입니다.

윤 : 군수님은 민선 5기 때부터 스포츠 마케팅을 강조해 오셨습니다. 해남군의 강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정책적 성과는 어떤 게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박 : 최근 스포츠 마케팅이 지역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여러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우리 해남군만의 차별성이나 노하우가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 군의 장점은 우선 온화한 기후와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13.5도 이상인 해남은 연중 대회 개최와 훈련이 가능한 곳입니다. 또한 해남읍 우슬체육공원을 중심으로 각종 스포츠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대회와 휴식 그리고 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군이 육상부와 펜싱부라는 실업팀을 갖고 있고, 이들의 각종 대회 성적도 매우 훌륭합니다.

우리 군만의 차별화된 시책이 하나 더 있는데요. 우리 군에서 개최한 대회를 주관한 협회와 전지훈련팀을 관련 직원이 맨투맨 관리하는 평생고객화 사업과 군 문화관광지 방문 지원 사업입니다. 또 땅끝이라는 군 이미지를 활용한 자체 브랜드 대회를 개최하는 등 연중 지속적으로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면서 전지훈련팀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주요 식당에도 선수지원용 쌀을 보급하고, 숙박시설 바가지요금 통제와 친절교육을 실시하는 등 주민들과 함께 협력해 스포츠 명품 고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의 성과로 지난 민선 5기 4년 동안 64개의 전국규모 대회와 약 18만 명에 이르는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625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어 주민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으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전라남도 스포츠 마케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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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예산제, 이제는 찾아간다!

윤 : 해남군은 2007년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하셨는데요, 특히 2014년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도입하게 된 배경과 취지 그리고 추진과정 등을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박 :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는 예산편성 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재원 배분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재정 분야의 주민자치가 바로 주민참여예산제인 것이지요. 그렇기에 저도 취임 직후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매년 예산 편성 전 농림분야, 문화관광분야, 주민복지분야 등 분야별 간담회를 실시해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찾아가는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주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읍면을 직접 찾아 내년도 예산편성 방향과 재정 규모를 주민에게 설명하면서, 민선 6기 군정 중점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라고 보면 됩니다. 이처럼 지역별ㆍ분야별 설명과 의견수렴을 통해 마을숙원사업 위주의 건의를 탈피할 수 있고, 주민 소득증대사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 및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15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약 700건의 주민요구를 반영했는데, 전체 예산 대비 약 27% 수준입니다. 앞으로도 주민의 알 권리 보장과 주민과 함께하는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참여예산제 정착과 확대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윤 :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군수님은 민선 6기 공약에서 소외 없는 학교급식 실현, 학교무상급식 지원에 따른 우수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체계 구축을 위한 친환경 급식지원센터 설립 등을 내걸었는데요, 공약의 실현을 위해 어떻게 사업을 추진하고 계신지요?

박 : 우리 군은 지난 민선 5기 중점과제의 하나인 ‘무상급식 조기 실현 및 친환경 학교급식 지원’을 추진하기 위해 2010년 5월 ‘해남군 학교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2011년부터 관내 초?중학교 학생 6천여 명에게 매년 9억 원 상당의 학교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 급식경비 42억 원 중 22%에 해당합니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초?중학교 무상급식비 지원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으나, 우리 군은 지역 학생들이 보편적 복지환경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아울러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민선 6기에도 ‘친환경 급식지원센터 설립’ 등을 통해 무상급식 지원을 적극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센터 설립에는 60억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합니다만, 센터와 함께 조성할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값싸고 품질 좋은 친환경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당장에는 예산 확보와 추진체계에 대한 근거 마련에 노력하는 한편, 타 지자체 견학과 연구용역을 통해 우리 지역에 맞는 급식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데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윤 : 마지막으로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 그동안 ‘힐링시티 해남 건설로 군민행복시대 구현’을 목표로 삼고 군정을 펼쳐왔습니다. 앞으로도 해남의 경쟁력을 특화해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치유의 고장 해남, 군민행복시대 해남’을 꼭 이루어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행_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_ 정창기 (목민관클럽 연구위원 mayday3@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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