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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필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일들을 소개합니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길 바랍니다.


혁신·교육思考
(5)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 – Maker Faire

<메이커 페어(Maker Faire)>는 무언가를 궁리하여 만들어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축제다. 과학자, 엔지니어, 예술가 등 전문가에서부터 동호회 회원, 학생, 직장인, 주부, 어린이 등 아마추어까지 나이, 직업 등에 관계없이 만들기에 대한 열정과 상상력을 소유한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

DIY(Do-It-Yourself, 내가 직접 만들어 쓴다) 정신에 입각해 그저 만들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메이커 페어>는 소중한 공간이다. 자신이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정보 및 노하우도 교환할 수 있는 기회가 <메이커 페어> 말고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메이커 페어>를 통해 창작자나 관람자 모두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얻고 창작에 대한 열정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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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커 페어>의 로고와 마스코트

<메이커 페어>는 만들기 관련 잡지인 ‘MAKE’를 발행하는 ‘Make Media’라는 회사에 의해 20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그 후 <메이커 페어>는 미국 내 여러 지역과 다른 국가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2012년에는 행사 참여자 수도 크게 증가하여 <메이커 페어>의 대표격 행사라 할 수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메이커 페어>에 무려 16만 5천여 명이 참여했다. 또한 2013년에는 <미니 메이커 페어(Mini Maker Faire)>라고 불리는 지역사회 기반 소규모 <메이커 페어>가 전 세계 60여 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메이커 페어>는 기본적으로 기술(technology)을 활용한 만들기에 관심을 두고 시작되었지만 과학, 공학, 퍼포먼스, 공예 분야에서의 혁신적 실험 및 창작 활동도 포함하는 등 그 범위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주말 이틀 동안에 걸쳐 진행되는데 가족 단위 참가자가 특히 많다. 관람료는 샌프란시스코 행사의 경우 성인 30달러(약 34,000원), 학생 20달러(약 22,000원), 어린이 15달러(약 17,000원)이다.

그럼 상상력과 재미, 놀라움으로 가득한 <메이커 페어>의 창작물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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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활용품으로 만든 불을 내뿜는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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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안 여기저기 굴러다닐 법한 재료를 모아 만든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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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3차원 프린터(3D Pr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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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시 태양열을 이용한 음식 조리가 가능한 태양열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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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용지로 만든 스마트폰 스피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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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체험 워크숍이 마련되어 있다.

구글에서 ‘Maker Faire’를 검색하면 다양한 관련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미지이긴 하지만 현장의 생생함을 듬뿍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꼭 한 번 검색해 보시길.

<메이커 페어>는 손으로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되살린다. 모든 것이 구입 가능한 편리한 소비의 시대지만 인간은 다시 생산을 원한다. 단순한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만들기의 즐거움, 생산과 창조의 기쁨을 느끼길 원한다. 제품 사용이나 예술품 감상이 주는 2차적 간접적 감흥이 아닌 직접 참여를 통한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온전한 감동 말이다.

사실, 과학 및 기술의 발달, 지식사회의 도래 등으로 지금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그 옛날 우리 선조들보다 출중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할 줄 아는 것은 별로 없다.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손쉽게 구입 가능하고, 사용자의 편리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망에 기업들이 어찌나 눈이 밝은지 우리는 뭔가를 할 필요가 점점 없어진다. 기계들은 점점 똑똑해지고 편리해져 인간이 버튼만 살짝 눌러주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한다. 고장난 기계는 친절한 서비스 기사분들이 알아서 다 고쳐주신다. 또 굳이 고장 난 물건을 고쳐가면서까지 써야 할 필요성도 잘 못 느낀다. 그냥 새로 사면 되니까.

원래 도구란 인간의 능력을 보조하여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만 요즘 시대엔 내가 도구의 주인인지 도구의 노예인지 애매할 때가 있다. 내가 주체적으로 도구의 기능을 정하기 보다는 도구가 주는 편리함과 기능에 나를 맞추고 의존적으로 끌려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든다. ‘편함’을 추구하고자 내 능력을 점점 무력화시키고 몸과 마음을 온전히 사용해 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볼 때 <메이커 페어>와 같은 움직임은 풍요와 소비의 시대에 우리들이 간과했던 창조성과 주체성을 다시금 불러일으킬 수 있는 촉매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메이커 페어>는 산업화 및 분업화로 인해 거대 조직의 한 부분으로 무언가를 생산하긴 하지만 전체 과정을 통제할 수도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 수 없이 도구로서 소모되는 느낌을 받아왔던 사람들에게 온전한 창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나 요즘 3D 프린팅, 오픈소스디자인 등 제조 관련 기술의 발달 및 공유 방식의 변화로 대규모 공장이 아닌 집에서도 소규모로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DIY 제조 시대가 도래할 조짐이 엿보이고 있어 생산의 패러다임에 큰 변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_ 정선영 (전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 사진 출처 : <Maker Faire>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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