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맥주의 두 가지 이름, 에일과 비어

이용규의 Dirty is beautiful

첫 칼럼이 나간 이후 욕 많이 먹었다. 오래 살 것 같다. 왜 사진이 없냐는 것이다. 너만 알면 그만이냐, 독자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등등. 사실 변명보다는 해명을 해야 하는 법. 많은 사진들을 그대로 퍼왔다가는 저작권에 위배된다. 필자, 준법정신 투철하다. 그래서 이번부터는 사진을 넣기로 했다. 출처도 명기해야 한다. 혹시 그래도 불법이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시라.


다섯 번째로 데킬라(Tequila)


혹시 데킬라 블랑코(Tequila Blanco)를 들어보셨는지? 이것은 멕시코의 광활한(?) 땅에서 재배되는 알로에(Aloe)를 원료로 한 것으로 알로에는 한 번쯤은 접해 봤을 것이다. 데킬라의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알로에는 숙취해소와 변비에 효과가 있다. 또한 맛과 향이 있다. 그러나 데킬라 블랑코는 우리가 접하기 어렵다. 값도 비싸거니와 생산량 또한 적다.

우리가 주로 알고, 듣는 데킬라는 대개 선인장(용설란)을 원료로 한다. 이 원료를 사보텐(sapoten)이라 한다. 도수는 약 40도, 무색무취, 맛은 밋밋하고 느끼한데 손등에 소금을 올려놓고 이를 핥으면서 쭉 들이키는 술이다. 독하다. 어떤 감정가는 부탄가스 액체를 마시는 느낌이란다. 부탄가스도 먹어본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레몬이나 라임을 소금과 함께 올려놔 느끼함과 독함을 중화시키기도 한다.


[##_1C|1347193977.jpg|width=”242″ height=”349″ alt=”?”|사진 출처/ www.drinkhacker.com_##]여섯 번째, 바로 맥주(麥酒, beer)


여기서 퀴즈? 맥주를 만드는데 필요한 다섯 가지는 ? 정답은 다음 시간에….

맥주는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왜냐하면 나중에 위스키를 설명할 때 꼭 필요한 내용이니 예습하는 의미로 알아두자. 맥주는 누구나 아는 것처럼 보리로 만든다. 한자로도 보리 ‘麥’자다.

초기의 모든 술들은 ‘祭’에 사용됐다. 다시 말해 신과 만나기 위해 술을 사용한 것이다. 하긴 그렇다. 술에 어느 정도 취하면 방언(方言)을 하게 마련이다. 이게 곧 신과 접하는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맥주 역시 그 기원은 기원전 4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것은 인류의 농업(재배: domestication)의 역사와 거의 일치한다. 즉 농업의 시작과 동시에 맥주의 역사가 시작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주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을 하는데 에일(ale)과 비어(beer)다. 에일은 호프(hop)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고 비어(beer)가 호프가 들어간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으로는 에일이 오래된 것이지만 대중적인 맥주는 비어(beer)다. 우리가 먹는 대다수의 (생)맥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_1C|1221377251.jpg|width=”291″ height=”317″ alt=”?”|탐스러운 호프 열매. 사진 출처: www.treehugger.com_##]호프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은 이 열매를 수확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잠이 오는데 착안하여 부작용이 없는 최면제, 진통제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주로 독일에서 널리 재배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함북에서 1930년대 재배되다가 지금은 대관령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_1C|1409722083.jpg|width=”349″ height=”316″ alt=”?”|사진 출처: www.about.com/beer_##]위의 사진이 에일(ale)이다. 호프가 들어있지 않다. 따라서 쌉쌀한 맛보다는 약간의 신맛과 부드러움이 특징이다. 또한 상면발효주(나중에 다 설명해드릴 테니 천천히….)로 술의 도수도 높고 향도 진하다. 영국 하우스 맥주 중에는 22도에서 심지어 35도짜리 맥주도 있다.

생각나지 않는가? 소맥(소주+맥주)을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 특히 에일은 차게 해서 마시는 것보다 그 향과 맛을 느끼기 위해 상온에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말 좋아서 먹는 사람만 해당한다.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 많이 마시며 우리나라의 막걸리에 대비되는 서양의 대표적 맥주이다. 에일을 얘기했으니 바로 비어(beer)로 들어가자.


[##_1C|1222656443.jpg|width=”540″ height=”310″ alt=”?”|사진 출처: www.freefoto.com_##]보통 에일이든 비어든 간에 맥주의 원료는 보리, 특히 맥주보리라고 한다. 이것은 두 줄 보리와 여섯 줄 보리가 있는데 오늘날 주로 사용하는 것이 두 줄 보리이다(위의 사진). 주로 기온이 따뜻하고 연중 강우가 비교적 고른 지역에서 잘 자라는데 우리나라도 남부지역과 제주지역에서 재배를 한다. 낟알의 입자가 비교적 굵고 녹말의 함량이 많은 1번 보리(一番麥 또는 대맥)가 주로 맥주 원료로 사용된다. 제조과정이 중요하다. 보통 5번 정도는 집중해서 읽어도 초보자는 이해가 안 된다.

먼저 1주일이상, 보통 2주일정도 상온에서 물에 담가 발아시킨다. 발아된 것을 우리는 맥아(麥芽, malt)라 하는데 즉 보리싹을 틔우는 것이다. 이런 맥아를 열을 가해 성장을 멈추게 하고 건조시킨 후 다시 냉각시켜 저장, 숙성시키면 알맞은 맥아즙이 완성된다.

다른 한편 술은 마시면 반드시 취하는데 이것은 당연히 알코올 성분 때문이다. 그렇다면 알코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것은 당분(糖分)이 효모(yeast)와의 작용으로 인해 변화된 것이다.
예를 들어 막걸리는 찐쌀(고두밥)과 누룩(효모)이 만나면서 알코올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와인은? 아시다시피 포도는 자체에 당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효모의 작용이 필요없다. 포도는 그대로 놔두면 포도당이 자연스레 변해 와인이 된다.

그렇다면 보리는? 아시다시피 보리는 녹말(전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당분이 없다. 따라서 녹말을 분해해서 당화시켜야 하는데 이를 당화작용(sugaration)이라 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액체를 약 100도씨에서 끓여 효소의 영향을 없애고 찌꺼기와 불순물을 없앤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위에 소개한 맥아즙 혹은 맥아당이다. 이 맥아즙을 발효시킨 것이 바로 맥주다.

지친다. 맥주 한 잔 하러 가야지.

다음에 또 이어집니다.

글_ 이용규 (희망제작소 기획1팀장)

[##_1L|1101583085.jpg|width=”120″ height=”88″ alt=”?”|_##]사북 석탄유물보존위 활동중이며 여우와 토끼 2마리를 키우고 있다. 싱글몰트위스키에 순결을 빼앗겨 헤어나지 못하고 이제는 더불어 살고 있다.
돈 한 푼없이 농촌에서 일주일 이상 살며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다. 가끔 공무원과 싸워서 물의를 일으키고, 또 가끔은 희망제작소에 금전적 손해를 입혀 Stone Eye라고 한다. 석탄박물관 근처에서 위스키에 대한 글도 쓰고 실제 장사도 하면서 유유자적 신나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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