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친구가 되는 마을을 꿈꾸는 아띠봉사단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강동구 강일리버파크 아파트에서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이하 ‘행아공’)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아공은 아파트에서 보다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일을 찾아내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서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행아공을 진행하며 만난 주민들을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
(2) 모두가 친구가 되는 마을을 꿈꾸는 아띠봉사단 – 이현주

이현주 씨는 강일리버파크 3단지 주민으로서 2010년부터 ‘친구’라는 의미의 ‘아띠’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다. 아띠봉사단은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지역 주민, 청소년들과 함께 독거 어르신 밑반찬 봉사, 김장 나눔, 고덕천 청소, 공동체텃밭농사, 단지에 화단 가꾸기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는 봉사단체이다.

아띠봉사단은 그동안 마을공동체 활동과 봉사활동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올해 일일 서울 시민시장과 서울시장상, 구청장 표창장 등을 받았다. 봉사단 단장으로서 항상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고 주위를 돌보며 오늘도 강일동에서 마을공동체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는 이현주 씨를 만났다.

인생 황금기에 이사 온 강일동

2009년 입주할 당시 인생황금기였어요. 막내아들까지 모두 취업이 잘 되었어요. 할 일을 다 했으니까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어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강좌에 참여하면서부터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때는 일 년에 거의 20회 정도 많은 강좌에 들었어요. 현재는 100회 이상을 참여한 강의쇼핑이 취미가 됐죠.

제 개인 자원봉사는 2010년에 시작했지만, 서울시와 강동구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강의와 교육을 받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 해서 아파트봉사단을 하게 되었어요. 봉사단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다가 사전을 찾아서 ‘친구’라는 단어의 순우리말인 ‘아띠봉사단’이라 이름 짓고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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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듯이 받드는 봉사활동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1년에 4시간 이상 하도록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긍심을 키워주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환경보존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동네 쓰레기 줍기, 텃밭에 모종심기, 밭갈기, 김매기 등을 하면서 아이들과 가까워졌지요.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자원봉사의 의미를 꼭 되새기라고 설명을 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라는 단어는 自(스스로자) 願(월할원), 奉(받들봉), 仕(섬길사)의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지요. 청소년들에게 너희가 원해서 하지만 섬기듯이 받들며 하라고 가르칩니다. 지금은 한 친구가 봉사부장을 합니다. 프로그램 언제 하냐고 미리 물어보면 행사일정을 알려 주죠. 그러면 그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옵니다. 이만하면 체계가 잡힌 건가요?

아띠봉사단에서 하는 중요한 또 하나의 활동은 어렵게 사시는 지체장애인, 집에서 칩거하시는 독거어르신 댁을 방문해 이야기도 들어드리고 제일 필요한 게 무엇인지 듣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어르신들께서 김치가 제일 드시고 싶다고 해서 김장나눔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요. 청소년들과 텃밭을 일구고 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어르신들께 배달해 드립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텃밭에서 키운 배추와 무로 김장을 해서 배달해 드리고 있어요. 많이 드리지는 못해도 손을 꼭 잡아 주실 때면 ‘정말 괜찮은 일을 하고 있구나’하는 자긍심이 듭니다.

주말농장 텃밭은 3년 전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청소년들은 토요일만 가능하고 봄에는 일이 많은데 함께 일할 사람이 없네요. 결과가 좋으면 일하는 사람이 생기지만 아직은 여의치 않습니다. 함께할 제자들을 많이 키우고 있고, 아띠봉사단을 위해 도움 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잘 되겠지요.

작년에는 화단 가꾸기도 했었는데 굉장히 힘든 활동 중에 하나였어요. 땅파기가 너무 힘들고 다른 것보다도 매일 물주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아이들 데리고 교육하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모두 함께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

강일동 주민은 누구나 아띠봉사단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회원은 70명이 계시고, 일은 주로 임원진들이 하고 있죠. 공동체에서 단체를 운영할 때 회원 간에 정해진 시간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약속입니다. 많은 회원들이 주부이다 보니 시간 약속을 지켜가는 것이 정말 힘든데, 우리는 정해진 시간은 꼭 지키기로 약속했습니다.

아띠봉사단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방에만 계시는 독거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마을에서 함께 즐거운 일들을 누릴 수 있도록 했으면 합니다. 저의 경우 자원봉사를 해야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한 것은 2011년에 강의도 듣고 아띠봉사단 활동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에 소개를 할 때 나는 제일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제 아이들이 다 잘되었거든요. 성심껏 해도 잘 안되는 게 자녀교육인데 아이들이 다 잘되면서 감사함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고 사회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마을공동체 교육이 필요

개인적인 삶의 지향은 주위를 돌아보면서 살자는 것입니다. 생각하면 실천을 잘 하는 게 저의 장점입니다. 가끔 지나치게 일하다 보니 회원들이 따라오기 힘들어 하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칭찬과 격려로 서로를 다독입니다.

마을리더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주민을 아우를 수 있어야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바라는 점은 아띠봉사단의 다음 리더가 잘 오셔서 더 키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기에 사람을 더 발굴하려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현재 수석 제자를 키우고 있기도 합니다.
50대 이후의 주부들이 지금 제가 하는 일을 하면 좋을 텐데, 각자 취미가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달라서 교육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시대가 핵가족화되다보니 대다수의 가정에선 내 아이만 챙기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입니다.

내년에는 젊은 엄마를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아무래도 젊은 엄마들이 하는 프로그램이 활기차기도 하구요. 나이든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청소년수련관의 프로그램을 봤더니 내용도 좋고 교육비도 저렴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참고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공동체를 하면서 바라는 점은 입주자대표를 상대로 그들의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마을공동체교육을 꼭 했으면 합니다. 아파트에서는 그분들의 입지도가 상당하거던요. 그렇게 해서 마을이 소통되면 정말 재미난 마을이 되지 않겠어요? 다음은 영세 상인을 대상으로(시장 노점상인 남대문 재료가게 등) 장을 보러 갔을 때 영수증 처리와 세금 문제 때문에 값싸게 물품을 구매할 수 없거든요. 어르신을 상대로 하는 사업만큼은 영수증 처리를 좀 간소화했으면 합니다.

마을공동체 사업은 좋은 점이 많습니다. 마을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과 소통 할 수 있는 창이 만들어졌고 그들과 마을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런 공동체를 하면서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쌓이다 보면 서울시가 지향하는 재미난마을이 되지 않을까요?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장우연(뿌리센터 선임연구원 wy_chang@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