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와 동아시아 : 일반(2)]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선 지역적, 지구적 수준의 한미동맹”

글/사진 홍일표(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시거센터 방문연구원)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크게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갈 것인가와 전통적 동맹관계, 특히 그 가운데서도 “미일동맹”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두 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할 것이며, 특히 이명박 정부의 경우 한미동맹(의 강화와 복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동맹’의 문제는 단순한 양자 간의 관계로 정립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 싼 다양한 세력 관계와 전략 속에서 다뤄질 수밖에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부시 행정부 1기의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던 리차드 아미티지와,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부 국제안보담당관을 역임했던 하버드 대학교 조셉 나이 교수의 주도로 작성되었던,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는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1차 보고서에 이어, 지난 2007년 2차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이에 대한 국내외의 다양한 분석들 또한 이루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다(대표적인 분석보고서로는 카톨릭대학교 박건영 교수가 작성한 「제1차, 2차 아미티지 보고서 : 비교분석과 한국에 주는 함의」(http://www.knsi.org/knsi/kor/center/view.php?no=3520&c=1&m=1)를 들 수 있다).

이 보고서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현재 워싱턴 디씨 싱크탱크 및 정책컨설팅 영역에서 대표적인 중국, 대만, 일본 연구자로 꼽히는 랜달 슈리버(Randal Schriever) 씨와의 인터뷰가 지난 4월 10일, 그가 속해있는 아미티지 인터내셔날(의 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그는 2005년에 설립된 국제 비즈니스와 전략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회사인 아미티지 인터내셔날(Armiatage International L.C.)의 창립 파트너(founding partner) 가운데 한명이며,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의 시니어 어쏘시에이트(senior associate)이기도 하다. 그는 이 일에 참여하기 이전에, 중국, 대만, 몽고, 홍콩, 호주, 뉴질랜드, 태평양 지역 섬들을 책임지는 국무성 동아시아, 태평양 관계 부차관보(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State),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수석보좌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그에 관한 자세한 이력은 아미티지 인터내셔날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http://www.armitageinternational.com/team/member.php?id=5).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선 지역적?지구적 차원의 한미동맹이 필요하다”는 랜달 슈리버 연구원의 의견은,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동안 재차 확인된 한미동맹의 강화와 복원의 기조와도 일치하고 있다.
[##_1L|1131211782.jpg|width=”239″ height=”213″ alt=”?”|랜달 슈리버(Randal Schriever)_##]홍일표(이하 홍) : 랜달 슈리버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동안 동아시아, 특히 일본이나 대만과 관련된 다양한 컨퍼런스에서 뵐 기회가 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싱크탱크와 동아시아”라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관련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계속 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워싱턴 싱크탱크들 사이에 불고 있는 “중국 연구 붐”인데요. 왜 이렇게 많은 연구자와 싱크탱크들이 중국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랜달 슈리버(이하 슈리버) : 홍박사님, 저 역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워싱턴 싱크탱크의 중국 연구 붐은 무엇보다 “돈”(money)과 관련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돈이 되는 것을 따르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국세청 코드 501(c)(3)에 해당하는 비영리기구인 경우, 자신들의 기관 운영을 위해 밖으로 나가 프로젝트를 구해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돈을 따라가야 하는데, 지금은 엄청난 돈들이 중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내 다양한 기업들이 싱크탱크의 중국 연구를 지원하고 있고, 특히 방위산업체들의 지원 규모가 큽니다.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는 몇 가지 요인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선, “돈”이 된다는 것. 특히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관심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들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미 싱크탱크에 고용된 “중국 전문가”(China Hands)들의 숫자가 많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 할 것입니다. 제가 1980년대 중반, 중국어를 공부할 때 제 동료들 대부분은 일본어를 공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 경제가 전 세계를 장악할 것처럼 보였고, 모두들 일본과의 사업 등을 기대하고 있던 시기였으니까요. 당시 제가 다니던 대학에서 중국어 수업을 듣던 이는 4명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어를 공부하고, 중국의 안보문제를 연구하는 이들이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미국 정부, 학계, 대학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곳에서 중국 전문가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이유로는, 미국 기업들의 관심이나 중국 관계자나 전문가들의 증가와 더불어, 미국 행정부나 의회가 중국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고, 보다 능동적인 관계형성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됩니다. 싱크탱크라고 하는 것은 그러한 정책형성 과정에 맞는 역할을 하도록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과연 이런 중국 연구 붐이 어떤 함의를 지닐 것인지, 또는 중국 연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 때문에 일본, 대만, 한국 연구가 약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확언하기란 어렵습니다. 저는 이 지역 전문가들이 “동아시아 이슈”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싱크탱크들 사이의 ‘전문성”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한미경제연구소(Korea Economy Institute) 같은 곳은 절대적으로 한국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아시아 연구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한국 외에도 중국이나 주로 대만 등을 함께 다뤄지고 있지요. 이렇게 싱크탱크들 사이의 전문분야의 차이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이 “중력의 중심”처럼 많은 것들을 끌어 댕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와 동시에 각각의 싱크탱크들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연구 붐이 다른 지역 연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로 단정하기란 곤란하다고 봅니다.

홍 : 제가 얼마 전 중국 국민당 워싱턴 사무소 부대표인 장대동 박사와 인터뷰를 했을 때, 장박사께선 미국과의 공식외교관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대사관을 둘 수 없는 대만의 입장에서는 싱크탱크 및 소속 연구자들과의 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측면에선 한국 관련 이슈들보다 대만 관련 이슈들이 이곳 워싱턴 싱크탱크들에서 훨씬 많이 다뤄지고 있다는 느낌도 드는게 사실입니다. 한국 이슈들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주로 ‘북한’ 또는 ‘북핵’ 관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반면, 대만의 경우에는, 대만 국내 민주주의나 선거 등에 대해서도 워싱턴 싱크탱크들에서 보다 활발하게 다뤄지는 양상입니다. 대만 민주주의 문제는 중국에 대한 영향을 감안한 관심인 것 같습니다만, 이러한 미국 싱크탱크의 대만 연구에 대해 설명을 추가해 주실 수 있으실런지요?

슈리버 : 저 역시 장박사의 설명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많은 나라들은 자기 나라의 국익을 위해 미국 싱크탱크들이 내놓는 다양한 정보와 정책들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지요. 하지만 대만은 미국과의 공식외교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만의 경우 싱크탱크들과의 보다 긴밀한 연계를 맺기 위한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물론 그들이 미국과의 공식 외교관계가 없다는 것이, 싱크탱크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닙니다. 그것은 훨씬 더 전략적 고려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많은 미국 싱크탱크들에는 향후 행정부로 돌아갈 이들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들고 남”(in-and-out)이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투자’는, 언젠가 중요한 위치에 갈 인물이나 기관에 대한, 포커게임에 말하는, 일종의 ‘걸기’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홍 : 장박사님 역시 비슷한 얘기를 하셨습니다. 대만 정부는 향후 어떤 기관이, 그리고 어떤 인물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 주시하면서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구요. 그런데, 제가 미국에 와서 싱크탱크들이 개최하는 각종 컨퍼런스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용어들을 손꼽아 보자면 아마 “전략”과 “안보”, “리더쉽” 그리고 “국익”이라는 것들이었습니다. 항상 그런 개념들이 문제를 바라보는 주요한 프리즘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들의 중국 연구 붐을 설명하시면서, 미국 정부나 의회가 중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갔다는 점을 얘기하셨는데요. 실제로 중국이 미국에 있어 “기회”라고 보는 이들과, “위협” 또는 “도전”이라고 보는 이들로 크게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슈리버씨 당신께서는 “중국의 부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슈리버 : 양쪽 다라고 할 수 있겠죠.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게 얽혀 있는 관계라 봅니다. 저 역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저 단순히 차량용 스티커에나 어울리는 구호 정도로 간단히 요약될 수 없다”라는 누군가의 설명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자기가 선 곳에 따라 달리 보인다”라는 말이 있지요. 예를 들어, 안보 이슈나 군사방어 등에 종사하는 이들은 분명 “위협”이나 “도전” 측면을 주로 강조할 것입니다. 반대로 만약 기업쪽이라면 “기회” 측면을 더욱 중시할 것입니다. 저는 양쪽 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현재 컨설팅 회사에 속해 기업들을 상대로 일을 하고 있기에 “기회로서의 중국”을 많이 보지만, 그와 동시에, 제가 군 출신이며 안보 이슈를 다뤄왔다는 점에서 보다 더 아시아와의 동맹을 유지, 강화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딱 잘라서 어느 한쪽이라 불리기보다는, 그런 모든 요소들을 포함한 복잡한 관계를 살피고자 합니다.
[##_1R|1223482611.jpg|width=”265″ height=”193″ alt=”?”|리차드 아미티지(좌)와 조셉 나이(우)_##]홍 : 제가 1,2차 아미티지 보고서를 읽었을 때, 리차드 아미티지는 미일동맹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미일동맹 재강화 의견이 중국에 대한 견제의 필요성 맥락에서 제출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슈리버 : 제가 볼 때 “중국 붐이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게 했다는 식의 분석은 공평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우리는 싱크탱크가 아니구요. 리차드 아미티지 주도로 그 작업이 진행되었을 때,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적” 관심 또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 해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런 돈도 받지 않았고, 일종의 변호사들의 의무 공익활동(probono) 같은 것이었습니다. 중국의 성장에 대한 대응으로서 그러한 보고서가 나왔다고 하면 다소 부정확하다는 이유는, 아미티지는 이미 1980년대부터 그와 비슷한 얘기를 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반일감정이 강했을 때죠. 사람들이 의회 앞에서 도시바 물건들을 부수기도 하고, 일본이 그동안 미국에 무임승차를 해 왔다고 비난하기도 했구요. 바로 그런 시점에 리차드 아미티지는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얘기했는데요. 다만 그 당시에는 “반일”이라는 문제에 대한 대응이었다면, 지금은 “친중”에 대한 대응이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미티지 보고서의 “미일동맹” 중시의 입장은 단지 “중국 붐”에 대응이라 말하지는 않고 싶습니다. 이미 그것은 30년전부터 주장되어 왔던 것이니까요.

홍 : 그렇다면 당신의 “미일동맹”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슈리버 : 저는 아미티지 보고서의 작성자 중 한명이기도 한만큼, 기본적으로 아미티지와 저는 같은 입장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미일동맹은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과의 관계에서 볼 때 가장 강력한 동맹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의 동맹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들은 “가치”(value)에 기반한 광범위한 동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미동맹의 경우 보다 협소한 ‘지역’, 예를 들어 한반도라는 경계 내에 국한된 독특한 관계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저는 한미동맹이 보다 상호적인 글로벌 파트너쉽의 관계로 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 지역적, 지구적 수준의 동맹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현재 미국과 일본, 미국과 호주가 맺고 있는 동맹의 수준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미일동맹은 가장 소중하고 예외적인 동맹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지난 50여년간 일본에 주둔한 미군은, 단지 일본 국토를 방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역안보의 안정을 위해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으로부터의 충분한 지원이 없이 미국은 아시아에서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홍 : 한미동맹에 대해 좀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슈리버 : 한미동맹이 매우 협소한 지역을 대상으로 오랜 세월 진행되어 왔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동맹”이라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반도라는 지역적 제한이 있음을지적하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건대, 미국은 한반도라는 공간적 제약을 넘어 지역적, 지구적 차원의 이슈들을 함께 다루고자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은 이라크 파병 등 미국에 대한 많은 협조를 해 주고 있고, 미국측에서는 그것을 글로벌 파트너쉽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홍 : 그러면 혹시 새롭게 등장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나 전망을 해 주실 수는 있는지요?

슈리버 : 저는 기본적으로 낙관적입니다. 다만 오히려 부시 행정부가 얼마나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까가 걱정될 따름입니다. 다시 말해 보자면, 우선 지난 노무현 정부와 미국의 부시 행정부 사이에는 다소간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새롭게 출범한 한국 행정부와 미국의 관계에는 보다 신선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동맹, 나아가 한미일 삼자동맹의 강화는 미국 부시 행정부가 생각하는 방향과 분명하게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한의 김계관과 미국의 크리스 힐 사이의 논의의 진전이 있는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여러 가지 조건을 내걸고 식량 등의 인도적 지원을 얘기하는 것은 문제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일부 국무성 관리들이 얘기하는 것에 대해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가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국은 그를 크게 환대해야 할 것이며, 두 나라간의 협력과 비전의 공유를 확실히 강조하는 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미국 쪽이 한미간의 강력한 동맹구축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환영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 : 만약 민주당의 오바마나 힐러리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미관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슈리버 : 그건 아직 말하기 어렵군요. 왜냐하면 무엇보다 오바마 상원의원이 한국에 대해 언급한 기록 자체를 찾기 어렵기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맥케인을 지지하고, 그를 돕고 있기 때문에, 그가 한미동맹과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제가 맥케인을 지지하고 있지만, 그 문제를 단순히 “당파적” 차원에서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바마가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만 오바마에겐 훌륭한 아시아 팀이 있습니다. 브루킹스의 제프리 베이더(Jeffrey Bader),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의 데릭 미첼(Derek Mitchell) 등이 참여하고 있고 그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리라 봅니다. 그리고 저는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것이라 보는데, 그렇게 되면 힐러리 클린턴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이들, 예를 들어 커트 캠벨(Kurt Campbell, 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 같은 이가 오바마를 도울 것입니다.

홍 : 제가 알기로 미국진보센터의 로렌스 코브(Lawrence Korb)나 조셉 시린시오네(Josep Sirincione) 등도 오바마 상원의원을 돕고 있다고 하던데요.

슈리버 :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기엔 오바마 상원의원을 돕고 있는 중진급 인물들로는 전 국무성 정책기획 책임자였던 그렉 크레이그(Greg Craig), 클린턴 행정부 당시 해군장관을 역임했던 리차드 댄직(Richard Danzig),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라이스(Susan Rice) 등이 있습니다.

홍 : 저는 현재 “누가 대표적인 동아시아 연구자인가”라는 주제로 조사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미국 싱크탱크의 주요 한국 전문가라면 우선 누구를 들 수 있을까요?

슈리버 : 한국 전문가라면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물론 그는 대표적 일본전문가인지만, 그리고 데릭 미첼(Derek Mitchel). 그 역시 원래는 중국 전문가 가운데 한명이라 할 수 있죠. 케이티 오(Katy Oh, 오공단), 빅터 차(Victor Cha)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한미경제연구소의 잭 프리처드(Charles Frichard) 등을 들 수 있겠고, 뉴욕 소재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그는 국무성 관료 출신으로 비록 뉴욕에 있지만 워싱턴 싱크탱크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든 플레이크(Gordon Flake), 스캇 스나이더(Scott Snyder) 등도 대표적인 한국전문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er)도 있지요.

홍 :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요? 한국 전문가로 분류하기는 어렵나요?

슈리버 : 저는 한국전문가는 아닙니다. 가장 우선은 중국과 대만, 두 번째는 일본, 세 번째로는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 도서들, 네 번째는 남동아시아 정도라 할 것입니다.

홍 : 왜 그렇게 한국만 쏙 뺀 채 다루시게 되었는지요?

슈리버 : 글쎄요. 저는 요즘 커트 캠벨이 주도하는 동맹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한국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아 나가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 과거 공직에 있을 당시에는 주로 중국과 대만을 다뤘고, 현재 이곳에서는 사업상의 이유로 일본을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국무성에 있을 때, 중국과 대만 이외에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태평양 도서들을 다루게 되었구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업상의 이유로 남동아시아와 많은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국과 보다 많이 관련된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_1C|1385642713.jpg|width=”567″ height=”160″ alt=”?”|아미티지 인터내셔날 홈페이지(http://www.armitageinternational.com)_##]홍 : 아미티지 인터내셔날 자체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건 싱크탱크가 아니라 영리를 추구하는 컨설팅 회사라 할 수 있을까요?

슈리버 : 그렇습니다. 저희는 영리조직이고, 미국은 물론 해외 각국의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습니다. 포츈 500에 속하는 거대기업들 가운데도 고객이 많습니다. 저희들은 그들을 위해 문서로 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하지만, 그것 이외에도 다양한 조언을 해 주기도 하고, 때로는 매우 구체적인 국제 업무를 돕기도 합니다. 미국에는 수없이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들 가운데서도 특히 “정부”와 “기업” 사이의 끈을 잇는데 강한 장점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 기업들이 해외 정부나 해외 시장을 접촉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제안을 해 주고 있는데, 이런 식의 활동을 벌이는 컨설팅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만, 브렌트 스코우크로프트, 메릴린 울브라이트, 샌디 버그 등, 몇몇 고위 관료 출신들이 퇴임 이후에 이러한 회사를 차려 운영하고 있지요.

홍 : 그럼, 당신의 활동 혹은 아미티지 인터내셔날의 활동은 “영리 활동”과 “비영리 활동”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인가요?

슈리버 : 그렇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의 경우 정말 “개인적”인 차원에 진행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미티지-나이(Joseph Nye) 보고서 같은 것은 정말 ‘과외’ 활동이었죠. 아무런 금전적 보상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희는 비영리의 싱크탱크를 별도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홍 : 워싱턴의 일본과 중국 전문가들을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슈리버 : 예, 물론이죠. 하지만 좀 많을 듯 한데요. 우선 중국 전문가로는 카네기기금의 마이클 스웨인(Michael Swaine), 페이밍신(Pei, Mingxin),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 찰스 프리먼(Charles Freeman), 헤리티지재단의 존 태식(John Tkacik),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차드 부쉬, 제프 베이더 등이 대표적이라 할 것입니다. 커트 캠벨은 중국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지역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죠. 미국기업연구소의 댄 블루멘탈(Dan Blumenthal)도 훌륭한 중국 연구자, 대만 연구자입니다.

홍 : 일본 연구자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과거 브루킹스연구소에 에드워드 카터(Edward Carter)가 있었고, 마이크 모치즈키(Mike Mochizuki) 교수가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근 일본 연구자를 둔 싱크탱크 자체가 별로 많지는 같은데요.

슈리버 : 그렇습니다. 현재로서는 미국기업연구소의 마이클 오슬린(Michale Auslin)이나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센터와 죠지타운의 마이클 그린(Michael Gree)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분명 싱크탱크는 아니지만, 실제로 어떤 다른 싱크탱크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양질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비록 싱크탱크가 아니고, 각자의 시간을 들여 아미티지-나이 보고서와 같은 것을 만들어 냈듯, 싱크탱크와 유사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홍 : 마지막으로, 슈리버 당신은 아미티지 인터내셔날이라는 영리 컨설팅 회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매우 활발하게 다른 기관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의 발표자나 토론자, 또는 프로젝트 참여자가 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자신의 시간이나 역할, 급여 등과 관련해서 규칙이 있습니까?

슈리버 : 예, 물론입니다. 우리는 현재 이 회사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활동도 권유받고 있구요. 그래서 만약 그를 통해 별도의 수입을 얻게 된다면 그 가운데 일부를 오버헤드 형식으로 몇 퍼센트 정도는 회사에 내고 있지요. 그래서 저희 회사 자체는 영리조직이지만, 제 개인 활동은 비영리인 구성입니다. 만약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토론회 등에 참석함으로써 일정한 금전적 이익을 보게 된다면, 이 가운데 몇 퍼센트 정도 조직과 나눠 갖는 파트너쉽 체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홍 : 오늘 오랜 시간 내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슈리버 : 저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