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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산업을 외주화한 선진국과 산업화로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사이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를 촉발하는 탄소배출의 제한과 책임 때문인데요. 산업화와 환경은 적대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는 걸까요?

생태계, 농업 중심의 환경 문제가 세계대전 이후 가속화되는 산업화와 핵발전 등 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사회문제와 함께 다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1962년 발표된 ‘침묵의 봄’은 화학물질, 특히 살충제와 농약의 남용이 자연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뤄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환경과 개발,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의 등장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 보고서는 환경보호와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전면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인구폭발과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면 100년 안에 지구의 자원, 식량, 환경은 파괴적인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보고서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개념을 발표합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자연과 공존을 통해 미래 세대의 욕구와 현재 세대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키는 발전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죠. 이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정의하고 환경과 발전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하게 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촉진하는 데 기여합니다.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에서는 지구의 환경문제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리우선언’과 세부적 행동강령을 담은 ‘의제21(Agenda21)’을 채택합니다.

2000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천년정상회의(Millennium Summit)에서는 2015년까지 빈곤의 감소, 보건, 교육의 개선, 환경보호와 관련하여 지정된 8가지 목표를 실천하는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의제로 채택합니다. 이어 2015년 유엔총회에서 만료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잇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이행하기로 결의합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빈곤퇴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 불평등, 사회발전, 경제발전, 환경, 이행 수단 등을 포함한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를 제시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확산

기술과 산업의 발달이 불러온 사회, 환경 문제는 국제사회의 대응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요구했습니다.
1953년 미국의 경제학자 보웬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CSR 개념을 제시합니다. 그의 저서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ies of the Businessman)』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우리 사회의 목표나 가치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정책을 추구하고, 그러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그러한 행동을 쫓아야 하는 기업인의 의무를 의미한다”고 정의했습니다.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경, 고용,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됩니다.

1997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고 보고하는 체계적인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이드라인 발표로 이어졌습니다. 2000년대 CSR의 개념이 지속가능성, 윤리, 관리, 투명성 등으로 확장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략적으로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확산됩니다. 또한, 기업과 사회의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는 CSV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비전이 제시됩니다

지속가능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이 확산되면서 투자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옵니다.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가 금융시장과 변화하는 세계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20개의 글로벌 금융기관과 협력한 ‘Who Cares Wins’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보고서에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2006년에는 UN PRI(유엔책임투자원칙)가 투자기관과 금융기관, 연기금의 투자 결정과 자산 운용에 ESG를 고려하는 6대 투자 원칙을 발표합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의 측면에서 평가하고, 투자에 반영하는 추세가 강화됩니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하고, 사회적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2019년, 월마트의 CEO인 더글러스 맥밀런이 주도하고 애플, 아마존, JP모건, 월마트 등 181개 기업의 CEO가 서명한 Business Roundtable(BRT) 선언은 ESG 확산에 중요한 기점이 되었습니다. 기업의 목적을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한 것입니다.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ESG의 중요성을 인정했습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겪으며, 안전 이슈, 친환경 등 사회, 환경 영역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이는 비단 기업의 사회적 책임, ESG 경영만이 아니라 행정의 사회적 역할, ESG 행정의 등장으로 이어집니다. 지속 가능한 발전, 사회적 책임, ESG 개념의 확산과 실천이 사회, 환경에 이로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정리: 안영삼 미디어팀 팀장 | sam@makehope.org

[참고자료]
지속가능발전의 국제적 배경, 지속가능발전포털
[마부작침] 선진국 vs 개도국, 기후위기 책임은 어디에?, SBS, 2022.05.28.
여러분 ESG, CSR, SDGs 차이 아시나요?, 그리니엄, 2021.12.02.
ESG, 기업경영의 뉴 패러다임, 인사이트리포트, 삼성SDS, 2021.05.04.
BRT 선언과 ESG 그리고 자유주의, 미주 한국일보, 2022.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