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과 식품으로 세계적인 도약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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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모인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지방자치 현안 및 새로운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격월 정기포럼을 개최하며, 매월 정기포럼 후기 및 지방자치 소식을 담은 웹진을 발행합니다. 월 2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지방자치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백제의 찬란한 역사 문화를 안고 있는 도시 익산이 최근 식품과 보석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감성정책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지역과 지역의 협력으로 상생을 꿈꾸는 이한수 시장을 만났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이하 윤) : 목민관클럽 회원분들께 전하는 인사 말씀과 함께 익산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한수 익산시장(이하 이) : 지역이 성장해야 국가가 발전한다는 지방자치의 근본이념에 기초하여,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시는 목민관클럽 회원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익산시는 천 년을 이어온 백제 무왕의 꿈이 그대로 배어 있는 위대한 역사문화도시입니다. 마한 백제의 찬란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도이지요. 예로부터 김제, 군산과 함께 호남평야의 중심지로 농경문화가 발달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경지면적이 전국 4위, 쌀 생산량은 전국 3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또한 호남의 교통 관문이기도 한데요. 호남선과 전라선, 장항선 등이 익산역에서 정차하거나 나뉘어 갈라지고, 호남고속도로, 익산-포항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전주, 군산과 함께 전북의 공업과 산업의 중심을 이끌고 있지요.

윤 : 민선 4기에 이어 5기 익산시장으로 역임하고 계신데요. 그동안 시를 이끌어 오신 소회와 주요핵심성과를 말씀해주시지요. 또한 행정의 역점기조에 있어 민선 4기와 5기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 : 요즘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하던데요. 이런 측면에서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3천 4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게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민선 5기 출범 이후 159개의 기업을 유치하고 투자협약을 체결했지요. 이를 통해 2조 8천 429억 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중국의 쥬얼리유턴기업을 집단 유치한 것도 큰 의미가 있지요. 이를 통해 1만 3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익산은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 유치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지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어 여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 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로 인정받았다는 사실도 참으로 기분 좋은 일입니다. 2011년에는 전국 지자체 복지평가 3관왕에 이어 2012년에는 2관왕을 수상했어요. ‘대한민국 복지수도’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지요. 민선 4기에 기업유치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대형사업을 유치했다면, 5기에는 4기를 근간으로 하여 사업을 구체화시키고 문화, 체육, 복지 등 생활공감형 정책에 주력해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1C|1346853668.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좌)이한수 익산시장 (우)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_##]
보석의 도시, 그 명성을 되찾다

윤 :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질문을 좀 더 드리겠습니다. 민선 4기에 신청사 대신 산업단지를 조성하셨잖아요. 말씀하신대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맞춤형 기업투자 유치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비결이 따로 있으신지요?

이 : 산업단지별로 맞춤형 정책을 펼쳤던 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첨단산업, 저탄소 녹색성장산업과 고용효과가 큰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는데요. 투자지원조례 제정, 복잡한 공장 설립절차 개선, 투자기업에 대한 지원혜택 등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행정력은 물론 정보력, 인맥, 열정 등 모든 것을 총 동원해, 수도권 기업뿐만 아니라 전국의 기업을 상대로 발로 뛰는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을 펼쳤어요. 덕분에 국내 방직분야 1위 기업인 전방(주), 일본 굴지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야스나가, 일진머티리얼즈, 동우화인켐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기업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윤 : 민선 4기부터 꾸준히 노력해 오셨기 때문에 이런 성과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앞서 쥬얼리유턴기업 유치에 대해 잠시 언급하셨는데요. ‘보석의 도시’라는 명성을 되찾는 데 큰 의미일 것 같습니다.

이 : 말씀하신대로 익산은 1970년대부터 보석의 도시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당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귀금속판매센터와 귀금속가공공단이 조성되기도 했지요. 100여 개의 업체가 매년 5천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한국의 높은 임금과 원석 구입이 어려운 환경 때문에 업체들이 중국으로 잇따라 이전하면서 명성을 차츰 잃게 됐죠. 그런데 중국의 기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언젠가부터 쥬얼리기업들이 제3국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더라고요. 저희는 이런 기류를 일찌감치 감지하고 2007년부터 U턴을 위한 기업과의 접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8월에 14개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어요. 이후 추가적으로 6개 기업과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현재 총 20개의 기업이 익산에 정착을 준비하고 있지요. 지금은 업체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될 도금장, 폐수처리장, 연구소 등 178억 규모의 공동R&D센터가 설계 중이고요. 오는 6월에 기공식을 열 계획입니다. 그리고 연말 안에 도금장을 준공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20개의 기업들도 R&D센터 기공식에 맞춰 공장 착공을 시작할 예정이고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하려 합니다.쥬얼리산업은 중소기업에 적합한 노동집약적 산업인데요. 지역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업종입니다. 20개 기업을 유치하면서 730억 원의 투자효과와 3천 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 유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려고요.

[##_1C|1398787911.jpg|width=”500″ height=”20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쥬얼리 U턴기업 집단 투자협약 체결식(출처:새전북신문)_##]
동북아 식품도시로의 도약, 국가식품클러스터

윤 : ‘동북아 식품도시’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국가식품클러스터 유치도 이뤄내셨습니다. 민선 4기 때 유치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삽을 못 뜬 상태이지요? 이는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음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또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요?

이 : 익산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세계 5대 식품국가에 대한민국을 포함시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시장은 동북아를 대상으로 잡았고요. 그동안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던 이유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2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LH가 신규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요. 저희 사업은 다행히 작년에 추진하기로 결정됐어요. 현재는 토지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 10월까지 토지보상을 마무리하고요. 12월에는 사업 착공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단지 조성을 마무리하려고요.저희 국가식품클러스터는 기존의 유통, 마케팅 중심이 아닌 R&D형, 수출형 산업단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단지 내부에는 3개의 R&D센터가 설립되는데요. 식품품질안전센터, 식품기능성평가센터, 식품패키징센터가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 R&D의 기능을 좀 더 강화시키기 위해 농식품부와 함께 식품전문대학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1단계 사업을 현재 계획된 부지에서 진행시키고요. 그보다 더 큰 규모로 2단계 사업을 구상 중입니다. 좀 더 규모 있게 사업을 진행해야 동북아 식품 수도의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또한 글로벌화 되어 있는 기업의 유치를 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데요. 네슬러나 CJ 등의 큰 기업 유치를 통해 사업을 규모화시키고, 이를 통해 단지 운영을 활성화시키면 동북아 식품수도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는 새만금 배후지역인데요. 물동량 처리와 관련된 사업은 새만금이 맡고, R&D와 기능성, 가공 쪽의 산업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맡는 투톱 체제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윤 :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지역 농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이 : 맞습니다. 식품과 관련된 산업이다보니 농업의 발전과도 연계되어 있어요. 며칠 후에 일본 기업 페스티발로 회장이 익산을 방문하는데요. 페스티발로는 고구마 가공식품으로 유명한 기업입니다. 주스, 잼, 술 등도 고구마로 만들고요. 심지어 고구마로 기능성 화장품도 만들더라고요. 이번에 오는 이유는 고구마 재배 환경을 보기 위해서예요. 식품 생산에 필요한 고구마 품종과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만약 품종이 본인들이 원했던 것보다 적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는 농업 발전에 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JAL 그룹에 속해있는 식품가공회사 자룩스는 이미 한국에서 애호박, 파프리카를 많이 수입해가고 있는데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완공되는 2015년 이전에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계약재배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우리 지역의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_1C|1369906005.jpg|width=”400″ height=”26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일본 기업 자룩스와 MOU 체결_##]
윤 : 페스티발로나 자룩스 등의 기업이 익산에 입주한다는 말씀이시지요? 또한 계약재배와 연구를 통해 사업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군요.

이 : 그렇지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익산은 농업의 규모나 생산량 측면에서 전국에서 상위권이에요. 가공회사와 계약재배를 통해, 농민들은 품질을 보증하고 기업은 판로를 보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되는 거죠.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농업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봐요. 그리고 이 중심에 익산이 있을 것입니다.이는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LED식물공장과도 무관하지 않은데요. 익산에서는 2011년부터 LED농생명 융합기술개발 및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전북대 익산캠퍼스에 약 200평 규모의 LED식물공장을 준공했어요. 요즘 대기업에서는 벌레 없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 혹은 농약 없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고 있더라고요. 이런 환경에서 자란 식품은 아무런 조건 없이 가져가겠다는 의사도 내비치고 있고요. 이것이 가능한 게 바로 LED식물농장입니다. 밀폐된 환경에서 진행되는 농업이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식물공장 재배작물에 대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인데요. 많은 연구를 통해 현재 일정 정도의 생산 단계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쌈채소 6종을 현대그린푸드시스템을 통해 현대백화점에 납품하기로 계약도 했습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LED식품공장에 대한 가능성을 많은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또한 LED를 통해 기능성으로 식품을 재배할 수 있는데요. 파장에 따라 식물의 비타민C의 양을 줄이고 늘리는 등 성분 조절이 가능하더라고요. 이는 식품을 통해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시키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 :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굉장한 양의 식가공품이 나올 것 같습니다. 혹시 입주하는 기업들에게 익산에서 생산되는 이 농산물은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조항 등은 없는지요?

이 : 국가식품클러스터는 내수용보다는 국제용 식가공품 생산에 주력할 예정이에요. 익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지금 하림이 식품과 관련해서 익산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요. 총 1천 200억 원 정도 투자할 예정입니다. 곧 시와 MOU를 체결할 예정인데요. 다만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늦어지다 보니 함열의료과학산업단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려 합니다. 하림이 현재 천연조미료, 햄, 음료수 등과 관련된 종합식품회사로 성장하려고 준비 중이더라고요. 한 가지 예를 들면, 천연조미료의 주원료가 닭발이거든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닭발을 튀겨서 먹다보니 남는 양이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청년층에서 닭가슴살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닭발이 많이 남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천연조미료 사업을 구상하게 된 거죠. 일본이 천연조미료에 대해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데요. 따라서 천연조미료는 일본과 함께 하고 햄 같은 경우는 이에 대해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다른 나라와 함께 하면서, 익산 축산물에 대한 납품처를 확보하는 거죠. 하지만 익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물량으로는 기업의 수요를 100% 충족시키지는 못할 거라고 보고 있어요. 이에 원료를 수입해서 가공하여 재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요.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그렇게 하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새만금항을 이용하면 원료 조달과 가공품 수출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통해 저희가 기대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입니다. 대부분의 큰 식품기업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있거든요. 중국과 가까운 저희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은 거죠. 더군다나 중국식품은 신뢰도가 많이 떨어져 있고, 일본식품은 비싸다는 단점을 갖고 있어요. 따라서 익산이 동북아 식품 수도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익산형 단일브랜드를 만들면 좋을 텐데, 워낙 다양한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익산 농산물의 TOP, 탑마루!

윤 : 앞서 익산의 농업 규모가 전국에서 상위권이라고 하셨는데요. 용안면에서 경축순환자원화센터도 운영하고 계시지요?

이 : 용안 동지산리 일대의 경축순환자원화센터는 전국 최고, 최대 규모의 최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밀폐형 무방류 시스템으로, 하루에 총 100톤(퇴비 60톤, 액비 40톤)의 가축분뇨를 생산 처리하고 있어요. 가축분뇨처리 퇴액비 생산시설과 악취방지시설, 소독시설, 기계실 등이 완비되어 있으며, 앞으로 연간 퇴비 70만 포, 액비 1만 2천 톤을 생산 운영할 계획입니다. 특히 악취방지를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요. 1단계로 악취방지탑 시설에서 3번의 악취제거 처리가 이뤄지고, 2단계로 악취방지시설에서 바이오필터(우드칩) 처리 시설을 통과하는 2중 악취제거 방지시설을 설치해 주변마을의 피해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런 친환경 공법이 알려지게 되면서, 전국의 축산관계 기관 및 단체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견학도 많이 오고 있어요.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축산농가와 경종농가가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는 데 서로 협력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광역 단위의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이 가능할 수 있었지요.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근절과 축산분뇨 자원화를 통해 농업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 : 친환경농업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사업은 따로 진행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친환경 이미지가 강화되면 식품클러스터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이 : ‘탑마루’라는 친환경 농산물 공동 브랜드가 있어요. 원래 4가지였던 품목을 최근 23가지로 늘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쌀이고요. 고구마, 양파, 딸기, 토마토 등의 친환경 농산물이 이 브랜드를 통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시에서는 공동브랜드를 통해 마케팅과 판로개척 등에 나서고 있는데요. 다만 친환경농업의 매뉴얼을 따르지 않는 농가는 과감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친환경농업이 강화되고 있어요. 또한 탑마루라는 브랜드를 단 농산물은 판로에 걱정이 없을 정도입니다. 가격도 비싸게 책정되고 있어요. 다만 시의 관리에 의해 농산물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무한정의 경지면적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윤 : 탑마루의 뜻은 무엇인가요?

이 : 정상이라는 뜻이죠. 영어로 정상을 뜻하는 ‘Top’과 꼭대기를 뜻하는 순우리말 ‘마루’를 합친 거예요. 이 단어는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이미지도 잘 맞지요. 공모를 통해 선정됐어요. 익산은 농산물 생산량이 많다보니 지역 내에서 모두 소비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농산물을 갖고 무조건 뛰죠. 매일 새벽, 40~50대의 대형트럭이 전국 각지로 출발해요. 외지로 공급하기 위해서죠. ‘본죽’ 같은 경우, 탑마루 쌀 생산량의 3분의 1을 가져가고 있어요. 저희 쌀의 우수성을 입증 받은 것이지요. 이렇듯 저희는 탑마루라는 공동브랜드를 통해 외부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윤 : 하지만 외부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 : 사업을 추진한지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측면 때문이기도 하고요.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고정 거래처에 집중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태릉선수촌 등에서는 꾸준히 저희 쌀을 이용하고 있어요. 이렇듯 거래처가 고정되어 있다 보니 확대되지 않은 측면이 있긴 합니다.

윤 : 앞서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과 관련하여 식품전문대학 유치를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요.

이 : 현재 외국에서 식품으로 유명한 대학과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들 대학과 한국의 대학이 협력하면 식품전문대학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익산 소재 대학의 식품 관련 기능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학과개편을 통해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요. 연구센터도 만들고 있지요.

고도 육성 통해 찬란한 백제 역사의 명성 되찾고자

윤 : 익산은 청동기시대부터 역사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2004년에는 경주, 공주, 부여와 함께 대한민국 4대 고도로 지정되기도 했는데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계시지요?

이 : 현재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어요. 원래 익산이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부여와 공주가 추후에 함께하게 되면서 백제문화권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올해까지 서류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고요. 이미 우선 등재대상에도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2015년에 최종 발표가 날 예정이에요.

윤 : 백제문화권을 모두 합쳐서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인가요?

이 : 각자 백제문화권이 있습니다. 익산은 미륵사지와 왕궁터 정도예요. 이번에 ‘고도 익산 르네상스 사업’이 140개 국정사업에 포함됐는데요. 저희에게는 의미가 큽니다. 사실 한국의 고대마을에는 고도가 없어요. 민속마을은 고도가 아니지요. 땅 밀어놓고 집을 지었던 세트장과 다를 바가 없어요. 저희는 진정한 의미의 고도를 만들고자 합니다. 예산을 들여 미륵사지도 일부 복원한 상태예요. 또한 4대 고도 중에서 왕궁터가 있는 곳은 익산이 유일합니다. 경주에도, 부여에도, 공주에도 왕궁터는 없어요. 이에 금마면에서 고도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백제시대의 마을을 만드는 게 최종목표예요. 그리고 이곳을 박제화시키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살도록 분양도 할 예정입니다. 일본처럼 말이지요. 실제 사람이 살아가면서 고도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게 핵심 콘셉트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익산에서만 가능해요. 다른 3개 고도에서는 진행시키지 못할 거예요. 건물을 개발하면서 왕궁터가 깨졌거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유적지에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역사적 가치가 충분해요.

윤 : 부여에 가보니 인위적으로 만든 부여성 빼놓고서는 어디에 가도 고도라는 느낌을 받기 어렵더라고요. 익산에서 성터가 잘 보존되어 나온다면 정말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이 : 맞아요. 우리나라에서 그 정도의 문화유적은 갖고 있어야지요. 현재 한민족의 고대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한 개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교육적 차원, 관광적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요.

윤 :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제약은 없었나요?

이 : 물론 있었지요. 고도지역에 토지를 갖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사업 진행이 어떻게 보면 날벼락 같은 이야기니까요. 이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법명에 ‘육성’이라는 말을 넣었어요. (고도보존육성사업)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을 통해 갈등과 피해를 줄여보자는 생각이었죠. 덕분에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윤 : 익산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도 진행 중이지요?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이 :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국립박물관 승격을 5번 정도 시도했던 것 같아요. 4대 고도에서 익산만 국립박물관이 없다고 당위성을 주장했지만 잘 안 되었어요. 그러다 이번에 국정사업에 포함되면서 추진력을 얻게 되었죠. 이번 정부에서는 추경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어요.그동안 답답한 마음이 컸습니다. 미륵사지에서 국보급 사리장엄이 발견되었잖아요. 이런 문화재는 출토된 현지에 보관하는 게 최상의 조치입니다. 하지만 국립 승격이 되지 않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저희 나름대로 많은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사리장엄 발견 현지(미륵사지) 보관을 위해 수장고과 전시관도 리모델링하고 확장했고요. 이를 통해 저희의 의지를 알리고자 노력했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승격 결정은 저희에게 의미가 큽니다. 우리지역 출토 국보급 유물을 지역에 보관, 전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죠. 시민들의 자긍심 고취와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성정책으로 시민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자

윤 : 미륵사는 가람 구성도 독특하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삼탑, 삼금당이 배치된 사찰이기도 하지요. 그만큼 규모가 크고 웅장했던 것 같습니다. 익산은 여성가족부에서 지정한 제1호 여성친화도시지요? 어떤 사업을 하고 계신지요?

이 : 많은 지자체에서 배우러 오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일하지 못할 정도예요. 사실 여성친화도시의 시작은 단순합니다. 예전에는 익산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잖아요. 익산하면 ‘주먹’, ‘깡패’ 라고 대답하는 분들도 계셨죠. 이런 이미지를 개선시키자는 의도에서 시작했어요. 저희의 목표는 감성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현대를 감성의 시대라고도 하잖아요. 이에 분위기, 환경의 개선을 통해 감성적 도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남녀평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가능한 도시, 즉 인간중심적인 지속가능발전 도시를 만들고자 했어요.

우선 여성의 사회참여를 많이 시도했습니다. 여성새일본부(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도 전북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어요. 쥬얼리유턴기업도 여성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아와 보육에서 해방되는 것인데요. 이와 관련된 정책도 강화해왔습니다. 밤 12시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보육시설도 늘려왔는데요. 현재 100여 개 넘는 보육시설이 밤늦게까지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24시간 돌봐주는 시설도 있어요. 익산에서는 이런 제도를 다른 지자체에 비해 빨리 도입해 왔어요.

또 기업과의 연결성도 강화해왔는데요. 예전에는 산업단지의 기업들이 남성들만 채용하려고 했어요. 여성들이 일을 잘 해내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제는 여성들이 많이 채용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사람을 채용할 때 새일본부로 연락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새일본부에는 5천 명 정도의 인력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과 여성을 연결해주고 있지요.또한 익산은 수변 공간이 없어 물 부족 도시의 이미지가 강한데요. 원래는 배가 다니던 물길이 있었지만, 직강공사를 하면서 이 길이 없어져 버렸어요. 이런 측면에서 공원이 큰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익산처럼 밀집지역에 공원이 이렇게 많은 도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것도 감성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택지개발을 진행할 때도 많이 신경쓰고 있어요. 도로, 보도블록, 간판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고요. 녹도 개념도 빨리 도입했습니다. 여성친화적 경관조례도 있어요. 이렇듯 조금씩 도시의 환경을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시 행정 전반에서 여성성과 감성이 드러나도록 제도화시킨 것이지요. 컨설팅그룹도 만들었는데요. 사업을 추진할 때 이 그룹에서 여성친화적 개념에 대한 자문과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윤 : KTX선상역사 건설과 역세권 개발을 통해 구도심을 활성화시키려는 사업도 진행하고 계시지요?

이 : 오늘도 주민들을 만나고 왔는데요. 가장 어려운 게 의견통합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구도심인 중앙동이 번화했던 기간이 길게 있었거든요. 그리고 어느 순간에 주머니에서 돈이 스르륵 빠져나가듯이 침체돼서 상황이 어려워졌어요. 저는 지역이 다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봐요. 또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동인구가 늘어나야 합니다. 특히 주거인구를 많이 유입시켜야 해요. 정부에서도 도심재생에 대한 법률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관련 사업을 진즉에 추진해 왔습니다. 평화동에 1천 세대 정도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고요. 나머지 몇 군데 지역을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팽창시키지 않고 내부개발을 시도하려 해요.

또한 문화적 개선사업도 수반돼야 궁극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영정통 인근에 문화예술거리도 만들고 있는데요. 다문화 상점이나 상점 등이 이 거리에 입점할 수 있도록 시에서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현재 이 지역에는 46%가 빈 점포인데요. 문화예술거리가 활성화되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그리고 하림과 함께 닭골목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익산하면 음식에 대한 주제가 없잖아요. 또한 우리나라의 닭요리는 메뉴가 협소합니다. 이에 하림이 확보한 세계의 닭요리 레시피와 익산이 만나 함께 닭골목을 만들려고요. 그리고 이 거리에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청년창업일자리를 통해 입주자를 뽑고요. 이들에게 시에서는 리모델링비를, 하림에서는 레시피와 원가의 닭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닭이 생각보다 설화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하림에서 닭박물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축제도 추진해보려고요. 이를 통해 익산을 전국, 더 나아가 세계에서 유명한 닭요리 지역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윤 : KTX선상역사 건설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요? 익산은 말씀하셨듯이 호남의 관문입니다. 또한 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과도 가까워졌잖아요. 하지만 그냥 지나치는 도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와 그 주변을 잘 개발해야 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와서 즐기고 머물다 갈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가까워진 것을 장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이 : 새로 건립될 선상역사는 당초 지상역사로 설계되었으나, 국토교통부 및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꾸준히 협의한 결과, 선상역사 건설로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말에 완공 예정이고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하고 있습니다. 또한 역 뒤쪽으로 역세권 개발도 함께하고 있는데요. 송학동 쪽으로 300실의 호텔과 시청사, 컨벤션센터, 버스터미널, 백화점 등을 신축할 예정입니다. 지하도와 선상을 통해 사람들의 이동통로와 접근성도 확보할 예정입니다.

지역 간 협력으로 세계적 성장을 꿈꾸다

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이 : 지역과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쥬얼리유턴기업 덕분인지 종로에 있던 쥬얼리기업들이 익산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하기가 좀 더 수월하기 때문이죠. 이런 측면에서 서울시와 함께 쥬얼리와 관련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요. 사실 문화한류는 있지만 비즈니스한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기술을 갖고 있거든요. 가방, 액세서리 등 세계명품 시장의 60~70%를 한국 사람이 만들어서 공급한다고 해요. 신발, 섬유 등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OEM으로 납품하는 게 한계인 거죠. 익산은 보석을 잘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보석을 잘 팔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요. 이런 장점을 결합시켜, 지역과 지역이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또한 저희는 보석과 IT, BT도 결합시키려 합니다. 예컨대 맥박수를 확인할 수 있는 귀걸이 등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이를 스타 혹은 정치인, 대통령이 착용할 수 있게 하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역과 지역이 협력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윤 :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_ 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
정리_  최은영 (기획홍보실 연구원 bliss@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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