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휴전선’을 제거하라


‘해피시니어’는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쌓은 은퇴자들이 인생의 후반부를 NPO(비영리기구 : Non-Profit Organization) 또는 NGO(비정부기구 : Non-Government Organization)에 참여해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NPO·NGO에게는 은퇴자들이 가진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연결해주는 희망제작소의 대표적인 대안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는 ‘해피리포터’는 NPO,NGO들을 직접 발굴 취재해, 은퇴자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시민기자단입니다.

‘보이지 않는 휴전선’ 을 제거하라

미로같은 오사카 지하철 노선도를 꺼냈다. 한참 동안 노선도를 바라보다 오사카 제일의 한인 타운 쯔루하시역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과연 생각대로였다. ‘코리아 NGO 센터’는 쯔루하시 바로 옆 타마츠쿠리 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해방 후 60여 년 동안 일본인들의 냉대와 차별 속에서도 재일 동포 사회는 꿋꿋이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총련’ (재일조선인총연맹) 사이의 해묵은 갈등 또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동포들의 국적을 둘로 나누고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선택하기를 강요하는 분단조국 때문이다.

우리네 근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어찌보면 ‘보이지 않는 휴전선’ 속에 살고 있는 이들, 재일조선인들인지도 모른다.

[##_1C|1103469786.jpg|width=”400″ height=”300″ alt=”?”|썬크스 홀 2층 202~204호. 오사카 코리아 NGO센터_##]
정부와 이념을 초월한 자립적, 독립적 단체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보이지 않는 휴전선’ 제거를 목표로 활동을 시작한 코리아엔지오센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사카 ‘코리아엔지오센터’는 2004년 3월 27일, 재일한국민주인권협의회(민권협), 민족교육문화, 원코리아 페스티벌 실행 위원회 3단체가 통합해 결성한 단체이다. 오사카 지역을 넘어서 고베, 교토 등 각 지역 단체와 네트워크 형성, 인권 문화교육운동을 함께 펼치며 재일한국인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일본 내 거주하고 있는 다른 외국인 문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 한국 시민사회와의 교류 또한 활발하다. 센터는 남북한 정부나 이념에 관계없이 자립적, 독립적으로 재일 동포 사회를 지원하는데, 한국물품 판매를 통해 단체운영에 필요한 재원의 상당부분을 충당하고 있었다.

[##_1C|1370968963.jpg|width=”400″ height=”300″ alt=”?”|물품 판매장 ‘한길’의 김혜미 님(왼쪽)_##]
나,너 우리 모두의 인권

일본사회가 급속히 우경화되고 있어서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다른 재일외국인 역시 심각한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

외국인 등록증, 지문 날인 제도도입(외국인은 외출시 외국인 등록증 휴대를 해야 되고, 그 등록증을 만들 때 지문날인을 해야 한다. 일본국민에게는 외국인등록증과 같은 증명서가 없으며, 일본 내 지문날인은 범법자에게만 행한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일본 국적이 아닌 사람은 공무원 시험응시 불가, 공영주택 입주불가, 아동수당, 국민연금 가입불가, 공립학교 교사지원 불가 등 셀 수 없이 많은 차별을 받아야만 한다.

이에 코리아 엔지오 센터는 외국인 차별을 철폐하고 일본 내 모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 인권 기본법’을 만들기 위해 전국적 네트워크를 통해 노력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의 인권이 향상되지 않는 한 재일 동포의 인권역시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코리아엔지오센터’는 일본과 코리아의 조화, 더 나아가 다문화를 통한 공존, 공영을 위한 ‘원코리아 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은 원코리아 페스티벌은 ‘눈앞에 있는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HANA(하나)가 되어 가는 이벤트로써 재일 코리안, 남북 코리아, 일본, 중국의 여러 아티스트를 초대해 공연을 펼친다.

행사장에는 원코리아 스테이지, 한국 농산물 식품 홍보, 음식·상품 판매·프리마켓·기업 PR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체험 – 일일 한글교실, 한국 전통놀이를 배워보는 코너도 마련해 큰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_1C|1215807785.jpg|width=”400″ height=”403″ alt=”?”|코리아 엔지오 센터 내부 _##]
위기의 민족교육

재일 동포 자녀들의 교육 역시 조총련과 민단이 각각 나누어 맡고 있다.

조총련계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조선대학으로 이어지며 학교 내 표준어가 한국어이며 확실한 민족 교육을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다. 민단계 학교는 오사카에 2개교, 교토에 1개교, 도쿄에 1개교가 있다.

그러나 민족 학교에 다니고 있는 재일 동포 학생은 10% 정도에 불과하며 나머지 90% 정도가 공립 소학교에 다니고 있다. 일본에는 현재 조선학교가 70개 정도 있는데, 조선,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는 아이, 조선족의 아이들이 대부분의 구성원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선학교에는 일본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조선학교에 다니려면 한 달에 약 4만엔 정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녀를 조선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일본 공립 소학교에 보내는 재일동포가 많다고 한다.

코리아 엔지오 센터는 동포 선생님과 민족 간사들이 계약을 맺어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는 한국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해 지원하기 시작했다. 클럽 활동 주마다 1일 과외 프로그램으로 우리말, 역사, 놀이 등을 가르치면서 재일 동포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족 학급 제도는 오사카 정도만 있으며(고베 1, 교토 4, 오사카 180개) 일본 내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민족교육을 할 수 있는 조선학교의 지원과 육성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곽진웅 운영위원장은 전했다.

“현재 조선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조선학교의 경제적 환경 또한 나쁜 상황입니다. 조선학교는 민족교육의 중요한 학교로 재일동포의 올바른 교육을 하기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학교입니다. 한국 정부가 남북 교섭을 통해서 재일 동포의 교육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좋지만 꿈같은 일이겠지요”

[##_1C|1391757390.jpg|width=”400″ height=”300″ alt=”?”|코리아 엔지오 센터 곽진웅 운영위원장님 _##]
한국 시민사회의 도움이 절실

보이지 않는 휴전선 속에서 재일 동포 공동체를 여기까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기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벌써 재일동포 5세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어서 빨리 한국정부, 한국시민사회가 재일동포와 연대해 보이지 않는 휴전선을 제거하고 재일 동포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주었으면 한다”는 곽진웅 운영위원장님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쯔루하시’로 가는 그 길목에서 재일 동포들의 삶이 더 이상 고단하지 않기를 바랐다.

[코리아NGO센터]

☞ 전 화 : 081-06-6978-7687
☞ 팩 스 : 081-06-6978-7687
☞ 주 소 : 오사카 히가시나리구 나카미치 3-14-17 썬크스 홀 2F
☞ 누리집 : www.korea-ngo.org

해피리포터 신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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