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지역 후원회원의 날 / 후기] 한국의 산토리니에서 만난 사람들

희망제작소, 지역과 만나다.

희망제작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희망제작소로 출근해 희망제작소의 연구와 사업을 직접 수행해 나아가는 연구원, 희망제작소의 각 사업 부서가 실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미나, 포럼, 대회에 참가하는 시민참여자, 그리고 희망제작소와 함께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며 희망제작소의 비전과 가치를 지지하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입니다. 특히,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은 아주 다양한 사람들입니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10대부터 80대 까지 연령대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을 찾기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 찾으라면 ‘함께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제작소는 우리 사회를 보다 신명나게 만들고 싶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희망 생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다보니 아무래도 ‘소통’이 중요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알려주고 듣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행위, 소통.

창립 이래로 지난 6년 동안 희망제작소는 ‘소통’의 가치를 지키려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되돌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습니다. 특히, 지역회원이 그렇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역후원회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희망제작소가 올해부터 지역후원회원들을 만나러 갑니다. 지역후원회원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정기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 지난 2월 25일 부산에서 첫 행사를 실시했습니다. 부산에서의 첫 행사. 한번 들여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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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팩토리 인 다대포’의 위엄

희망제작소가 처음 지역후원회원을 만나기로 한 곳은 부산 사하구의 아트팩토리인 다대포(Art factory in Dadaepo)입니다.

아트팩토리인 다대포는 지난 2007년 7월, 부산 사하구 다대동 무지개공단 기계2단지 내 건설폐기물처리공장 1천여 평에 처음 둥지를 튼 이후 창작스튜디오, 공방, 전시공간, 숙소 등을 갖춘 예술창작공간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시민 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공공미술 등에 탁월한 면모를 보이면서 부산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도 ‘성공한’ 예술창작공간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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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 생각보다 차가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부산과 경남, 포항에 거주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아 주셨습니다. 처음 본 희망제작소 관계자들이나 후원회원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눕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지역후원회원들은 먼저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를 둘러봤습니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다양한 창작공간.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공간에는 노란색 조명 아래 나무와 금속 재질의 작품들이 자신을 뽐내고 있습니다. 작품을 따라 걸으니 10여 개의 공방들이 보입니다. 아름다운 천연 염색 작업을 하고 있는 염색공방을 비롯해 목공방, 금속공방 등 작가들의 작업공간을 방문해 그들의 예술 세계를 접했습니다. 갤러리에 찾아가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2층 옥상정원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나지막한 탄성을 질렀습니다. 공장지대안의 숲, 정원이었습니다. 참가자 모두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갑니다.

희망제작소 두 남자의 반가운 인사

이날 행사의 초대손님인 김두관 경남도시사가 도착했습니다. 드디어 지역후원회원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행사의 진행은 배민혜 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사회적경제센터의 기대주(?)인 배 연구원은 능숙한 진행 솜씨로 행사를 이끌었습니다. 이날은 반가운 영상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박원순 전 상임이사의 모습이 스크린에 잡혔습니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 그는 예전과 다름없는 미소를 지으며 지역후원회원에게 처음 만나는 반가움, 희망제작소를 오랫동안 후원해준 고마움, 직접 볼 수 없는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지역후원회원들도 이제는 희망제작소를 떠나 서울시에서 좋은 시정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그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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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인 희망제작소 소장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쑥스러운 표정을 짓다 이내 거두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풀어 나갑니다. 윤석인 소장은 이날 행사가 희망제작소 취임 이후 첫 일정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 하는 그의 소리에 참가자들의 신경이 집중되었습니다. 올해 새로운 도약을 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에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김두관과 함께 하는 희망이야기

이윽고 김두관 경남도지사와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 부산여성단체연합 유영란 대표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김두관과 함께 하는 희망이야기라는 주제로 미니 토크 콘서트가 시작됐습니다.

김해창 부소장과 유영란 대표가 질문을 하고 김두관 도지사가 주로 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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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부소장이 먼저 묻습니다. “어린 시절 어땠습니까?”
김두관 도시사가 답합니다.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의리있는 아이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린시절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갔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못간 3명의 아이 중 하나였습니다. 중학교 때는 수학여행 금지령이 내려져서 못갔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제가 살던 섬을 떠나 ‘육지’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유영란 대표가 묻습니다. “ 38세에 군수에 당선되셨습니다. 파격적인 일들이 많았는데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95년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됐습니다. 기자실을 폐쇄하고 관사를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줬습니다. 기자실을 폐쇄하고 나서는 언론과 적당한 긴장관계가 조성됐습니다. 관사는 개방해서 주차장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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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내내 김두관 도지사는 자신의 개인적 이야기와 정치 철학,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 주었습니다. 그는 희망제작소와 같은 NPO들이 지역에서도 많은 일을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1년이 지났고 개인적으로 민선군수로 행정에 뛰어든지 17년이 지났습니다. 시민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한계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희망제작소와 같은 NPO가 활동을 해주는 것입니다. 군수시절 이전에 지역운동을 하며 지역을 위해 NPO에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NPO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를 보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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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 거듭나는 ‘부산의 마추픽추’, 감천동 문화마을

1시간 남짓한 미니 토크콘서트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감천문화마을로 이동했습니다. 감천2동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마을을 만들었고 이후 지금까지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파랑, 하늘색, 분홍, 노랑 등 형형색색의 페인트가 벽마다 곱게 칠해져 있는 직사각형 집들이 비탈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하늘(공중)도시 마추픽추’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고지대에 계단식으로 형성된 피난 도시라는 점에서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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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 놀란 눈으로 마을 이곳 저곳을 둘러봅니다. 그리곤 사진기를 꺼내어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댑니다. 저녁 노을이 마을에 머물 때라 그런지 마을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의 진영섭 대표가 직접 마을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생긴 마을입니다. 당시 태극교의 영향을 받아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못하게 하여 일조권을 존중하고 마을의 골목길이 막히지 않게 하는 등의 사람을 배려하는 마을문화가 감천문화마을을 탄생하게 했습니다. 현재는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가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라는 프로젝트로 이곳을 아름다운 미술공간으로 꾸미고 있습니다. ‘무지개 꿈으로 그려낸 우리 마을’이라는 주제로 마을을 살린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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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곳곳은 볼거리들로 가득했습니다. 빈집을 ‘빛의 집’, ‘어둠의 집’, ‘평화의 집’, ‘사진갤러리’, ‘북 카페’라는 예술창작공간으로 꾸미고 전망대 ‘하늘마루’를 만들어 문화마을로 새 단장 했습니다. 빈집을 찾아가는 골목길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진영섭 대표는 300여 채의 빈집을 창작 스튜디오 같은 예술인촌으로 활용하자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습니다. 단순 재개발이 아닌 지역성을 살리는 보존과 재생의 관점에서 마을 살리기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마을재생. 굳이 많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감천문화마을을 보고 있으니 그 뜻이 전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는 사람을 향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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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후원회원을 위한 첫 행사가 마무리 됐습니다. 행사 중간 중간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지역후원회원들과 첫 만남, 그 하나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은 광주입니다. 함께 해서 행복했구요, 4월 광주에서 뵙겠습니다.

글, 사진 : 회원재정센터 정승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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