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 ‘Social Traders’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과 함께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사회혁신방법론과 사례를 공부하는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아시아 편으로 방콕과 홍콩을 방문했으며, 이번에는 오세아니아 편으로 사회혁신의 모범적 실험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멜번과 아들레이드를 다녀왔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오세아니아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⑤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오세아니아
    사회적기업들의 든든한 지원군 ‘Social Traders’

소셜 트레이더스(Social Traders)는 호주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된 비영리 조직으로 호주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중간지원조직이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스스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있었으나, 전문성 부족 등의 이유로 이를 담당할 기관을 찾게 되었고, 소셜 트레이더스가 그 일을 3년간 맡게 되었다. 이곳에는 총 8명이 일하고 있으며, 주정부로부터 3년간 매년 2백만 달러(약 23억 원)을 지원받고 있다. 최근 빅토리아 주정부와 계약을 3년 더 연장했다.

재정 규모를 보면 정부에서 받은 돈과 자선재단에서 받은 돈이 50:50을 이루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 외에도 다른 주정부나 연방정부의 의뢰를 받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의 중간지원조직이 지원을 받은 지방정부 외에 다른 지역의 활동을 하기 어려운 점과 비교가 된다.

우리는 하루종일 소셜 트레이더스와 함께했다. 오전에는 투자와 성장(investment and growth)을 담당하고 있는 리비 와드 크리스티(Libby Ward Christie)에게 소셜 트레이더스의 활동과 더불어 호주 사회적기업의 현황과 소셜 파이넌스에 대해 들었다. 리비의 발표가 끝난 후 소셜 트레이더가 원정단을 위해 준비한 사회적기업 투어에 참여했다. 소셜 트레이더스의 전략 및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마크 다니엘스(Mark Daniels)와 민디 로우(Mindy Leow)가 함께하며 안내를 해주고, 우리의 질문에 대해 성실히 답해주었다.

[##_1C|1272778322.jpg|width=”500″ height=”33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소셜트레이더스에 대해 설명 중인 리비 와드 크리스티 투자와 성장 담당자_##]

리비 와드 크리스티의 설명에 따르면, 소셜 트레이더스는 사회적기업의 설립과 초기 단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툴과 자원을 개발해 사회적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정부의 미래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소셜 파이넌스 등 사회적기업을 위한 시장을 형성하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사회적기업을 설립과 초기단계를 도와주는 빌드(BUILD)와 크런치(THE CRUNCH)가 있다. 빌드는 사회적기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절차를 안내해주는 온라인 프로그램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_1C|1047164952.jpg|width=”650″ height=”9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사회적기업 설립을 위한 7가지 단계_##]

총 7가지 단계(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 단계- 사회적기업 사례들을 통한 영감 단계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탐구 단계- 아이디어에 초점을 두고 발전시키는 중점 강화 단계 –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한 디자인 단계 – 사업 계획 작성하고 발표하는 설득 단계 – 사업 계획을 실행해서 현실화시키는 실행 단계)로 안내되는 이 프로그램은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온라인 프로그램 외에 오프라인 프로그램으로 더 크런치(THE CRUNCH)가 있다. 더 크런치는 스타트업 단계의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프로그램으로 약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1:1 멘토링 프로그램과 워크샵이 제공되며, 초기 사업 계획서 작성을 돕고, 투자 자체를 약속하지는 않지만, 투자 설명회의 기회를 제공한다. 참고로 2010년 더 크런치에서 선정된 8개의 사회적기업이 사회적기업 개발 및 투자 펀드(SEDIF)를 통해 투자를 받은 선례가 있다.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 외에 소셜 트레이더스는 호주 사회적기업 섹터를 형성하고 촉진하고 있어, 사회적기업 섹터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FASES(Finding Australia’s social enterpriese sector)는 퀸즈랜드 공과대학과 함께 사회적기업 섹터를 연구한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호주의 사회적기업 사례 연구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 결과 또한 소셜 트레이더스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되어 있다.

[##_1C|1226106466.jpg|width=”500″ height=”342″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4층에 소셜 트레이더스가 있고,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미션 오스트리아가 5층에 있다_##]

리비 와드 크리스티에 의하면 소셜 트레이더스는 빅토리아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완전한 독립 법인일 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도 독립적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셜 트레이더스는 빅토리아 주정부 외의 다른 정부의 일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 또한 당연히 소셜 트레이더스의 성과와 결과에 관심이 높지만 그 과정까지 조정하지는 않는다. 빅토리아 주정부가 사회적기업 지원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지원사업 외에 지원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정부는 이때 사용되는 비용을 소셜 트레이더스와 일함으로써 절약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빅토리아 주정부는 사회적기업 지원을 소셜 트레이더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지방정부와 중간지원조직이 전적으로 독립적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즉, 소셜 트레이더스처럼 다른 주정부와 일을 함께 하는 것은 우리에겐 생소한 일이다. 소셜 트레이더스 재정구조가 지방정부와 자선재단의 기금이 1:1로 이뤄져 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런 재정구조는 독립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 덕분에 사회적기업의 설립에서부터 시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인증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초기에 인증제를 통해 사회적기업 확산을 도울 수 있었다면 이제 인증제가 사람들에게 불필요한 문턱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사회적기업 등록제로 전환을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는 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사회적기업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고 정의함으로써 쉽게 많은 이들이 사회적 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글_ 한선경 (사회혁신센터 선임연구원 alreadyi@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