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커뮤니티’가 필요해

[##_1L|1193740934.jpg|width=”1″ height=”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사회적기업의 중요한 의의는 해결하기 힘든 지역사회의 문제를 사업으로 발전시켜 해결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에 있다. 지역사회에 있어 사회적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한다는 것은 단지 사업체가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과제를 공유하고, 서로 연계하며, 사회적 자본을 늘릴 수 있는 장치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우수한 인재, 의욕을 가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 사회적기업이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든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실현에 필요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사람, 활동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 작게나마 출발하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기업의 씨앗과 작은 싹들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씨앗과 싹을 배양할 토양과, 풍부한 물과 햇빛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능성이 높은 씨앗일지라도 토양이 메말라 있고, 물과 햇빛을 공급받지 못하면 꽃을 피우는 것은 힘들 것이다. 

지역의 사회적기업 탄생과 성장에는 지역 사회의 지역력이 사회적기업가의 개인의 자질 이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사회적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①지역에 존재하는 ‘자원’의 가능성을 함께 생각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협력해 줄 사람
②창업 초기, 고객으로서 서비스와 제품을 이용해, 이용한 감상과 좋은 점, 나쁜 점을 기업가에게 피드백해 줄 최초의 ‘고객’
③창업 초기, 생각과 비전을 함께 공감하고 함께 움직여 줄 ‘동료’
④창업과 선행 투자에 협력해 줄 ‘자금 협력자’
⑤기업가가 고민을 상담할 수 있고, 격려해 줄 ‘멘토’적인 존재
⑥역의 행정기관, 기업체, 지역외의 유사 사업체를 소개하고 연결해줄 ‘코디네이터’

지역이 이와 같은 지원을 해 준다면,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도전할 있을 것이며, 의욕을 가진 사람들이 그 지역에 모이게 될 것이다.

이를 증명해주는 좋은 사례가 있다. 미타마치(御田町) 는 일본 나가노현(長野?) 시모스와마치시(下諏訪市) 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 상점가가 형성된 것은 1911년, 제사 공장의 직원들이 왕래하는 상점가로 정비돼 30여 점포가 들어서 번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사업이 쇠퇴하고 공장의 규모가 축소, 이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왕래가 줄어들면서 상점가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셔터가 닫힌 점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해, 2003년에는 상점의 약 1/3이 빈 점포가 됐다.
[##_1C|1038153271.jpg|width=”470″ height=”35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그런 가운데, 마을 유지들이 모여 하나의 조직을 만들었다. ‘장인들의 마을, 시모스와?상(商)프로젝트’이다. 이는 스와(諏訪)지방의 주산업인 제조업으로 배출돼 온 인재와 제조 기능을 활용해, 지역의 자산을 향상하자는 슬로건을 걸고, 빈 상점가를 명장과 장인들이 모인 공방가로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빈 점포 재정비,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 만들기, 인재 양성을 위한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각종 수공예 작가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2003년에서 2011년까지 21개의 점포가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상점가의 오카미상회(여주인회)가 임대료의 교섭과 생활의 지원, 고객으로서의 품평, 홍보, 주민들의 평가, 반복된 방문과 교류 등 이들 창업가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돌봐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렇게 수공예 공방들은 서서히 미타마치 상점가에 자리 잡아 ‘미타마치 마르테 조합’을 결성하여 연대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빈 점포가 모두 없어지고, 입주 희망자 대기명단이 만들어지는 등 미타마치 마을이 수공예 공방 마을로 재탄생했다. 전국적으로 지역 상점가의 고령화가 문제되고 있다. 그런데 미타마치에는 ‘미타마치 상업회 청년부’도 발족됐다. 이와 같은 미타마치의 성공은 ‘미타마치 스타일’로 일컬어지며 지역 재생의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_1C|1249218326.jpg|width=”350″ height=”26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이처럼 마을기업이 계속 탄생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단지 사업, 고용자수 등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의 끈끈한 연계를 통한 지역력의 강화, 사회적경제를 배양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취약 계층이 많은 지역,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방 도시, 복구를 준비하고 있는 동일본 대지진의 재해지 등에서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 주민의 연계를 강화하고, 사회적기업의 창업과 발전에 도움이 돼 줄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커뮤니티 만들기의 키포인트는 거처감(居場所)과 역할감(出番)이다.

‘거처감’ 이란 사람들이 ‘이곳이라면 살아갈 수 있겠다’라는 안심하는 마음을 말한다. 자기를 아는 사람이 있고, 서로 마음을 나누고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사람이 있는 곳, 사람들은 거주지에서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왔고, 그곳에서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안심감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

‘역할감’ 이란 ‘이곳이라면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역할을 수행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삶의 보람을 말한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받아주는 사람이 있고, 서로 어려운 일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을 의논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있을 때 사람들은 역할감을 느끼게 되며 지역에 애착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서 지역 내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때 접수하는 일을 지역 주민에게 부탁하려고 한다. “바빠서 사람 손이 부족하니 당신이 좀 해 줘”라고 부탁하는 것보다 “당신이 이 일을 진행해 준다면 이벤트는 성공할 것이야”라고 부탁했을 때, 부탁받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몇 배로 발휘하고 싶어진다. 자기가 뭘 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그것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감’을 수행할 수 있다.

이처럼 지역에서 새로운 활동과 일을 진행하며 그 지역의 사회 경제적 향상을 하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거처감과 역할감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코디네이터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커뮤니티는 혈연과 지연에 기반한 공동체였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들어 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자유보다 중시하는 문화가 개인을 억제한다고 여겨지면서, 공동체문화가 부정돼 왔다. 그 결과 상부상조보다 개인이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가 정착해, 도시에서는 빈부의 격차가 커졌고, 지방에서는 지역사회경제가 피폐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와 미래사회에 공동체마을과 같은 구조와 문화, 체제를 만드는 것, 즉 ‘옛날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닐 것이다.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존중하는 현대사회에서는 과거의 공동체문화에 대한 강한 저항감이 있다.

즉, 앞으로 ‘커뮤니티’는 확립된 개인을 전제로 지역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과제를 공유하고 극복하기 위해, 각자의 능력을 갖고 활동을 만들어 내며 미래를 열어가는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사람들이 새로운 안심감, 새로운 활동의 무대를 만드는 장치로 사회적기업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의 안심감, 주민의 의욕을 끌어내고, 지역에 사회적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재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와 같이 사회적기업과 커뮤니티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 사회적기업과 지역 커뮤니티의 상화작용

▲ 지역에 ‘주민들의 연계’를 사업화를 통해 지속적인 형태로 만든다.
▲ 주민들이 사회적기업에 참여하면서 지역의 과제 해결의 담당자로서 주인의식을 갖는다.
▲ 사업의 니즈를 생각하면서 지역의 과제와 의제(agenda)가 명확해진다.
▲ 사업의 고객?이용자의 잠재된 가치?가능성에 주목해 지역에 구현한다.
▲ 사업의 목표와 성과를 통해, 지역의 목표와 성과도 명확히 공유할 수 있다.
▲ 사업의 발전 프로세스 중에서 지역에 새로운 관계가 지역에 지속적으로 만들어진다.

엠퍼블릭은(empublic)은 지역의 기업력을 높이고 커뮤니티를 재구축해 가기 위해서 소셜?캐피털?퍼실리데이터의 육성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소셜?캐피털?퍼실리데이터란 지역이 목표로 하는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와 각 단계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계해, 실시할 수 있는 인재를 말한다. 우리는 커뮤니티와 프로그램의 디자인과 워크숍을 위한 도구와 활용 노하우를 제공하고, 실천하는 것을 서포트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커뮤니티에서 탄생한다. 사회적기업이 성장한다는 것은 커뮤니티를 새로 엮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호순환을 이뤄낼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어 사람들이 안심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글쓴이 소개

주식회사 엠퍼블릭(enpublic)은 지역만들기·커뮤니티비지니스·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 설립됐다. 특히 지역만들기 등에 필요한 이벤트, 워크숍, 연구회 등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을 지원하며 그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대표 히로이시 타크시는 1968년 오사카에서 출생이다. 동경대학 약학대학 대학원을 수료. 삼화종합연구소 근무했고, 97년 ED!SON(시민생활실)을 설립해 시민참가의 사회 디자인, 기업과 고객의 커뮤니케이션 사업을 개발했다. 2001년 NPO법인 ETIC에 참가해 사회적기업가 육성에 주력했으며 본인이 주체한 ‘사회적 기업가 사업 개발 워크숍’에는 전국 18개 지역에서 1,500명 이상의 인재가 참가했다. 2008년 주식회사 엠퍼블릭을 설립, 지역만들기를 위한 자원 개발, 인재 양성, 토털 서포트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NPO법인 ETIC, 시니어 페로, NPO법인 에가오 쯔나게떼, 일본 희망제작소 이사, 동북대학 케이오 대학 비상근 강사를 역임하고 있다.


글_ 주식회사 엔퍼블릭 히로이시 다크시 대표
편역_ 일본 희망제작소 안신숙 연구위원 (westwood@makehope.org)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