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새로운 자본주의의 꿈

박원순의 한 걸음 더

[##_1L|1020884673.jpg|width=”240″ height=”159″ alt=”?”|2008 세계경제포럼_##]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며칠 전인 1월 24일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연설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이윤창출과 효율 극대화를 증시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서 경쟁과 자선을 동시에 지향하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내세운 것이다. ‘21세기 자본주의의 새로운 접근’(New Approach to Capitalism in the 21st Century)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행한 그의 주장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자본주의의 방향이 부유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루 1달러 미만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전 세계 10억 빈민을 도울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길을 함께 모색하자

-기업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중점을 둔 사업을 창출해야 한다. 이런 시스템은 수익을 올리면서도 시장의 힘으로부터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두 가지 사명을 가져야 한다


빌 게이츠 회장의 연설에는 단지 이러한 원칙적이고 추상적인 선언만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사례와 예시도 언급되어 있다. 아프리카 커피농들이 잘 사는 나라의 커피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새 시장 창출을 통해 기업활동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이라든지, 자신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인도연구소에서 단순히 무료나 값싼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적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하도록 연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물론 이러한 빌 게이츠 회장의 접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회의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나는 아직도 이러한 시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창조적 자본주의, 기업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함께 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이 생겨나고 있고 인터넷을 포함하여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실된 노력을 측정할 뿐만아니라 좀 더 체계적으로 일이 추진되어 가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여러 영역에서 좀 더 구체적인 활동들이 계속되어 나간다면 그런 회의론은 줄어들 것이다.

사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마이크로 소프트 역시 얼마전 독점법 위반으로 법정에 섰던 기억이 아직도 우리에게 생생하다. 또한 몇 명의 양심적인 기업인으로 인해 창조적 자본주의가 힘을 얻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선을 처음부터 생각할 기업인이 몇 명이나 있을지 걱정이 들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빌 게이츠 자신은 자신의 재산을 이미 대부분 메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을 뿐만아니라 금년 7월 이후에는 부인과 함께 이 재단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말하자면 자선사업가로 완전히 변신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프랑스 최고의 낙농회사 다농이 방글라데시의 유누스 총재와 함께 방글라데시에 요구르트 회사를 세워 가난한 농민들에게 고용창출과 더불어 수익을 가난한 농민에게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시작하였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한국에 들른 그와 인터뷰하면서 그는 이제 이런 유형의 회사들에게만 투자하는 제3의 증권시장, 이런 유형의 회사들의 정보와 소개를 담는 제3의 월스트리트 저널을 만들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에 관심과 열성을 보이고 있다. 사실 어느 기업도 이제 이런 영역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으로부터의 도태까지 결심해야 한다
.
<좋은 기업이 성공한다>는 책이 나와 히트를 치고 있는 것을 보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사회공헌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신뢰와 선택을 받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을 넘어 정부.비영리단체와 더불어 제3의 형태의 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사회적 기업’은 처음부터 온전히 공익적 목적, 취약계층의 취업이나 고용, 자립과 자활, 전통가치의 부활, 향토 또는 토착문화의 보존 등을 위해 비즈니스의 형태로 운영되는 제3의 기업조직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미 전세계를 강타하는 혁명적 흐름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빌 게이츠의 연설은 결코 새로운 것도 없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미 지구촌의 이 곳, 저 곳, 이 사람, 저 사람의 실천 속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삼성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아직도 ‘창조적’ 자본주의는 커녕 ‘천민적’ 자본주의도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력한 경제인, 재벌기업의 회장들은 아직도 20세기적 사고와 관행에 파묻혀 불법과 탈법을 일삼고, 공익과 대중, 가난한 이들과 계층들을 살피기 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취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세계 경제권 10위 이상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새로운 경제의 모델, 새로운 경제의 체제, 새로운 경제의 컨셉으로 먼저 도약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은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 포럼입니다.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으며,주로 다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1971년 독일 태생의 유대인으로 하버드 대학교 클라우스 슈바브(Klaus Schwab)교수가 비영리 재단으로 창설하였으며 초기에는 “유럽인 경영 심포지엄”으로 출발하였으나, 1973년에 전세계로 넓혀져 정치인으로까지 확대되었고 1981년부터는 매년 스위스 다보스 개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립된 비영리 단체로서 세계 각국의 정상과 장관,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최고 경영자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경제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 하는 국제 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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