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충청일보]’수해1년’…단양 동대천을 가다 – (1)

[##_1L|1351413590.jpg|width=”550″ height=”366″ alt=”?”|▲ 단양군 영춘면 동대 1, 2리와 용진리를 가로 지르는 동대천 일대 수해복구 공사 현장. 이 구간에는 모두 123억원이 투입됐다. _##]’수해1년’…단양 동대천을 가다 – (1)
길고 긴 복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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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왔는데”… “또 쓸릴까 밤잠 설쳐”

행정절차 3월 끝나 본격 공사 석달 남짓

<편집자주>

새충청일보는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지난해 320㎜가 넘는 폭우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한 단양군 영춘면 동대리, 용진리 일대 수해 복구 상황과 이재민 실태를 취재한 ‘수해 1년…단양 동대천을 가다’를 보도 한다. (사)충북이재민사랑본부, (재)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와 공동 기획한 이번 시리즈는 재난 피해지역 복구 상황 점검, 이재민 구호 시스템 진단을 통한 정책 대안을 찾자는 취지로 기획돼 현장 실태와 주민 애환, 의식조사 결과 분석으로 나눠 3회 보도 한다. 이번 조사에는 이재은 교수(충북대 행정학과·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를 단장으로 류재호 충북이재민사랑본부 이사, 류상일 사무국장(행정학박사), 희망제작소 최희천·이주호 연구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변성수·송유진 연구원 등 단원 10명과 본보 취재진이 참여했다.

“비만 오면 또 쓸려 내릴 것 같아 요즘도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물난리가 나면 각자 알아서 피해야할 판인데 복구공사는 왜 그렇게 더딘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조사단이 실시한 수해지역 주민 심층면접 설문조사에 응하기 위해 동대 1리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있는데 공사가 이렇게 더뎌서야 되겠냐”며 목청을 높였다.

재난피해지역 복구 및 이재민 실태 공동 조사단과 취재진이 수해발생 1년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방문한 단양군 영춘면 동대 1리, 2리와 용진리 진입로는 레미콘 차량과 트럭들이 쉴새없이 드나들며 먼지를 일으키곤 했다.

마을을 길게 가로 질러 흐르는 동대천은 겨우 하천 형태만 갖춰진 채 중장비 소리가 요란했다. 공사 구간 곳곳에는 교각만 하늘을 향해 서 있는 현장도 많아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 단양군 영춘면 동대 2리 노인회관 앞 교량공사 현장에는 비게, 동바리 등 가설자재들이 빼곡히 세워져 있다.

단양군 영춘면 일대는 지난해 7월 14일부터 29일 사이 두차례 집중호우가 쏟아져 동대리와 용진리 역시 통째로 휩쓸리다시피한 대표적 피해지역으로 꼽힌다. 산사태로 집이 쓸리고, 다리가 끊어져 주민들은 장시간 고립되기도 했다. 주택이 파손되거나 매몰돼 졸지에 이재민에 됐던 주민들은 한동안 컨테이너 신세를 져야했다.

길이 6.5 구간에 걸쳐 모두 4공구로 나눠 추진중인 동대천 복구사업은 123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폭 8m∼15m 규모였던 하천을 25m∼30m로 넓히고, 6개 교량을 가설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충북도는 지난해 8월 20일 복구계획을 확정한데 이어 실시설계, 하천정비 기본계획 확정 등 절차를 거쳐 지난 1월 3일 시공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복구공사에 따른 토지 감정, 보상 등 행정절차가 지난 3월말에서야 끝나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 것은 석달이 채 안됐다.

이런 탓인지 동대 2리 노인회관 앞 교량공사 현장은 상판 슬래브 공사가 채 마무리되지않아 비게 동바리 등 가설자재들이 하천을 가로질러 빼곡히 설치돼 있어 폭우가 내릴 경우 물 흐름을 막을 게 뻔해 보였다. 동대 1리 하류 역시 시공구간이 제법 긴 곳을 제외하곤 석축공사조차 안된 곳이 허다해 조금만 비가 와도 토사가 쓸려 내릴 듯한 현장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차량이나 농기계가 통행할 수 있도록 설치된 가설도로 역시 불안해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 마을의 한 주민은 “지난해엔 땅이라도 굳은 상태였지만, 다 파헤쳐 놓은 상태여서 만에 하나 큰 비가 온다면 이번엔 동네가 다 쓸릴 것”이라며 “행정기관에선 이미 80∼90%나 진척됐다고 홍보하지만 현장을 보면 10∼20% 밖에 더 되냐”고 반문했다. 이런 걱정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폭우가 다시 내릴 경우 행정기관이나 시공업체가 ‘응급 조치’라도 제대로 해줘야할텐데 제대로 될지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였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와관,련 “공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행정절차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뒤늦게 공사를 했으나 70% 정도는 진척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물흐름에 지장을 줄만한 요인을 제거하고, 현장 근처에 통합 상황실을 설치해 응급상황에 대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은 조사 단장은 “수해를 경험했던 주민 대부분이 늦어진 복구공사 때문에 피해가 재현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심각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복구공사 발주와 설계, 토지보상 등 행정 시스템과 운영상의 문제점을 점검해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7년 07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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