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충청일보] ‘수해1년’…단양 동대천을 가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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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에 멍든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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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공사가 오히려 불이익 ‘분개’

응급구조·복구과정서 의견 반영 안돼

정신적 스트레스…식수난 등 고통 지속

‘수마(水魔)’상처를 안고 있는 단양군 영춘면 동대리, 용진리 일대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재산·인명 손실 등 1차 피해에서 그치지않아 정신적 스트레스와 식수난, 복구공사로 인한 불이익 등 2차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응급구조와 수해복구 공사 과정에서 주민의견이 전혀 반영되지않은 등 일방통행식 사업 추진에 대한 서운함도 짙게 깔려 있었다.

영춘면 동대 2리 정모씨(여·50)는 “하천범람과 농경지 유실 등 피해를 일으킨 주범은 많은 량의 비도 문제였지만, 국립공원 지역에서 쓸려 내린 고사목과 뿌리 채 떠내려온 나무였다”며 “하천을 넓히고, 다리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않으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 1, 2리는 마을 뒤쪽 배틀재를 넘어서면 소백산 국립공원 지역이어서 벌목이나 간목이 금지돼 있다. 산림이 우거져 좋은 점도 있지만 폭우땐 한꺼번에 나무가 떠내려와 하천 곳곳을 막아 물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2∼3그루가 하천을 막아도 순식간에 농경지를 물바다로 만든다”며 “무조건 보호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수해 때 위기를 맞아 당국에 구조요청을 했던 한 주민은 당시 겪은 실망감 때문에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각자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말을 여러차례 되풀이 했다.

A씨는 “축사에 있던 송아지가 떠내려가고, 물이 점점 늘어나 당국에 구조 요청을 했더니 산이나 옥상으로 올라가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헬기라도 보내줬으면하는 심정이었지만 곳곳에 산사태가 난 뒷산으로 올라가라는 말을 듣고 기가막힐 뿐이었다”고 말했다.

응급 복구가 끝난 후 최근까지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식수였다.

상수도가 모두 파괴돼 계곡물을 끌어들여 기존 수도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용했더니 흙탕물은 그나마 참을만 했지만, 걸핏하면 물이 막혔다. 이 때마다 수도관을 뜯어 보면 수도관에 죽은 개구리가 끼여 있거나 더러 썩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겨울 각 가정 인입구까지 연결한 간이상수도 공사가 마무리되긴 했으나 마당에서 수도꼭지까지 연결된 파이프에 진흙이 붙거나 녹이 심해져 여태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형편이다.

정순임씨(50·동대 1리 새마을부녀회장)는 “수도꼭지에서 실뱀이 나오는 것은 예사였고, 고장이 나 뜯어보면 썩은 개구리까지 나왔다”며 “상수도 공사만한다고 해결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북구 공사 과정에 더러 하자가 나타나도 주민들이 말할 창구가 없는 것도 문제였다.

정규헌 동대1리 이장(52)은 “주민들이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해도 감독관에게 전달만 할 뿐이지 반영되는 것과는 별개”라며 “주민들이 이용해야할 하천과 교량이지만 아무런 입장을 말할 수 없는 것도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동대 1리에서 2쯤 아래쪽에 위치한 영춘면 용진리는 마을 앞으로 남한강이 흘러 강이 불어 날 때마다 수로를 따라 역류한 물과 계곡에서 내려온 물이 지대가 낮은 농경지로 유입돼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는 곳이다.

이 마을 엄병두씨(68)는 “수해복구공사 때문에 4900여의 밭이 ‘연못’처럼 변해 단양군과 충북도까지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무대책”이라며 “언론에서 바로잡아 달라”면서 조사단과 취재진의 현장으로 안내했다.

마을 앞 엄씨 고추밭(용진리 426번지)은 앞쪽에 높이 5∼6m 가량의 남한강 둔치가 있고, 마을을 끼고 강으로 유입되는 소하천 역시 최근 복구공사가 진행중 이다. 그러나 이 공사로 왼쪽에 높이 4∼5m 가량의 언덕이 생겼다. 밭 뒤편과 오른쪽은 애초에 지형이 높아 이번 공사로 엄씨 고추밭은 완벽한 ‘연못’ 형태가 됐다. 문제는 밭보다 높게 만들어진 배수로였다.

물이 빠져 나갈 곳이 없어 엄씨 고추밭은 올들어 몇차례 내린 비에 이미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엄씨는 “경작하는 동안 4번이나 수해가 났고, 그때마다 하천 복구공사가 진행되면서 땅이 편입돼 보상을 받긴 했지만, 1만여에 달했던 밭이 여러개로 쪼개지고, 면적도 줄어 1500만 남았다”며 “이번에도 배수로를 낮게 해야한다고 신신당부 했는데 이모양이 됐다”며 분개했다.

* 오프라인 뉴스에서는 기사 하단 박스에 굵은 글씨로 새충청일보, (사)충북이재민사란본부, (재)희망제작소 재난관리연구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공동기획이라고 표기되었으나 온라인 신문에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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