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탐구생활

인턴연구원들의 활약상 공개!

“왜 이렇게 나이가 들어 나에게 온 거죠?”

“나이는 숫자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야, 느끼는 거지.”

– 영화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중에서

이 영화는 90세 노인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글 쓰는 일을 하는 노인은 평생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늘 사창가에서 여자들과 육체적 관계만을 맺으며 살아간다. 90세 생일이 되는 날을 자축하며 찾아간 사창가에서 그는 17살 소녀 델가디나를 만나고 지독한 사랑에 빠진다.

17살 싱그러움에 빠져서 설레고 그리워한다. 노인은 오로지 이 환상 같은 사랑에 미쳐 생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달려간다.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사랑이든 열정이든 인생 최고의 순간은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 피어오를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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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에 대한 편견을 깨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시니어에 대한 나의 편견은 바뀌었다. 90세 노인의 뜨거운 사랑을 통해서 청년인 나의 열정을 뒤돌아보았고, 시니어와 청년이 공유할 수 있는 지점에 ‘열정’이 있음을 깨달았다.

나의 아버지 세대인 베이비부머부터 칠팔십 대 어르신들까지 우리 사회에서 ‘시니어’라 불리는 계층은 그 간격이 너무 넓고 구분이 모호하다. 사람들의 인식 또한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부양해야 할 사회적 약자로, 누구는 정치적 분류에 따라 보수의 열렬한 지지층으로, 또 누군가는 사회문화적 시각에서 은퇴자, 정년퇴직 후 외로운 가장 등으로 묘사한다.

내가 생각했던 시니어는 은퇴자이자 외로운 가장이다. 나의 아버지 세대한테 은퇴는 가정 전반을 뒤흔드는 사안이었다. 우리 집 역시 그 여파로 많은 갈등과 변화를 겪었다.

‘너무 외롭다’
‘가정에서 내 역할이 없다’
‘더 이상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온전히 나를 위한 인생을 산 적이 없었다.’
‘내 것이 없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아버지 세대, 시니어들의 모습이었다.

사회에서 용도 폐기되어 가정으로 돌아왔지만, 아이들과 아내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어 외롭고, ‘돈’을 벌어오던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가정에서 맡을 역할이 없이 ‘외톨이’가 된다. 온전히 나를 위한 인생을 산 적이 없었고, 내 것 하나 없이 그저 집에 벌어다 준 돈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해왔다. 이제 그것조차 없다.

이들은 정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일까?
시니어의 성공과 성취의 경험, 일을 추진하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방치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시니어들은 너무도 젊다.

시니어NPO학교

시니어NPO학교

시니어와 청년 세대의 열정을 잇는 세대공유!

대안은 ‘세대공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대 간 전쟁이 아니라 아버지 세대의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와 청년들의 끓어오르는 열정을 결합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얼마 전, 아이유와 김창완이 ‘너의 의미’를 함께 불러 화제가 되었다. 아이유가 ‘너의 의미’를 김창완과 같이 부르지 않았다면 우리가 시니어 세대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었을까? 이 노래의 메시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세대공유가 아니었을까? 세대와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이 시니어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청년세대는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조언과 위로를 얻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구체적인 세대 공감의 지점을 찾기 시작했고, 그 시작점에서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를 만났다. 그동안 접어두었지만 정말 해보고 싶었던 시니어들과 세대공유를 실현하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다. 시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청년에 대한 편견을 깨고 다양한 세대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사회의 대안과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한다는 사실이 설렌다.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 박유정

박유정 (34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첫걸음은 11월 11일부터 시작하는 ‘시니어 NPO학교’이다. 이미 은퇴했거나 혹은 은퇴를 앞둔 40~60대 시니어들이 그들의 커리어를 제3섹터인 사회공헌분야, 특히 비영리단체(NPO)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시니어 NPO’학교는 현업에서 쌓은 시니어의 연륜과 경험, 전문성들을 비영리단체와 접목해서 사회공헌형 일자리와 창업기회를 만들고, 대안을 찾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시니어NPO학교’에서 시니어들과 함께 나아가고 싶다. 청년으로서 시니어를 공감하고 존경하고 싶다. 청년의 열정과 시니어의 경험이 결합되는 건강한 사회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시니어의 제 2의 인생을 응원한다.

글_ 박유정 (34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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