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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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의 야심작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은 대륙별 사회혁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사례별 구체적인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입니다. 7월 8일~14일 진행된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는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홍콩과 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Asia 1기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②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창조 도시로 재탄생한 홍콩 코우룬

구룡반도에 위치한 코우룬 동쪽 지역은 카이탁(kai tak) 공항과 상공업단지가 있었던 지역으로 매우 번성했던 도심이었다. 그러나 신공항인 첵 랍 콕(check lap kok)이 만들어지면서 공항이 폐쇄되고 상공업단지가 본토(중국)로 이전하면서 예전의 영광을 잃어버리고 구도심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에 홍콩 정부는 코우룬 동쪽 지역을 새롭고 활력이 넘치는 시민 친화적인 최신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을 완공을 목표로 하여, 도시 재개발을 향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실험을 시작하였다.

CBD2는 이러한 비전을 담은 도시재개발계획을 총칭하는 것으로서 연결(Connectivity), 브랜딩(Branding), 디자인(Design), 다목적(Diversity)을 뜻하는 약자이다. 코우룬 동쪽 지역을 완차이나 센트럴 지역을 넘어서는 금융, 여가 중심지역으로 만들어 도시에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를 불어넣으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연수단은 CBD2 계획을 총괄 담당하는 Energizing Kowloon East Office(EKEO)를 방문하여 기관을 둘러보고 기관 대표와 면담하면서 홍콩 정부가 추구하는 새로운 도시계획의 기조와 방향,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

고가도로 밑에 지은 컨테이너 사무실

Energizing Kowloon East Office(이하 EKEO)는 고가 다리 밑의 유휴 공간에 컨테이너를 재활용하여 만든 재미있고 창의적인 개념의 오피스이다. 흔히 정부 건물하면 떠오르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이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아무도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은 빈땅에, 컨테이너 박스를 모아 사무실을 만든 것은 매우 신선하게 느껴졌다. 기존의 통념을 넘어선 새로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컨테이너 사무실은 6개월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 6월에 오픈하였으며, 정부 건물로서는 처음 시도되는 실험이었다고 한다. 20여 년 동안 비워져 있던 땅에 사무공간을 만든다고 했을 때, 우려와 걱정이 많았고 이곳에 발령받은 공무원들은 심지어 버려졌다는 느낌마저 받았으나 막상 완공된 모습을 보고 나서는 평가가 달라졌다.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행량이 많은 고가 다리 밑에 사무실을 만드는 이유는 도시재개발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민들이 언제든 찾아 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EKEO는 토론공간과 사무공간 프리젠테이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공간에서 시민들과 전문가들과 함께 많은 워크숍과 세미나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 건물 인테리어는 홍콩의 예술가들이 지역에 버려진 폐기물들을 재활용하여 시공했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도시개발이 마무리되면 홍콩의 예술가들에게 이 공간을 기증할 예정이라고 한다.



통합개발비전 ‘CBD2’

코우룬 동쪽 재개발 대상 지역은 옛 공항 지대인 카이탁(Kai tak) 구역, 공업지대였던 쿤 통(Kwun Tong)구역, 해안 지대인 코우룬 만(Kowloon Bay)구역 세 곳이다. 각각의 구역은 순차적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통합개발비전인 CBD2가 의미하는 구체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다.

연결을 의미하는 C(Connectivity)는 카이탁과 쿤 통, 코우룬 만 구역의 연결을 강화하여 지역 내, 지역 간의 연계 효과를 강조하는 것으로 각종 교통 네트워크를 잇고, 모노레일로 각 구역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보행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고려하여 개발된다.

브랜딩을 의미하는 B(Branding)는 도시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시설물, 서비스들은 새로운 도시의 기능과 이미지에 맞춘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한편 구도심의 정체성은 아직 모호하여 신도시인지 공업도시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홍콩인들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인지시키는 것이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작업이며 국내외로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자인을 의미하는 D(Design)는 향후 재개발 될 거리의 풍경, 도시의 녹화, 공공장소, 해안산책로 재건축 건물 등이 최신의 도시 디자인 경향을 반영하여 시민 친화적으로 개발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목적을 의미하는 D(Diversity)는 각 구역과 시설들이 주요 중심 기능을 수행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다기능적으로 활용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카이탁 지역은 관광, 스포츠 시설을 제공하고 코우룬 만이나 쿤 통 지역은 사무실과 상업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신설되는 시설들은 직업으로 연결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시민과 함께하는 도시재개발

EKEO는 코우룬 동쪽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있다.

CBD2 비전을 수립하기 위해서 런던이나 싱카폴, 파리, 뉴욕, 서울(청계천) 등의 세계적인 도시들의 사례를 연구했으나 코우룬 동쪽지역은 이미 2,500개가 넘는 오피스와 20만 명의 직장인이 오가는 개발된 땅이라 외국의 도시재개발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특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개발과정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을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도시계획은 사람과 장소의 인터페이스를 중시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견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여 공무원과 전문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City for people’ 워크숍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걷기 좋은 환경과 동선을 만들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시민들과 함께 유휴공간을 나무와 휴식공간이 어우러진 공원과 운동시설로 개발하는 것, 축구장 위치를 어디로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시민들은 이 지역이 새로운 지역으로 탈바꿈하길 원하지만 옛 기억과 역사를 모두 무시한 채 개발되기는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파악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재개발 대상 곳곳에 옛 공업단지의 기억을 살린 채 개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글_ 곽현지 (사회혁신센터 팀장 trust01@makehope.org)

연재목록
1) 기묘한 공존의 도시, 홍콩 샴 수이 포
2) 홍콩 샴 수이 포의 특별한 지역운동
3) 창조 도시로 재탄생한 홍콩 코우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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