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00월 0일
오늘 아침, 백악관 오믈렛이 너무 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불평을 듣고 한참을 웃었다. 내가 담당요리사라면 적당하게 간 맞출 수 있을 텐데. 점심에는 대학교 입학 때 빌린 책을 그대로 캐나다로 가져 가는 바람에 연체료가 쌓여간다는 김연아 선수의 하소연을 듣는다. 나는 내 주소로 택배를 보내면 직접 반납하겠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 답장은 오지 않는다. 저녁에는 이외수 씨의 책을 읽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있어서 그에게 물으러 가보니 이런, 나 같은 사람이 벌써 100명 넘게 대기 중이다. 혼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겠군. 아, 마침 내 친구 중에 이외수 매니아가 있던데, 물어보러 가야겠다. 늦은 밤이지만, ‘접속’해 있겠지?

위에 등장한 내용은 픽션이 아니라 전부 가능한 사실입니다. 외국 대통령의 아침식사 평을 듣고, 스포츠 스타와 얘기를 나누는 일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죠.

저 멀리 바다를 건너야 볼 수 있는 물리적 거리는 당연한 것이고, 가깝더라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사회적 거리도 상당했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사람과도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소통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사람들의 관계도 한층 가까워진거죠.

”사용자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대화하고 싶은 사람에게 빛의 속도로 달려갈 수 있는 순간이동 마법이라도 익힌 걸까요?

그 답을 찾기 위해 1월 16일 ‘사회혁신 기업의 휴먼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주제로 브이코리아(Vcorea.kr) 유영진 대표와 함께 7주차 사회혁신기업가 아카데미의 문을 열었습니다.

배구공에게 말을 건 이유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동물이 단순히 집단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약 그렇다면 떼를 지어 사는 개미나 짐승과 다를 바가 없겠죠. 그들은 단지 함께 모여 있어 각각의 목숨을 보전할 수 있다는 생존법칙에 의해 모여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동물과 달리 개개인이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 속에는 지성과 감성이 공존하고, 다양한 사유를 통해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죠.

이와 같은 인간의 능력은 공동체 내에서 소통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보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사랑과 배신 등의 감정,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지식과 성찰, 이런 결과물들은 전부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가정이라는 소집단에서 생활을 시작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경험하면서 자아가 성장하는 것이죠. 개인 간 대화를 넘어 집단생활에서도 소통의 힘이 발휘됩니다. 그리스에서는 아고라(광장)의 토론을 거쳐 의사결정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의회라는 형태로 발전해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만약 인간이 사회에서 분리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톰 행크스)은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져 홀로 생활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함께 떠내려 온 배구공에 사람의 표정을 그리고 ‘윌슨’이라 부르며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윌슨과 대화하지 않았더라면, 불을 피우기 위한 그의 시도는 실패했을지도 모릅니다. 주인공은 배구공 ‘윌슨’을 친구로 삼아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한 것이죠. 이후에도 윌슨과 대화하지 않았다면, 그는 금새 자살해 버렸거나, 아무런 정서도 느끼지 못하고 생각도 못하는 백치가 됐을 겁니다.

”사용자

소통의 진화

소통의 시작은 무엇일까요?

인간이 지니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은 목소리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말(Speaking)의 역사는 체계적인 틀을 갖춘 언어(Language)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말은 개인이 아닌 대중에게 전부 전달하기 힘들고,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을 전승하기에는 시간적ㆍ 육체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자(Text)가 탄생합니다. 파피루스나 한지에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면서 소통을 기록으로 보존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세대를 통해 발전하는 교두보가 마련된 거죠.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소통의 역사도 전환기를 맞이합니다. 전화의 발명은 원거리에 있는 사람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전화 덕분에 지구의 시공간은 ‘압축’되고 시장경제와 외교정치가 발달했죠. 전화는 휴대폰으로 이어져 어디에서든 실시간으로 쌍방향 피드백이 가능해졌습니다. 말 – 전화 – 휴대폰, 이것은 Speaking의 진화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문자로 시작된 텍스트의 발전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집니다. 웹 브라우저와 전자우편(E-mail)이 등장하면서 많은 양의 정보 전송이 클릭 하나로 해결되었습니다. 종이 서류는 점점 사라지고 전자책(E-book)을 통해 책을 읽는 시대가 온 거죠.

텍스트의 장점이었던 ‘1:多’의 소통은 이제 인터넷 공간이나 단체 메일링으로 활동영역을 넓혔습니다. 사람들은 웹 게시판을 보고 의견을 교환하며 집단적인 행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강의에서 배우게 될 소셜 웹(Social Web)이란 무엇일까요? 위키피디아에서는 소셜 웹을 통해 구축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는 온라인 인맥구축 서비스이다. 1인 미디어, 1인 커뮤니티, 정보 공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참가자가 서로에게 친구를 소개하여, 친구관계를 넓힐 것을 목적으로 개설된 커뮤니티형 웹사이트이다.
예) 트위터,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 Orkut, me2DAY Linknow, 스타플

오늘날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웹 기반의 서비스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외에도 전자 우편이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끼리 서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서로 의사소통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있어, 소셜 네트워킹은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킹 웹사이트를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신매체(뉴 미디어)로서 지난 몇 년간 각광을 받아오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강점은 수 천 만 명의 고유한(unique) 서비스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의 단점은 등록된 사용자들을 가지고서 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종류를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유형 중 가장 많은 유형은 사람들을 일정 범주로 분류해주고 있는 서비스이다. (아이러브스쿨과 같이 학교 동기, 동창으로 나누는 것이 그 예이다.) 이외에도 친구(보통 자기 소개 웹페이지)들과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용자들의 신뢰 관계에 기반하여 무언가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흔하다. (출처: 위키피디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항목)

트위터, 말과 문자의 결합

소셜 웹은 이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여 구축되는 ‘온라인 사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트위터의 경우에는 말(Speaking)과 문자(text)의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죠.

휴대폰으로 발전된 말 중심의 소통수단이 지닌 특징은 상대방과 바로바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실시간성입니다. 트위터에서는 각자의 개인 트위터가 집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단문 형태의 메시지를 올리면서 필요할 때 바로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짧은 내용이기 때문에 상대방도 트위터를 볼 때마다 응답이 가능하구요. 블로그가 지니지 못한 기동력을 트위터가 보완해 줄 수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문자 중심의 소통 수단이 갖는 다수와의 소통 역시 가능합니다. 자신의 기록을 트위터에 꾸준히 누적시키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송하지 않아도, 방문만 하면 그 사람의 현재 상황과 생각, 비즈니스에 대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용자

트위터 말고도 블로그, 미니홈피 등 각자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인맥을 구축하는 온라인 도구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형성되는 소셜 웹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눈높이마저 맞춰줍니다.

한국에 있는 사람이 외국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고, 회사 사장은 신입사원의 생각을 듣기 위해 매일 그들의 트위터에 방문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지요. 이럴수록 개인의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회혁신을 꿈꾸는 예비 기업가 분들에게 소셜 웹은 또 다른 네트워크의 장이자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통로인 셈이죠.

다음 글에서는 유영진 대표와 함께 소셜 웹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글_ 소기업발전소 김용건 인턴연구원 (handul@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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