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재난관리정책을 해부한다’ 세미나 현장

[##_1L|1269155097.jpg|width=”250″ height=”188″ alt=”?”|_##]희망제작소 부설 재난관리연구소가 7월 13일 주최한 “재난관리정책을 해부한다” 세미나 내용을 최희천 담당 연구원이 현장에서 스케치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한국의 재난관리정책을 해부한다(재난관리정책, 무엇을 어떻게 협력-경쟁-견제-비판-감시할 것인가)”는 주제로 재난관리연구소의 제 2회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어 있는 재난관리의 문제점과 무엇이 올바른 길인가를 모색하기 위해 7월 13일 희망제작소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건전한 정부비판을 주도해 온 시민단체들과 연구소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함께하는시민행동/행정개혁시민연합/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생태지평연구소/오마이뉴스와 더불어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및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에서도 참석하여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관점에서 재난관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였고, 재난관리 분야에 산재해 있는 역량들을 재난관리연구소가 모으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주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세미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간략히 요약합니다.

<세미나 요약>

재난관리연구소장(이재은)
재난관리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그 목적이며 활동의 양상은 다르지만 시민단체들도 같은 목적을 지향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재난관리 분야에서 연구자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언론은 협력적 조언자 역할에 그쳤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는 대안제시에 있어서는 정부와 경쟁할 수 있고 비판/견제/감시 역할도 할 수 있는, 행동력과 전문성을 모두 갖춘 역량 있는 단체가 시민사회에서 나와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우리 연구소가 담당하려 하며,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 연구소가 필요로 하는 현장성에 대한 노하우를 여기 참여한 여러 단체들로부터 듣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

함께하는시민행동(채연하)
재난관리와 관련하여 여러 예산들이 있는데, 편성이나 쓰이는 방향에 문제가 많다. 먼저 재난관리 예산은 일관성이 부족하며, 이는 일본과 비교해 볼때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방재청 예산은 일반회계가 아닌 특별회계 형식으로 되어 있어 재난이 적은 지역이 훨씬 많은 예산을 가져가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지방과 중앙의 비용분담이 50 대 50 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재원을 마련하는 만큼 중앙정부가 예산을 주는 것이다.

균특회계에 있어 예산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재난관련 사업은 100개 중 4-5개 정도로 c등급을 받고 있다. 이는 예산이 제대로 집행/관리가 안된다는 의미이다. 8-9월에 반복적으로 복구가 이루어지며, 이에 대해 시민과 주민 이외에 관료들의 행태 등을 살펴보면 얻을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행정개혁시민연합(박수정)
우리는 행적개혁에 중점을 두고 조직과 인력 중심으로 본다. 소방방재청이 재난관리 통합에 실패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체제를 바꾸자는 말도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재난관리체제는 현장의 문제인데 중앙-지방의 역할배분이 아니라 체제를 바꾸자는 것은 당황스럽다.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시민들의 불신도 크다. 국가 R&D에 있어서 안전관련은 0.1%에 불과한 것도 문제이다.

방재연구원은 자료공유 등이 미흡하며 폐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안전문화진흥법에 있어서도 이익단체적 성격이 진흥법으로 포장이 되었다. 우리는 체제나 시스템 등 거대담론에 경도되어 시민과 밀접한 안전 등은 소흘히 하지 않았나 싶다. 소방안전문화 형성도 시민사회의 역할일 것이다.

소방관련 조직에 대한 시민의 불신도 상당하다. 소방과 관련한 협회나 공사 등은 평가에서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정보공개 등 시민을 위한 배려가 전무하다. 소방관련 법령도 120여개가 얽혀 있어 부패유발 소지가 다분하다. 많은 문제가 있는데 일단 무엇이 필요한지 수요조사가 필요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남은경)
우리는 정책보다는 철저하게 현장중심의 계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사고/수해 현장을 답사했고 최근에는 다중이용시설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구지하철 사고 1년 후 다시 현장에 간 적이 있다. 사고 이후 많이 바꾼다고 했지만 시민들이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은 전혀 개선이 없었다.

대구 지하철 사고 직후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있을때 일본은 조사단을 파견해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조사하였다. 우리의 사고 후 일본은 바닥에 야광을 설치하는 등 식별할 수 있도록 바꾸었지만, 우리는 돈을 들여 시스템 같은 것들만 바꾸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미흡하다. 다중위험시설과 관련해서도 검증시스템이 없다. 다중시설 평가도 현재 위탁되고 있는데, 업주들로부터 용역에 대한 비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

참여연대(이재근)
참여연대는 재난관리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민방독면 보급사업을 감시했던 사례가 있다. 국민방독면 보급사업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업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전에 화생방용으로 보급되던 방독면이 개조되었는데, 문제는 개조한 방독면의 성능이 불량하여 오히려 쓰지 않은 것보다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정책의 도입 근거를 조사했는데, 방독면 제조사의 수익창출 이외에는 근거가 없었다. 투자한 예산은 150억 이상이었는데 문제 투성이였다. 정책의 결정과정에 대해 참여연대는 장관부터 방재청 실무자까지의 명단을 확보하고 공개했다.

막대한 예산이 낭비되었음에도 실제 책임지고 처벌받은 사람은 뇌물받은 일부 관계자 뿐이었다. 수백억이 투자되었지만 책임이 없는게 문제이다. 재난관리연구소가 이런 문제에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

오마이뉴스(김병기)
재난보도를 보면 대부분 매년 재해가 나면 같은 제목이 난다. 사후약방문식 또는 일회성 경마중계식 보도가 중심이 된다.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복구가 제대로 되있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한데 클릭 수가 안 나온다. 이래서 공영방송의 역할이 크다.

언론이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또다른 이유는 재난피해지가 대부분 지방이라는 것이다. 중앙언론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제대로 안 된다. 이런 건 국민안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의미를 살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으로 만들어 전달해야 한다.

수재가 나면 수재의연금을 모은다. 물론 의미는 있지만, 문제는 대부분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세 과시 용도로 한다는 것이다. 그런 것보다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게 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대부분 언론은 비판적 보도를 많이 하는데 재해지역 공무원들은 나름대로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모델들, 군/민이 합동하여 제대로 복구한 사례들을 적극 발굴보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가령 집 주변 제방에 금이 갔다 하면 현장주민들이 잘 알 것이다. 그런 제보를 상시적으로 받아 공무원에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재난관리연구소가 고민해서 올바른 제보시스템이 확보될 수 있었으면 한다. 언론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경마식/사후약방문식 보도에젖어 있는 언론들의 경각심 일으키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역할들을 잘 해 주셨으면 한다.

생태지평연구소(박항주)
재난이란 일상에서 벗어난 특이한 현상이다. 또한 교통사고, 대기오염도 재난이다. 재난은 일상에 숨어있는 게 많다. 일상에 숨어있는 폭력성과 재난을 고민했으면 좋겠다.

재난과 관련해서 2가지 비대칭성이 있다. 수해를 보면 하천변에 있는 사람이 피해를 보는데 하천변에 농사하고 거주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이다. 이런 비대칭성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 재난이 일어나면 모든 이들이 피해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약자가 피해를 많이 보게 되는 비대칭적 성격이 있다.

또 하나는 수해 나면 물가가 올라가고 생필품 가격이 올라간다. 생필품 가격의 상승은 저소득층이 깊게 느낀다. 재난이라는 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요소이지만 기후변화는 장기간 예상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며, 지역발전모델 복원에 있어서도 같은 고민을 했다. 복구예산 대부분은 SOC와 관련된다. 몇 천만원이면 마을을 계획할 수 있다. 도로는 불편해도 된다. 마을발전이 더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예산 탄력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강원도 수해에 있어서도 인제군 덕정리가 가장 피해가 컸지만 정부는 평창에 대부분을 지원햇다.

이런게 비대칭적 성격인데 사후관리도 정치적으로 판단한다. 방재청은 조정능력이 부족하다. 기후변화도 지구적 차원의 재해가 된다. 황사도 재해이다. 국제적/국가적/지역적 재해를 분류해서 실질적 정책을 냈으면 한다.

재난관리연구소(이호동 운영위원)
정책과정이 민주적이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정책이라는 건 부분적으로 최적이지 전체로 최적이 아니다. 그래서 문제가 나온다. 정책이 폐쇄적이라 평가감시가 이루어지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정책이 일부에게 독점되어 대안적 정책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이다.

연구소가 추구해야 할 게 있다면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중개자 교육자 역할도 담당해야 하며 사회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성과의 질도 높아야 하며, 이익단체로부터독립성이 필요하다.

재난관리는 발빠른 행정이 필요하다. 대구지하철 사고 이후 일본은 다음날 조사를 실시하였고, 옴 진리교 사고 이후 다음날로 쓰레기통이 제거되었다. 치우치지 않는 종합적 노력과 서로가 정보를 공유하고 돕는 게 필요하다.

재난관리연구소(위금숙 재난관리정보실장)
우리가 할 부분은 실사구시이며, 네트웍 구축이 필요하다. 네트워크되는 기능들 중에서 빈 부분은 우리가 해야 한다. 공무원은 순환보직이라 비전문가 생산되는 것이 문제이다.

제3의 시각에서 비판하려면 전문가가 계속 있어야 한다. 이슈가 터지면 정부에서는 즉흥대안이 나오는데 정부 내에서는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 거기서 위기의식이 사그러든다. 사고가 터지면 다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또 일회성 대안이 나온다. 전문가의 감시가 필요하하며 방독면 사례가 그것이라고 본다.

재난관리연구소(김겸훈 부소장)
비판과 감시가 중요하다. 정책 하나하나는 의미가 있지만 전체 구조에서는 다르다. 예를 들어 긴급복구가 또 다른 흉기일 수 있다. 각 부처는 자기영역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는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

예산감시활동은 많이 있루어지고 있는데, 실제 집행과 성과에 관한 관심이 부재한 것이다. 재난관리연구소는 남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분에서 감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이상경)
공무원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기 위해 왔다. 재난이 발생하면 위험성 부분 때문에 다른 가치들이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위험성과 관련되어 해결해야 하는 가치와 평상시의 준법을 지혜롭게 조화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실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종료 후 기존잣대로 얼마 만큼 잴 수 있는지 판단이 안 서는 부분이 있다. 각 단체가 하신 말씀들이 이해가 된다. 재난관리 분야는 한 부처가 전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계/조정/ 방향성이 중요하다.

이번 정부에서는 기초를 세웠고, 재난관리 기능들을 모아 끌고 나가는 건 다음 정부에서는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본다. 건전한 비판과 연구를 통해 발전이 있을 것이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각 기관들의 권한과 영역이 있어 관여와 개입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비판들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반영시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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