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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고 있는 단체의 사업이나 활동을 알리고자 할 때, 무엇을 목표로 홍보 전략을 짜나요. 조회수, 참여도, 후원자 증대, 또 다른 무엇?!

나름의 목표를 설정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홍보 전략을 짤 때 장애물을 맞닥뜨립니다. 대면 홍보를 비롯해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뉴스레터 등 우리 단체의 사업과 활동을 알릴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났지만, 어떤 홍보 수단을 중점적으로 활용할지 우선순위 정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더불어 단체 내부의 요구도 반영해야 하고, 캠페인을 접하는 사람들과의 접점도 고민이죠.

이처럼 차곡차곡 쌓인 고민의 맥을 짚어주는 <실무충전 시즌2>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 소장이 ‘비영리홍보 A to Z’를 전해주셨는데요. 김 소장의 발제를 재가공해 전합니다. 우리 단체에 걸맞은 ‘홍보의 숲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을 찾길 바랍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비영리 이슈’는 없다.

비영리 단체의 꽃은 사업과 활동을 알리는 ‘캠페인’입니다. 단체와 연결고리 있는 분부터 처음 단체를 인식하는 불특정 다수를 만날 수 있기에 단체로서 캠페인은 ‘기회’입니다. 그렇다고 ‘끼리끼리’, ‘알음알음’ 캠페인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쉽죠. 비영리 캠페인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 단체의 사업과 활동, 정말 매력적인가.
2. 캠페인을 알리는 콘텐츠, 정말 설득력을 갖고 있는가.
3. 콘텐츠 배포, 타깃 시민에게 적절하게 배포하는가.

위 세 조건 중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요. 바로 1번. 캠페인의 주춧돌인 ‘사업과 활동’입니다. 너무 익숙한가요. 사업과 이슈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단체가 내세우는 사업과 이슈가 ‘새로운 이슈’일까요. 대개 과거부터 제기된 사업이거나 이슈이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환경단체에서는 ‘탈원전 이슈’를 꽤 오랫동안 말해왔습니다. ‘탈원전’이라는 키워드로만 시민에게 캠페인을 소개했을 때, 시민은 ‘아! 새롭다. 참여해야겠다’라며 반응하지 않는 편이죠. 왜 그럴까요. 콘텐츠에도 ‘편견’과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라텍스 방사능’이라는 키워드는 어떨까요.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방사능’ 문제를 제기하는 만큼 시민은 한 번 더 캠페인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간 했던 비영리 캠페인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우리 단체가 선보이는 사업과 연구가 매력적인지 살펴야 합니다. 아무리 유능한 마케터를 데려와도 이슈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죠.

📌 비영리 캠페인을 성공으로 이끄는 이슈의 특징 6가지

비영리 캠페인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과 이슈가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셨나요. 이제 비영리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이슈의 특징을 소개해 드립니다.

1. 타깃 관련성: 우리가 진행하는 사업이 시민의 일상생활에 얼마나 밀접해 있는가.

밀접함이 떨어지면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 이슈를 다룰 때 특정 노조의 입장 위주로 전한다면 밀접함이 떨어지죠. 반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사용하는 일상적 공간에 대한 이슈를 한다고 했을 때는 관심을 가질 법하죠. 이슈 관련한 키워드는 썸트렌드(https://some.co.kr/)를 통해 미리 살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2. 공분: 분노의 대상이 명확하고, 분노의 감정이 있거나 새로 생기는가.

단체가 제기하는 이슈와 관련한 분노의 대상이 누구인지 찾아봅니다. 더불어 문제를 일으키는 당사자가 시민이 일상적으로 분노하는 대상과 겹치는지 검토합니다. 만약 그러한 대상이 없다면 캠페인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경우 분노 대상과의 연결고리를 찾아서 이야기를 풀어주는 게 좋습니다.

3. 낯섦: 새롭거나 의외의 사실에 기반하고 있는가.

콘텐츠는 진부할수록 매력이 떨어지죠. ‘기후변화는 위기입니다’라는 표현은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후위기는 인권문제’라는 문장을 내세웠을 때 우리는 기후위기 이슈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4. 시의성 : 해당 이슈는 지금과 관련돼 있는가.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은 중요한 문제이지만, 시의성은 없죠. 익숙한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이 심각했을 때는 시민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단체에서 시의성에 걸맞은 캠페인을 기획해 확산하는 게 좋습니다.

5. 시급성: 당장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인가
6. 효과성: 해결책은 실현가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가.

비영리 캠페인에서 이슈를 알리는 것뿐 아니라 ‘서명 운동’을 자주 벌입니다. 어떤 제도나 이슈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시민의 참여를 ‘서명’으로 받는 행위인데요. ‘서명해주세요’라고 요청하기보다 ‘지금 당장 서명에 참여할 이유가 있는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더불어 서명을 통한 해결책이 실현 가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대체로 시민은 참여를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캠페인의 이슈의 시한이 있다면 ‘마감 기한’을 강조하거나, 서명으로 참여했을 때 어떤 해결책이 제공될 수 있는지 등 서명을 이끄는 문구로 가공해 쓰는 게 좋습니다.

📌 비영리 캠페인을 알리는 디지털 마케팅의 종착지는?

비영리 캠페인의 종착지는 어디일까요.

1. 널리 알려 단체 인지도를 높인다.
2. 후원자를 모은다

둘 중 하나를 캠페인의 종착지로 구상하고 계신가요. 그러나 우리는 ‘참여’를 재해석해봐야 합니다.

1. 뉴스레터 구독자 수
2. 팔로워 수
3. 캠페인 참여자(서명자) 수

과거보다 소통 채널이 늘어난 만큼 ‘구독’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해야 합니다. 캠페인을 통해 직접 후원을 요청해도 좋지만, 성사될 확률이 낮고요. 오히려 소통 채널의 참여를 만든 뒤 일시후원-정기후원-장기후원-증액후원 등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간접 방식을 검토하는 게 좋습니다. 구독자 수나 팔로워 수는 시민의 ‘입소문’으로 널리 퍼뜨리는 방식이기에 중요한 참여인 거죠. 이처럼 이메일, 전화번호, 연락처 정보 등을 확보한 뒤 단체의 사업이나 활동에 참여수준이 깊어지도록 유도하면, 우리가 바라는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겁니다.

📌 홍보 매체 홍수 속 비영리 캠페인 배포하기 전 체크리스트

☑ 소셜미디어 : 단체 계정보다 개인 계정 활용도 방법. 나만의 일상적 언어로 단체의 캠페인을 녹여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방식을 시도해봅니다.

☑ 문자, 이메일, 소통채널 : 이메일의 효과성도 높지만, 카카오톡 채널의 상승세도 짚어봐야 합니다. 카카오톡 채널은 개인화된 채널로, 스팸으로 걸러지는 경우가 거의 없죠. 다만, 카카오톡 채널 소식을 받으려면 ‘친구추가’가 필수인 만큼 단체에서 시민 접점 현장이라면 ‘친구추가’를 시민에게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채널을 통한 메시지 발신은 유료이기 때문에 단체의 상황에 맞춰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 언론사 등 뉴스 미디어 : 캠페인 보도자료는 기사화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혹시 중요한 캠페인이 기사화됐다면, 단체의 홈페이지 링크가 아니더라도 언론사 기사 링크를 가져와 페이스북 등에 광고비를 집행하며 시민에게 배포하고,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 인플루언서 등 외부 소셜미디어 채널 :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은 비용 부담이 큰데요. 때때로 우리 단체가 진행하는 캠페인의 취지에 적합한 인플루언서에게 협업을 제안하면,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분도 많습니다. 처음부터 비용 부담 때문에 시도조차 포기하지 마세요.

☑ 검색광고, 소셜미디어 광고 : 페이스북 평균 페이지 도달률은 20%. 만약 우리 단체의 페이스북 구독자 수가 10,000명, 광고비가 1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면, 1인당 50원 홍보 비용 지출(2,000명)하는 셈입니다. 홍보비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보여도, 캠페인을 2,000명에게 알리는 최소한의 비용을 지출하며 홍보 전략을 짜는 게 필요합니다.


📌 <실무충전 시즌2>에 참여한 톡톡커들의 Q & A

Q. 사업이나 이슈 자체가 시민 접점이라기보다 다소 딱딱한 주제로 정해진 상황이라면(용역 수주), 콘텐츠 재가공하고 배포하는 걸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까요?
A(김철환). 사업이나 활동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콘텐츠도 매력적이지 않아요. 여기에 쓰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되, 될만한 콘텐츠에 집중합니다. 연말에 우리 단체가 다룬 이슈를 쭉 나열해서 보면서 콘텐츠로서의 매력도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슈 매력도에 따라 콘텐츠 생산도 선택과 집중을 하는 거죠.

Q. SNS 관리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좋은 콘텐츠로 어떻게 좋은 이목을 끌 수 있을까요. 구성원의 개인계정을 활성화하면 좋을까요?
A.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 해봐야 해요. 우리 단체가 올리는 콘텐츠에 감동과 매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거죠. 개인 계정을 통해 실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플라톤아카데미는 플랫폼에 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재단의 특성상 인스타그램은 적절하지 않을 테고요. 오히려 텍스트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Q. 카카오 채널은 어떤 매력을 높여서 활용해야 할까요.
A. 카카오톡 채널은 유료 메시지 채널입니다. 메시지를 발송할 때마다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자주 보낼 순 없을 테고요. 한 달에 한 번씩 주요 사업 정보 메시지를 보내는 거죠. 그런데 카카오톡 채널을 사람들이 스스로 구독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추첨이나 이벤트로 유도하는 것도 한계가 따릅니다. 따라서 우리 단체와 연결대 있는 사람들 기준으로 구독을 확산하는 게 좋습니다. 교육 행사가 있을 때마다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해주시면 우리 단체의 활동을 아카이빙한 정보를 한 달에 한 번씩 보내드릴게요’라는 방식으로 시민과의 접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Q. 실무자가 봉사자입니다. 활동이 온라인 베이스인데요. 시민들이 어떻게 참여하게 해야 할까요.
A.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요. 카드뉴스와 영상을 매번 만든다고 해도, 내용이 재미없다면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캠페인에 집중해 캠페인만을 위한 별도 페이지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힘을 줄 때 주는 게 낫습니다.

Q. 콘텐츠 담당 직원이 1명입니다. 이렇게 소규모 단체는 어떤 식으로 홍보해야 할까요.
A. 선택과 집중은 여기에서도 해당되는데요. 비영리 단체에서는 일대다 업무를 많이 맡곤 합니다. 모든 걸 다 하려고 욕심을 내기보다 콘텐츠 제작은 전문가에게 맡겨 매력적으로 제작하고, 중요한 캠페인은 실무자가 광고비를 집행해서 시민에게 적절히 배포하는 과정을 시도하는 게 좋습니다.

Q. 지금까지 홍보 확산 측면 위주로 얘기를 나눴는데요. 홍보 결과를 수렴하는 측면에서 정량, 정성 지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A.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정량적 성과의 유의미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규모 단체는 기업과 다르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데요 아무래도 대기업보다 이용자와의 접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 번 만났을 때 성과를 높여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어떻게 직접적으로 참여했느냐(후원, 서명 등)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마케팅하는 게 중요합니다.

Q. 캠페인 진행하는데. 물리적 보상 외에 심리적 보상이 고민입니다. 어떻게 캠페인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까요.
A. 서명 캠페인의 경우 예전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죠. 서명은 깊은 수준의 참여가 아니기 때문이죠. ‘플라스틱 방앗간’처럼 캠페인을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 시민이 참여하도록 이끄는 게 좋습니다.

–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yj@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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