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충전 시즌2] 아카이브에 제격인 ‘노션’ 활용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시화되면서 업무 협업 툴도 주목 받았습니다. 대면으로 일할 때 고민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 온라인으로 협업하면서 하나 둘씩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익숙한 툴인 대화창 중심으로 업무를 하기도, 유료로 업무 협업 툴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습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온라인으로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면서 의사결정하는 단체로 나아가는 만큼 코로나19의 상황 때문만은 아니어도 ‘온라인 협업’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노션’으로 협업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중인데요. 김보림 활동가가 발제한 <실무충전 시즌2> 다섯 번째 강의 ‘업무협업도구 노션, 실제 활용기’를 재가공해 전합니다.

📣 기후운동의 주체, 누구나, 언제, 어디든 연결을

청소년기후행동은 서울 경기 중심의 소수 활동가가 대면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에는 조직이 커지고, 기후운동의 주체로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수용했습니다. 다양한 구성의 사람들이 만나면서 온라인으로 연결된 조직으로 나아가는 중입니다.

따라서 조직 운영도 상근 활동가가 꾸리기보다 비상근 활동가가 의사결정에 온라인으로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온라인으로 자료와 정보를 공유하면서 의사결정하는 구조로, 청소년기후행동이 공유하는 가치와 소통 구조에서 지켜야 할 원칙(수평, 존중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완벽하지 않은 첫 시작, 업무 협업 도구의 변화

2018-2019년에는 다섯 명 남짓한 활동가 중심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대면 혹은 주로 카카오톡으로 만나서 논의와 의사결정을 했습니다. 체계적인 구조보다 대화창에서 모두 결정했는데, 결국 ‘카톡 지옥’이라 불릴 정도로 놓치는 일이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논의한 내용은 한글 파일, 워드 문서로 저장해서 내 컴퓨터에 저장해서 파일을 저장하는 정도였고, 아카이브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습니다.

동료들이 늘어나면서 소통방식의 체계화, 아카이브의 체계화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카카오톡은 대화창에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이 있고, 과거 데이터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또 2020년 초에는 카카오톡 방이 쪼개져서 무한 증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업무를 따라가기 어려워지고, 줌을 통해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등 비효율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역할과 책임을 구분해 온라인 방식으로 조직을 재편하자는 방향성 아래 협업의 방식을 꾸렸습니다. 당초 협업 툴 중 잔디를 사용하다가 비용 부담이 커져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디스코드, 밴드, 슬랙 등을 2~3개월 간 시범 TF를 만들어서 테스트를 했고, 결과적으로는 실시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끝에 슬랙과 구글 문서와 드라이브를 기본 툴로 활용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는 아카이브 성격이 옅어 다시금 필요한 소통 도구의 요건을 정리했습니다.

업무 협업 툴의 필요 조건

✅ 모바일/웹 모두 가능
✅ 가독성
✅ 개별 알람 및 메시지 편집 가능
✅ 원활한 의사소통
✅ 언어접근성
✅ 아카이빙

결론적으로 청소년기후행동은 슬랙으로 소통하고, 노션으로 아카이브를 하는 구조로 정착했습니다.

슬랙은 노션과 연동성이 좋습니다. 슬랙이 모바일과 연동, 알람이 세세하게 가능해서 협업이 가능하고, 가깝게 협업하는 단체가 슬랙을 쓰고 있다면 팀과 팀으로 협업은 공용 채널에서 오픈된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협업 체계를 조금씩 확장할 수 있는 툴인 것입니다. 노션은 구글문서나 워드문서, 트렐로, 엑셀보다 모두 노션으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에버노트 등 외부 메모 앱도 가져올 수 있어서 기능이 유용합니다.

📣 노션, 올인원을 추구하는 아카이브의 성지

노션의 비전은 올인원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워크스페이스 내 페이지를 만들고, 그 안에 블록이 존재해서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무료로 쓸 수 있는데요. 노션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페이지를 만들기와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하기입니다.

하나의 워크스페이스는 하나의 블록, 하나의 페이지들로 구성됩니다. 글쓰기, 페이지, 할일 목록, 제목 개요, 글머리 기호, 표 등의 기능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기능을 활용해서 협업도구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노션에서는 외부에서 가져오거나 연동할 수 있는 툴도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브하고 싶은 문서가 있다면 다음 여섯 가지 방식으로 쌓아갈 수도 있는데요. 표, 보드, 타임라인, 캘린더, 리스트, 갤러리 방식으로 자료를 쌓는다면, 필요한 분류에 따라 다양하게 내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외부에서 쓰는 자료(엑셀, 트렐로, 구글 드라이브) 등을 가져오기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카이브하는 데 용이합니다.

협업도구로서 노션은 ‘회의록’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각기 다른 회의록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쓰는 회의록 템플릿을 만들어 사용하면 일의 진행과정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회의 날짜, 회의 목적, 회의 진행자, 서기, 아젠다 체크자 등 회의 시 역할, 결정 사항 등을 기본적으로 포맷을 지정합니다 이러한 템플릿은 집중력 있게 회의를 이끌어가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개별적으로 담당자를 태그해 알람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및 피드백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 내부가 아닌 외부와의 소통 창구로도

이밖에 노션을 간이 페이지로 활용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닷페이스, 얼룩소, 아로마티카 등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가 있더라도, 간이 페이지를 노션으로 따로 제작해서 접근성을 높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사례를 소개합니다.

씨리얼
얼룩소
About 닷페이스
AROMATICA TEAM

업무 협업 툴은 조직의 상황과 운영 방식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고, 테스트로 실험하면서 안착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노션을 조직에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면 한 번에 많은 부분을 바꾸기보다 조직 내 구성원과 협의와 논의를 거쳐 운영 원칙과 역할, 관리를 세부적으로 조율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당장 노션을 도입하기 어렵다면 단체의 홍보 중 한 축인 조직 소개, 채용 공고 등을 노션으로 일부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현장에서 나온 Q&A

Q. 노션으로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나요.
노션으로 연말 파티나 회고하는 분들이 많아요. 노션으로 대화를 임베디드할 수 있으니까 실시간으로 채팅하거나, 프로젝트 아카이브한 내용을 보면서 회고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체 소개 페이지 등을 노션으로 만든 곳도 눈에 띄었어요.

Q. 청소년기후행동은 노션의 템플릿, 페이지 등을 누가 주로 운영/관리를 맡고 있나요. 더불어 이메일은 쓰지 않나요.
이메일은 거의 쓰지 않아요. 슬랙으로 소통하고, 노션에서 담당자 태그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회의 원칙이나 운영은 같이 논의해서 정하고요. 다이어리도 쓰다보면 정리하지 않으면 지저분해지는데요. 지속적인 운영/관리는 제가 맡고 있어요. 페이지가 많아질수록 소통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아카이브 용도로만 활용하고, 소통 채널은 슬랙이나 다른 툴을 따로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요.

Q. 자료 백업을 하고 있나요.
노션에서 내보내기를 할 수 있어요. 노션을 위주로 쓰긴 하지만, 구글 드라이브도 병행해서 쓰고 있거든요. 나중을 위해서 각 채널마다 백업을 하고 있어요.

Q. 노션의 한계는 무엇인가요.
제가 정리를 잘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처음에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합니다. 노션을 메모장처럼 쓴다면 대체재가 많죠. 그러나 노션을 추천하는 이유는 데이터베이스입니다. 템플릿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눈이 생깁니다. 또 회의록 템플릿 등을 지정하면 조직을 체계화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조직에서 노션을 도입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처음 시작이 궁금합니다.
‘카카오톡’이라는 논의 채널이 점점 버거워지는 상황이 있었고요. 일상과 일의 구분이 안된다는 걸 체감했어요. 온갖 소통 도구를 접근하기 시작했고요. 아예 노션을 이렇게 쓰면 좋겠다고 페이지를 만들어서 단체 내 보여줬어요. 그리고 시도해보자, 라고 했어요. 생각보다 나아진 점이 발견되어 지금까지 쓰고 있는 것 같아요.

Q. 모바일 소통을 위주로 활동하고 계신데, 소통 방법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 때문이라기보다 단체의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대면보다 온라인에서 만나서 정보를 접하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방향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줌을 통해서 만나는 과정이 있었지만, 논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면 계속 놓치게 되더라고요. 오히려 아카이브를 제대로 정리해야 회의를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대면 소통이 아니다보니까 친해지는 것도 어렵거든요. 전면에 수평, 존중 원칙을 끊임없이 환기하는 과정을 이어왔어요.

–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yj@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