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5개국 NGO, 한 자리에 모였더니…


9월 2일, 유례없이 강한 태풍이 서울을 강타했다. 길가의 나무가 쓰러지고, 대중교통이 마비되었다. 그야말로 서울 시내는 혼란에 빠졌다. 같은 날, 서울 남산 끝자락에 위치한 문학의 집에서는 아시아 15개국 67명의 NGO 리더들이 모여 사회혁신이라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9월 2일부터 4일까지 희망제작소와 인텔 아시아는 제1회 아시아 NGO 이노베이션 서미트(ASIA NGO INNOVATION SUMMIT, 이하 ANIS 2010)를 공동주최했다.

 ‘INNOVATE, CONNECT, BUILD ASIA : Building Capacity for Changing Asia (아시아를 혁신하고, 연결하고, 건설하라 : 아시아의 변화를 위한 역량강화)’라는 구호 아래 빠르게 변화하는 아시아 사회 속에서 NGO들이 당면한 도전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해결책을 함께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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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의 초점은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과 소셜미디어를 아시아 NGO가 어떻게 이용해 기존의 활동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것인가에 있었다. 시민참여ㆍ재정적 지속가능성ㆍ거버넌스와 파트너십ㆍ 네트워킹과 정보교환은 이러한 논의의 해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찾아가기 위해 마련된 세부 주제였다.

놀라고, 전염되고  

ANIS 2010은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아시아 NGO들이 만나는 아시아 최초의,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 ANIS 2010을 통해 우리가 확인한 중요한 사실은 아직 발견되지도, 충분히 공유되지도 않은 혁신적 사례가 아시아 내에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공유하려는 참가자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34개의 사례가 공유된 포스터 세션(참가자가 자신의 활동 사례를 포스터 한 장에 기술한 뒤 포스터 옆에 서서 다른 참가자들에게 설명해주는 세션) 에서 참가자들은 서로가 가진 아이디어의 유사점에 놀라고, 차이점에 전염되어갔다. 행사장이 소란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모두 대화에 열을 올렸다. 사례 공유와 더불어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가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졌다.

[##_1C|1078867332.jpg|width=”500″ height=”33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포스터섹션_##]
우리는 웹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소셜이노베이션 캠프가 한국과 호주 등 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오랜 역사를 지닌 NGO들이 사회적기업 지원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일례로 농부들에 의해 설립되어 교육 등 전통적인 형태의 활동을 펼쳐왔던 인도네시아 NGO 비나 스와다야(Bina Swadaya)는 지역 공동체를 위해 마이크로크레딧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청소년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을 시작한 한국의 하자센터도 현재는 사업의 초점을 청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인도 맨발대학은 전문적인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최하층 카스트 계급의 여성을 태양열 에너지 기술자로 길러내고 있었고, 일본의 어스데이머니(Earthday Money Association)는 지역화폐 운동을 통해 주민들의 폭발적인 자원활동을 이끌어냈다, 미국의 넷호프(Nethope)는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재난지역의 구호활동을 돕고 있었다. 

[##_1C|1230543287.jpg|width=”500″ height=”37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인도 맨발대학 설립자 벙커로이 _##]
NGO들의 열정적이고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시아 사회는 빈곤, 인권, 전쟁, 성차별, 아동 노동 등 고질적인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 이번 서미트와 같은 기회를 통해 서로의 혁신적인 사례를 공유하고, 배우고, 복제한다면 이러한 사회문제의 해결이 상당 부분 촉진되리라 기대할 수 있었다. 

온고지신의 묘

사회혁신을 위한 아시아 NGO의 역량강화란 새로운 기술이나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을 공유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호주 사회혁신센터(The Australian Center for Social Innovation)의  브렌트 카핀(Brenton Caffin) 대표 역시 기조연설을 통해 네트워크화된 사회와 전통적인 NGO의 능력이 만날 때 사회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ANIS 2010 참가자들은 행사 기간 중 향후 협력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았으며, 마지막 날 이를 두고 심층적인 토론을 벌였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향후 계획이 마련되었다.

1. ANIS 2011을 위한 워킹 그룹의 형성
이 그룹은 앞으로 ANIS 2011을 함께 기획하고, 이를 위한 사전 연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사전연구는 전통적인 영역의 주제와 함께 이 주제를 관통하는 새로운 영역의 주제를 대상으로 이뤄질 것이다.

2.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소통 공간마련
이번 ANIS 2010을 통해 아시아 NGO의 혁신적 사례가 서로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 서로의 사례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공유해가야 한다는 것이 모든 참가자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를 위한 사이버 공간으로서 웹사이트 형태의 아니시즈(ANISEEDS)가 제안되었다.

3.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설
전문 펀드레이징(모금) 스쿨, 아시아 NGO 활동가를 위한 교환 프로그램, 웹을 통한 NGO 모금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제안되었다.

[##_1C|1191336784.jpg|width=”500″ height=”33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행사에 참가한 아시아 NGO 관계자들의 열정은 아주 뜨거웠다. 아침부터 밤까지 빡빡한 일정 속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해 아쉽다고 불평할 정도였다.

부족했던 시간들을 행사 기간과 동일한 농도로 채우기는 어렵겠지만, ANIS 2010은 이제 시작이다. 행사 후 첫 번째 미팅이 6주 후로 결정되었다. 공간적인 제약을 넘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진행될 이 미팅에서 ANIS 2010의 결과물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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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S 2010의 파트너 단체로 많은 도움을 주신 유엔글로벌컴팩트 코리아ㆍ시민사회네트워크ㆍ아레나ㆍ아름다운재단ㆍ아름다운가게ㆍ하자센터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글_ 뿌리센터 한선경 연구원 (alreadyi@makehope.org)
사진제공_ 인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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