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부는 대안교육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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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문을 연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희망제작소가 위탁 운영하는 공공교육기관입니다. ‘서로 배우며 함께 성장하는 정다운 우리 학교’를 지향하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여러분께 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해외평생학습동향 ① 영국에 부는 대안교육의 바람

수원평생학습동향리포트 ‘‘에서는 전세계 다양한 평생학습 관련 동향과 사례, 단체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생적으로 움직이는 대안교육운동부터 각 나라의 평생학습 정책을 대표하는 단체와 프로그램까지. 정해진 틀은 없다. 각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접하면서 우리의 평생학습 체계와 내용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기대할 뿐이다.

첫 번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OECD의 ‘학습과 일터를 연계한 개인의 발달을 도모하여 평생교용의 가능성을 증진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상정하는 시장중심형 학습사회론’을 추구한다. 평생교육정책에서 인력자원의 개발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런 평생교육정책은 책무성과 가시적인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문화를 형성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반대 급부로 시민단체 등 제3섹터 그룹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안교육운동과 프로그램이 개발·운영되고 있다.

넌 학생, 난 선생? 그런 고정관념은 이제 그만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구분은 필요 없다. 누구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나 배울 것이 있다. 공부는 일방적 지식 전달의 과정이 아니라, 공동작업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부는 가지런히 정형화된 지식 체계를 축적하는 정체된 경험이 아니라, 날카로운 질문과 자유로운 토론 및 대화와 창의적 아이디어 교환으로 어우러진 역동적 경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는 비쌀 이유가 없다.

영국의 이러한 대안교육운동(alternative education movements)은 고등 교육의 상품화, 스펙화 및 엘리트화에 대한 저항으로 그 역사가 그리 짧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의 ‘Occupy’, ‘아랍의 봄’ 등 전 세계적인 반자본·민주주의 운동 물결과 현 영국정부의 대학 등록금 인상, 인문·사회·예술 분야 교수들의 연구비 보조 삭감에 의해 그 운동력에 강한 탄력이 붙었다. 영국에서 불고 있는 대안 교육 바람을 한 번 맞아보자.

Tent City University

Tent City University는 글자 그대로 텐트에서 하는 공부다. ‘Occupy London’ 시위를 위해 텐트 아래 모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학습 공동체다. Tent City University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었고, 온라인 캘린더는 등록된 워크숍 일정으로 꽉꽉 채워졌다. 시위가 진행되는 몇 개월 동안 일련의 저명 작가, 사회활동가, 언론인, 교수 등이 워크숍을 열었고, 쇼핑 나온 사람, 학생, 사회활동가, 관광객 등 관련 주제에 대한 소위 전문가부터 평범한 시민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워크숍에 참석했다. 금융위기, 아랍의 봄, 신학, 신용협동조합 설립하기 등 다루는 주제도 매우 광범위했다. 각계각층,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에너지 넘치는 의견 교환과 질문을 통해 정치·사회·교육적 통념에 대해 날카롭게 도전했다.

Tent City University는 즉흥적으로 만들어져, 빠르게 확산되었기 때문에 장기적 운영 계획이 수립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Occupy 2.0’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그 중요한 한 축으로 Tent City University 제 2라운드가 열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_1C|1099144079.png|width=”450″ height=”32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Tent City University 홈페이지_##]?한 가지 정보 더. Tent City University의 웹사이트 메인 메뉴 중 ‘Economics’라는 탭을 클릭하여, ‘Occupied Economics’라는 온라인 학습과정을 수강해 보자. 단, 20분 또는 5분만 투자하면 ‘Diploma in Occupied Economics’ 또는 ‘Certificate in Occupied Economics’ 증명서를 다운받을 수 있다. 자칫 비장할 수도 있는 주제를 이렇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경쾌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재미있다.

?Social Science Centre

?2010년 여름, 높은 접근성과 참여자들 간의 협업을 중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학이 Lincoln 지역에서 싹을 틔었다. 전통적 방식의 대학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지향하는 학교지만 기존 대학들과 경쟁할 생각은 없다. Social Science Centre는 그들과는 뭔가 다른 것을 추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2012년 가을에 첫 입학생을 받을 예정이다. 등록금은 없다. 학생과 선생 그리고 운영스텝 간 구분도 없다.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비위계적·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센터가 운영된다. 약 20명의 입학생을 받을 예정이며, 대학 학위 수준의 졸업 증서가 제공될 예정이다. 증서 한 장 달랑 주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학문적·지적 성과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기술할 계획이다. 학사 학위는 6년, 석사는 4년, 박사는 8년 정도의 파트타임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 제공된 증서의 학문적 우수성 검증을 위해 준회원 자격의 전문가 그룹을 구성화여 객관적 검증자로서의 역할을 맡길 예정이다. 정해진 등록금은 없지만 학생과 선생들이 원하거나 여유가 된다면 자신들의 월급 중 1시간에 해당되는 금액을 자율적으로 기부할 수 있다.

정부의 대학 연구 보조금 삭감 조치에 의해 촉발된 이 운동은 대학의 시장 상품화에 저항하며 우리의 공동체적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본 센터는 협동조합 방식을 지향한다. 모두가 주체가 되어 서로 배우며 함께 기관을 운영한다. 수업 역시 이러한 기조 하에 열띤 토론, 절충, 협업으로 구성될 것이며 조사 연구 또한 선생과 학생의 협업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현재 30명 정도의 교수와 운영스텝이 참석을 약속했다. 대부분은 University of Lincoln 소속이다. 이들은 그들이 살고 싶은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학교를 꿈꾼다. 지역에 튼튼히 뿌리를 둔 채 서로 얼굴을 맞대고 나누며 협동하는 리얼 학습 공동체의 모습을.

[##_1C|1218936726.png|width=”450″ height=”33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Social Science Centre 홈페이지_##]??Really Open University

대안교육운동은 진정한 대중 지성 향연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추상적 개념이 아닌, 물리적으로 진짜 존재하는 공간 말이다. 내가 사는 지역 내 주민들과 일상 생활 속에서 실제적으로 접속하여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공간.

Really Open University는 이러한 학습 공간을 지향하며 Leeds 지역에 문을 열었다. 그들의 미션은 개인의 창조력과 비판적 역량을 배양할 수 하는 자유롭고 주체적인 교육 시스템을 형성하는 것이다.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학교다.

대중 강연·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지만 Really Open University의 정수는 ‘Space Project’ 이다. 학교 밖 학습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단순히 학습 행사 및 모임을 위한 공간 대여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오산. 이 곳의 특징은 신청된 단일 프로그램들 간의 만남에 있다. Space Project 담당자는 신청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고 서로 만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적절히 매칭해 준다. 일종의 큐레이터 또는 중매쟁이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다채로운 아이디어·지식·프로젝트·사람들 간의 만남이다.
[##_1C|1323592485.png|width=”450″ height=”317″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Really Open University 홈페이지_##]?The Free University of Liverpool

The Free University of Liverpool은 소수를 위한 특권적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교육을 상상한다. 영국 정부의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지만, 단순히 돈 문제뿐 아니라 영국 대학 교육의 전반적 문제에 대해 이슈를 제기한다.

이 학습 프로젝트의 특징은 예술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 예술가, 사회활동가, 교육자들에 의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예술을 경험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원활동가들이다. 첫 교육과정으로 2011년 10월에 6개월짜리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2012년 10월 3년짜리 Cultural Praxis라는 학사 학위 과정을 제공할 계획이다.
[##_1C|1357894391.png|width=”450″ height=”34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The Free University of Liverpool 홈페이지_##]

?분위기만 잘 타면 된다고? 천만의 말씀

Social Science Centre의 Mike Neary씨에 의하면, 이러한 실험적 대안교육운동의 활성화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고 한다. 부의 양극화 현상 심화, 세계적 재정 위기에 따른 각 국의 긴축 정책 등으로 인해 뭔가 해야만 한다는 시민들의 자발적 결의가 하나로 결집되면서 이러한 역사적 흐름이 조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Neary씨는 따끔히 충고한다. 각자가 그 흐름의 주체로서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에서 실험되고 있는 다양한 운동들이 다른 지역에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라지만 단순히 카피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이러한 단순 복제는 또 다른 형태의 상품화 및 대량 생산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_ 정선영 (수원시평생학습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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