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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약 9개월간 2019 서울시 시민참여예산학교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예산학교 수료 시 2020년부터 시민참여예산위원으로 추첨될 자격이 주어집니다.

참여예산제는 현재 지방재정법에 근거하여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243개)에서 시행 중입니다. 서울시도 2012년 참여예산 조례를 제정하고, 매해 참여예산 대상 사업비 규모를 확대하며 시민의 참여를 촉진하고 있는데요. 참여예산제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 시민들이 참여예산제 제도를 비롯해 사업 기획 및 제안, 사업 평가 및 모니터링까지 선순환되는 흐름을 이해하는 참여예산학교가 열리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의제와 사업을 발굴하는 것뿐 아니라 시민주권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특히 청년과 장애인(장애인, 장애인 관심있는 시민, 장애인 관련기관 종사자 등) 등의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참여예산 사업을 다양하게 제안하고, 기획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시민, 더 열린 참여

서울시에서는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참여예산제로 거듭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습니다. 2017년 거주 의미로 국한해 해석되기 쉬운 주민참여예산의 ‘주민’을, 시민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시민참여예산제로 명칭을 바꿨고, 참여예산사업 규모도 초기 500억원에서 2019년에는 709억까지 확대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전체 예산에 대한 시민참여 확대 및 내실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부터 시민숙의예산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입니다. 투표에 의한 한정적인 결정을 극복하고, 시민들이 숙고 및 토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숙의예산제가 시작됩니다.

예산의 주인은 시민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참여예산제를 전 지자체에 의무적으로 도입한 사례는 드뭅니다.  2004년 광주 북구, 울산 동구 중심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참여예산제를 실시했고,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전 지자체 의무 시행으로 확대됐습니다. 무엇보다 2014년 예산안 주민의견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2018년부터 행정안전부는 전체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참여예산제 운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참여예산제를 통해 주민의 요구를 시의적절하게 반영하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결정하는 과정이 정착되는 셈입니다. 더불어 주민들이 직접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예산을 감시하면서 나쁜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예산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2019 서울시 시민참여예산학교에서는 앞서 언급한 참여예산의 목적 실현뿐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독려하고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참여예산학교에서는 상대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청년과 정보의 비대칭성과 물리적 장벽으로 인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장애인 관련 분야를 특화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 참여예산학교에서는 청년 분야에 관해 당사자 중심의 청년정책과 참여예산제도에 대해 나눴고, 장애인 관련 분야에 대해서는 장애인 정책을 분석할 때 어떤 관점으로 풀어야 할 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물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문자통역서비스, 확대문자, 전자파일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 참여예산학교에 참여한 청년들은 서울 내 서로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교육을 받는 날만큼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에게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에 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같이 협력해 아이디어를 모은 만큼 다양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사업들이 제시되었는데요.

예컨대 1인 가구의 건강한 식사문화 확산을 위해 식재료를 사서 공유하는 공유 냉장고를 만드는 사업, 서울시의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인 ‘따릉이’를 대중교통과 환승할 수 있도록 마일리지가 아니라 직접 할인해주는 사업, 청년에게 회의 혹은 모임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주민센터를 개방하는 등의 사업이 제안되었습니다.

장애인 관련 참여예산학교에서 만난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은평구참여예산교육에 참여한 적이 있는 이호용 님은 “은평구 참여예산학교에서 정책과 예산의 흐름을 배울 수 있었고, 주민들의 관심이 사업으로 어떻게 반영되는 지에 관해 맛보기로 알 수 있었다”며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사업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지 등을 좀 더 공부하고 싶어 오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장애인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유영숙 님도 “장애인 예산에 관한 참여의 길이 생각보다 많은데 정책적으로 어떻게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지 알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장애인 참여예산학교 강연자로 나선 서해정 한국장애인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모든 정책과 사업은 예산으로 귀결되는 만큼 참여예산의 장애인 관련 사업과 예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장애인 인구는 2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에 5~6%를 차지합니다.  지금까지 장애인 관련 제안 사업은 부족했던 지라, 앞으로 시민들의 다양한 사업 제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 부연구위원은 “장애로 인해 정보를 취득하기 어렵거나, 시민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필요성을 낮게 바라봤을 수도 있다”며 “장애인 당사자주의도 필요하지만, 장애인을 분리 및 배제가 아닌 통합하는 관점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평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글: 방연주 경영기획실 연구원 | yj@makehope.org
– 사진: 시민주권센터 | 2019 서울시시민참여예산학교 청년 및 장애인 관련 예산학교 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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