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 소개

제이미 올리버, 도마 위에서 세상을 요리하다

쉽고 즐거운 요리법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인기 스타가 된 영국의 훈남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그런데 제이미 올리버는 음식만 요리하는 게 아니란다. 음식이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요리한다는 걸까?

올리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피프틴. 피프틴의 요리사는 모두 저소득 가정 출신의 청소년이다. 빈곤 계층의 아이들이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게 교육하고, 이 아이들의 취업을 돕는 것이다. 피프틴은 세계 각국에 지점을 두고 벌써 몇 년째 젊은 요리사를 길러내며 영국 사회의 빈곤층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제이미 올리버는 자신의 영역에서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요리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사회에는 지금, 이런 ‘사회적 요리사’들이 활약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부의 구실로 여겨온 빈곤 해소, 사회 통합 등의 문제를 시민사회와 지역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 발전을 주도해온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이 크고 작은 시민사회부터 정부, 재단, 기금과 언론까지, 새로운 영국을 요리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 ― 소셜 디자이너 박원순의 영국 사회혁신 리포트》는 영국 사회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혁신 사례를 들려준다.

새로운 영국을 이끄는 ‘사회적 요리사’들을 만나다!

영국 사회혁신의 심장부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은 단연 시민사회와 지역 사회다. 박원순이 가장 먼저 찾아간 ‘영 파운데이션’ 같은 단체가 바로 영국 시민사회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 단체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영 파운데이션은 연구와 조사를 통해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진단하기도 하고, 스스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벌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며, 다양한 사회적 기업과 시민단체가 탄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구실도 한다. 사회혁신의 싹을 틔우는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박원순은 이런 큰 단체의 지원을 받아 꾸준히 생겨나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지역 사회의 실천에도 주목한다. 영국 생수 산업 4위에 오른 친환경 생수 기업 벨루, 시각 장애인으로만 구성된 비누 회사 클래러티 등 일반 기업 못지않게 큰 규모의 사회적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회적 기업은 주로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두고 자기가 사는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형태의 활동을 하고 있다.

동네 주민들이 함께 예술 활동을 하며 노인 세대와 어린이들이 어울릴 기회를 만들어주는 매직 미, 노숙인 자립의 기회를 마련하는 트리니티, 시민들 스스로 자기 동네의 도로나 시설에 생긴 문제를 공공기관에 신고해 수리하는 픽스 마이 스트리트 같은 단체는 지역 사회 기반의 사회적 기업들이다. 그리고 이런 수많은 소박한 상상력이 모여 영국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고 있다.

영국 사회의 크고 작은 풀뿌리 실천 사례 뒤에는 이런 활동을 지원하는 여러 기관과 재단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로또 기금의 기부를 받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NESTA,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행정 서비스를 개혁하는 싱크 퍼블릭, 기부 문화 발전을 독려해 사회 변화를 이끄는 CFN, 다른 곳에서 지원을 받기 쉽지 않은 사회혁신 활동에 손길을 뻗는 에스메 페어베언 재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중간 지원 기관과 재단들은 크고 작은 사회적 기업과 시민사회 활동이 꽃필 수 있게 넉넉한 토양을 만들어주는 구실을 한다.

박원순은 시민사회와 적극적으로 손잡으려 하는 정부의 변화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영국 총리인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은 당선 전부터 ‘작은 정부, 큰 사회’를 주창하며 시민사회와 지역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런 영역의 활동가들과 함께 일할 것을 다짐했다. 보수당의 이런 선언에 의구심을 품고 정권 교체 뒤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영국의 시민사회는 여전히 잘 굴러가고 있다. 정권 교체 한 번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이미 시민사회를 뒷받침하는 여러 지원 기관과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렇게 사회 전체가 ‘풀뿌리 실천’의 중요성에 합의하고 탄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힘쓸 때, 영국처럼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이 뛰노는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새로운 상상력으로 세상을 요리하는 사회혁신 레시피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는 사회혁신의 에너지가 활발하게 흐르고 있는 영국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한국의 시민사회와 사회적 기업, 지역 사회 활동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정부, 재단, 시민사회 등 각 영역이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사회혁신의 원동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정부와 재단이 밀어주고 시민사회와 단체들이 당겨줄 때, 어느 하나 앞서가지 않고 사회 전체의 합의가 형성될 때 작은 기업과 재기발랄한 개인들의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놀이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영국 시민사회를 구석구석 돌아다닌 저자 박원순이 이 책에서 그려내는 영국 사회의 모습이 그것을 증명한다. 지금 여기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세상을 요리하려는 사람들은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를 펼쳐보자. 한발 먼저 시작한 영국의 동료들이 시끌벅적한 목소리로 알려주는 레시피를 전해들을 수 있을 테니까.

■ 목차

서문 혁신의 선례를 찾아 떠나다

1장 런던의 품으로

2장 사회 혁신의 심장부, 영 파운데이션
베스널 그린의 작은 집에서 시작된 영국 사회의 변화
청년이 미래다, 영 파운데이션의 영 프로젝트
행복한 세상을 위해 함께 손을 잡다
마이더스의 손, 론치패드
감옥의 경제학 – 사회변화투자
영 파운데이션의 고민과 미래

3장 영 파운데이션의 울타리 안에서
나를 감동시켜 주세요 – 매직 미
학교만 학교가 아니다 – 스튜디오 스쿨 트러스트
모든 것을 배우고 가르친다 – 모든 것의 학교
사회적 기업을 탄생시키는 2박 3일
사회적 기업가를 키우는 학교

4장 진짜 실용 정부는 이런 것이다
영국 보수당의 친사회적 변신
보수당 시대를 준비하는 시민사회의 자세

5장 영국의 착한 기업은 모두 여기로 모인다
사회적 기업의 허브, 더 허브
사회적 기업의 공식 창구, 사회적 기업 연합

6장 성공적인 사회적 기업들
노숙인을 새로운 삶으로 이끌다 – 트리니티
노숙인이 주인인 노숙인 단체 – B.HUG
영국 최고, 최대의 사회 복지 단체 터닝 포인트
생수업계의 혁명 벨루
영화로 노숙인을 구제하는 오픈 시네마
시각 장애인의 기업 클래러티

7장 협동조합의 다양한 얼굴을 보다
칼버츠 – 작은 인쇄 협동조합의 실험
사이클 트레이닝 – 자전거 타기 훈련도 훌륭한 미래 산업
주택 협동조합 운동의 선구자 CDS
플렁킷 재단 – 협동조합으로 농촌을 살리다
윤리적 금융 기관이 뜨고 있다
학교도 협동조합 모델로!
영국 협동조합 운동의 현재와 미래

8장 함께 살아가는 법을 새롭게 고민하다
여성 노인을 위한 공동체 주거
공동체의 주택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상상력
HARCA – 주택을 관리하는 공익적 사회단체
지역 사회 변화의 중심, DTA
에너지 자립 마을, 트랜지션 타운

9장 결국 지역 공동체가 해답이다 ― 커뮤니티비즈니스와 지역 주민 단체
가난한 지역의 종합 상사 어카운트 3
호크니 협동조합발전회 – 지역 발전의 베이스캠프
지역 주민들의 꿈을 이루는 커뮤니티 링크

10장 영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간 지원 기관들
NESTA 본부에 가다
행정 서비스 개혁을 디자인하는 싱크 퍼블릭
이노베이션 익스체인지

11장 전통적 자선 단체와 재단들의 혁신
영국 지역 재단의 연합체 – 지역 재단 네트워크
알렉 리드의 아름다운 프로젝트들
결혼 선물은 기브 잇에서 준비하세요
좋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빅 로터리 펀드
특별한 사업을 돕는 특별한 재단

12장 수익보다 사회 변화에 투자한다
정부를 대신하는 벤처 캐피탈, SIB
세상을 바꾸는 선순환의 구조 – 사회 책임 투자의 견인차 UKSIF와 글로벌 헨더슨
공공 행정 서비스의 혁명을 불러온 휴면 자산 위원회와 소셜파이낸스
착한 일에만 투자한다 – 트리오도스 은행
커뮤니티 기업, 지역 사회를 살리는 도구

13장 전통적 시민 단체도 혁신의 대열에 서 있다
언락 데모크라시 – 전통적 캠페인 단체의 고민
빅 브라더를 감시하는 사람들
시민 정신 없이 민주주의 없다

14장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발상 ― 디자인, 인증 마크, 윤리적 패션, 소셜 미디어
범죄와 싸우는 디자인
인증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다
돈이 되는 윤리
가치를 요리하다 – 제이미 올리버와 피프틴 재단
온라인 시민 사회를 주름잡는 1인 종군기자
웹으로 세상을 바꾸다
시상 제도가 만드는 세상

15장 스코틀랜드에 부는 사회 혁신의 바람
세상을 바꾸는 야심찬 여자들
들어보셨나요? 장소 이벤트! ?NVA
전통 문화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다 – 갈가엘

16장 도시에서 시골까지, 요크셔의 사회적 기업
공간 비즈니스, 타이거 11
지역 종합 개발회사, 로이즈 지역자치회
요크셔의 사회적 기업들
시골 지역의 사회적 기업들
지역의 사회적 기업이 가능한 이유
조용한 혁명가 – DTA 총수 스티브 와일러

17장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 단체의 인프라
유일한 시민사회 전문 잡지 《제3섹터》
좋은 세상의 이야기를 담는 포지티브 뉴스
사회적 기업을 위한 공간 CAN
윤리적 부동산 업자 에티컬 프로퍼티
비영리 단체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을 주다, 컨설팅 회사 망고
부록 내가 만난 사람들

■ 저자 소개

박원순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 1980년 사법 시험에 합격, 잠깐 동안 검사 생활을 했다. 1983년 검사직을 버리고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망원동 수재 사건, 구로 동맹파업 사건, 부천서 성고문 사건,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등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참여연대 창립을 이끌고, 아름다운가게와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했다. 2006년부터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소셜 디자이너’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