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총서 24
세상에서 가장 큰 작은 학교 이야기

■ 소개

마을이 학교다 ― 마을 곳곳이 배움터인 세상에서 가장 큰 ‘작은 학교’

광주시 북구 변두리 농촌 지역에 75년의 역사를 쌓아온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가 있다. 일제의 억압 속에서도 후손들에게 새로운 학문을 배우게 하겠다는 뜻을 모아 마을 사람들이 직접 지야동 들녘에 새운 신식 소학교를 세웠는데, 10리 길을 마다 않고 어린 아이부터 늦깍이 총각들까지 공부를 하겠다고 몰려들자,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른들은 선뜻 자신의 옥토를 희사해 마을 가까운 곳, 물골마을 언덕에 작은 학교를 세웠다.

이것이 지산 공립보통학교의 수곡간이 분교다. 지금은 한 집안의 삼대가 같은 학교를 졸업해 할아버지와 손자 손녀가 함께 학교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효령천에서 물고기를 잡고, 담양습지에서 겨울 철새를 만난다. 또 논두렁에 앉아 할아버지에게 직접 옛날 마을의 모습, 학교의 유래를 이야기로 들으며 역사를 공부한다. 마을과 마을 사람 전체가 학교인 셈이다.

인간적 규모의 교육 ― 작은 교육으로 큰 사람을 만들다

2001년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저자는 시내의 학교 대신 자신이 졸업한 광주지산북초교에 아이를 진학시키기로 결심하고, 학교 살리기 운동에 나선다. 생태적, 역사적, 사회적 환경을 담을 수 있는 학교 만들기의 실천으로 시작한 ‘꼬망동네학교 프로젝트’는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공동체의 텃밭이 되는 교육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아이들이 직접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를 만들어가도록 하는 문화예술교육 운동이 되었다.

2005년부터 ‘아름다운 작은 학교를 가꾸는 사람들 모임’을 자발적으로 구성해, 방과후 학교와 방학 캠프와 학교 설명회를 운영하고, 2006년에는 ‘아시아문화예술아카데미’의 마을 만들기 활동가 과정으로 ‘효령 마을과 작은 학교 가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동을 이어 나갔다.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고 학교는 분교로 축소되었지만, 작은 학교를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본교보다 학생 수가 더 많은 분교’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보도되었다. 아이들이 자연 안에서 지역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며, 소중한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다양하게 자기 표현을 할 수 있는 어린이로 자랄 수 있었기 때문에 저자는 아이들을 작은 학교에 보낸 일을 참 잘 한 일이라고 자부한다.

작은 학교가 희망이다

이 책은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따뜻한 정서와 올곧은 마음을 키워준 작은 학교를 지키는 과정에서 느낀 좌절과 보람을 모두 담았다. ‘크다’, ‘많다’에 길든 아이들에게 ‘작은 것’ 안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일깨우게 하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1장은 소나무와 대나무숲이 어우러져 있고, 시골 학교의 풍경을 간직한 작은 학교, 광주북초등학교의 유래를 설명한다. 2장은 운동장 안으로 연못물이 흘러들게 하고 볏단 베기와 빈 병 모으기 등을 하며 마을을 꾸리던 공동체 문화를 추억하는 모습을, 3장은 작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저자와 작은 학교 동문들, 지역 일꾼들이 벌인 실천을 담고 있다. 4장은 이러한 노력으로 지켜진 작은 학교에서 자란 목화와 동일이가 얼마나 감수성 짙고 창조적인 꿈을 꾸는 청소년으로 자라나는지를 아이들이 직접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통해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작은 학교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사고력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작은 학교 ‘큰’ 교육의 의미를 새기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목차

들어가며

1장| 추억이 꽃피는 작은 학교

물골 마을 언덕 위에 작은 학교를 세우다
작은 학교는 왜 효자 동네 새터 마을로 이사 왔을까
작은 학교에서 마을과 마을이 만나다
작은 학교의 향나무, 청와대로 이사 가다
마을 공동체문화를 이끌어주던 작은 학교와 새마을 창고

2장| 큰 꿈을 키우는 작은 학교

소나무숲길 따라, 철 따라 예쁜 꽃이 피는 작은 학교
도랑 물길을 따라 물고기가 노닐던 학교 운동장
비가 오지는 않을까 밤새 맘 졸이던 봄소풍의 기억
가을운동회는 마을 공동체 잔치마당
빈병 모으기, 보리 베기로 장학 기금을 만들다
졸업생 동문들의 추억 속에 살아 있는 작은 학교
추석날이면 작은 학교에서 광북지역체육대회가 열리다

3장| 아름다운 숲 속 작은 학교 살리기

향기로운 품성이 어우러진 작은 학교
작은 학교를 살리자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 공동체를 꿈꾸다
작은 학교, 아름다운 학교 가꾸기를 시작하다
작은 학교, 푸른 학교 가꾸기로 새롭게 태어나다
폐교 위기의 절망에서 새 싹을 틔우다 ― 꿈과 자연이 숨쉬는 작은 학교 만들기
함께 고민하는 학교 ― 사회단체, 학교, 학부모, 어드바이저, 학생들의 동상이몽
겨울방학 생태문화체험학습 ― ‘노~올자 작은 학교, 마실가자 효령 마을’
작은 학교와 더불어 살고 싶은 마을 공동체
새로운 작은 학교 이야기의 주인공을 기다리며

4장| 희망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는 작은 학교 아이들

작은 학교가 키우는 아이들 ― 글과 그림으로 피어나는 아이들

나오며
참고문헌

■ 저자 소개

이채연

이 책을 엮은 아버지 이채연은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작은 학교 살리기 활동을 도모해 생태문화체험학습을 이끌었고, 생태문화예술교육공동체에서 지역생태문화교육과 생태문화관광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고, 딸 이목화는 현재 지산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에며, 그림과 시에 관심이 많아 큐레이터나 시인 같은 창조적인 직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아들 이동일은 지산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며 만들기와 요리에 관심이 많고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과 상상력이 풍부합니다. 할아버지, 아빠, 그리고 목화와 동일이 삼대는 지금도 작은 학교의 소나무숲, 용버드나무 그늘, 고운 모래밭 운동장에서 함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