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푸르게푸르게총서 9
골목을 걷다

■ 소개

기어이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누군가의 눈에는 ‘우리 동네의 보잘것없는 골목’은 빨리 개발을 해야 하는 곳일 것이다.

‘좁고 낡고 불편한’ 골목을 ‘넓고 새롭고 편리한’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유행’인 시대, 600년 역사의 피맛골도 가뿐하게 재개발하겠다는 요즘, 무심코 지나치던 우리 동네 골목을 새삼 돌아보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구에 있는 영남일보 기자들이다.

여섯 명의 기자들은 9개월에 걸쳐 대구 구도심인 중구의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겼으며, 그 중 스물여섯 곳의 이야기가 담겼다.

뉴타운의 광풍 속에서 ‘올드타운’으로 남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삽질’이 아닌 방식으로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골목을 걷는 것은 ‘진정한 뉴타운’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자 바탕이다. 골목이 품은 층층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추억을 지키고 되살릴 때 우리는 정말로 ‘살고 싶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이다.

■ 목차

골목으로 들어가며 ― ‘로컬퍼스트’가 골목으로 간 사연

골목을 걷다, 달성에서 대봉동까지

달성 ― 2천 년 세월 흔적 따라 토성 한 바퀴
경상감영 ― 도심 한복판 시민의 ‘역사 쉼터’
대구읍성 ― 사라진 도시를 찾아서
종로 ― 화교와 기생들의 거리
남성로 ― 쌉쌀한 한약 향기 맡으며 ‘웰빙워킹투어’
서성로 ― ‘상화’, ‘고월’과 함께 길을 걷다
북성로 ― 소리로 감상하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
동성로 ― 박근혜 생가가 여기에 있었다
진골목 ― 달성 서씨 살았던 대구 최고의 부자 동네
계산동 ― 대구 천재들의 삼각지대
덕산동 ― 아, 빛바랜 연서 같은 이름이여!
동산 ― 대구의 ‘몽마르트’
시장북로 ― 글로벌 기업 삼성의 빛바랜 고향
수창동 ― 일제수탈과 국채보상운동, 엇갈린 두 역사의 접점
대신동 ― “골라, 골라” 서문시장의 질펀한 유혹
서문로ㆍ포정동 ― 일제 강점기 잘 나가던 정치ㆍ경제 1번지
대안동ㆍ향촌동 ― 그 곳에서 ‘종교와 문학’을 생각하다
태평로 ― ‘큰 평화의 길’에 숨겨진 역사의 아이러니
중앙로 ― 대구에서 가장 넓었던 도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교동 ― “없는 게 없네” 만물상 거리 된 옛 교육1번지
남산동 아미산 ― 무당골에 자리잡은 순교기념관
남산1동ㆍ봉산동 ― 연구산 돌거북 방향이 바뀐 이유는?
남산동 가톨릭타운 ― 거부 서상돈이 교황에게 바친 땅
공평동과 삼덕동1ㆍ2가 ― “즐겨라” 축제의 삶을 전하다
삼덕동3가 ― 재개발에 흔들리는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대봉동 ― 논밭 천지가 모던한 명품거리로

골목을 나오며 ― 걸으면 알고 알면 사랑하게 되나니

■ 저자 소개

김기홍, 이애란, 정혜진

이 책은 영남일보 기자 여섯 명으로 구성된 ‘골목탐사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다. 자연과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좋아하는 이지용 기자는 골목이 다 사라지기 전에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며 10킬로그램이 넘는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40회가 넘는 답사를 강행한 골목대장(팀장을 우리는 이렇게 불러요)이다.

글을 쓴 세 기자는 글만큼 성격도 3인3색이지만, 골목 취재를 기자 생활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점은 공통점이다. 김기홍 기자는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이애란 기자는 자칭타칭 열혈 골목 마니아이며, 정혜진 기자는 자전거 출퇴근을 골목 걷기만큼 좋아한다.

이 책의 소제목을 단 백승운 기자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를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게 일, 지도를 그린 최은지 기자는 수작업과 컴퓨터 작업을 병행하는 그래픽 작업을 신나게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