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5월 28일 토요일, 여름이 잠깐 놀러 온 날,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 첫 워크숍이 평창동 희망제작소에서 열렸습니다.
이론 교육 뿐만 아니라 1박2일 마을 탐방이 3주 연속으로 진행되는 빡빡한 일정임에도 용감하게 발걸음을 내민 사람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선, 원순씨와 90분간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21세기 새로운 대안경제를 꿈꾼다 – 한국사회의 커뮤니티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다양한 직업의 세계, 지역과 함께 커가는 커뮤니티비즈니스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여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여행을 마친 후 포항, 울산, 여주, 화성 그리고 서울에서 달려온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를 위해 살지 못한 인생, 원치 않은 일들에 휘둘린 인생 이야기에 아쉬워하던 이들은 제2의 인생 계획을 소개할 차례가 되자 반짝반짝 눈을 빛내기 시작했습니다.
가족과 심도있는 논의 끝에 골랐다며 마당이 있는 흙집 사진을 꺼내 보인 수강생, 귀촌 이야기만 꺼내면 기겁하는 부인 몰래 교육을 신청했다는 수강생, 남편의 운전 에스코트를 받으며 포항에서 달려온 수강생, 이제는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집을 짓고 싶다며 도안까지 보여준 수강생, 조카의 크레파스를 빌려 달력 뒷면에 작은 공동체 그림을 그려온 수강생…
살아온 삶의 모습은 다르지만, 그들이 보여준 그림과 이야기에는 닮은 모습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꿈. 그들은 모두 이웃을 초대해서 술도 만들고, 이야기도 나누는 마당을 그리워했습니다.
이어지는 강연에서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마당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희망제작소 유시주 소장은 ‘이웃의 재발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 강연을 통해 쾌락주의자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행복주의자, 생태주의자였던 에피쿠로스를 소개해 주었는데요. 그가 운영했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철학학교’의 이름이 ‘Garden’이었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필요했던 건 사람들과 함께 모이고 싶어하는 마음, 그리고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함께 모이는 다음 기회는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립니다.
교보빌딩에 걸린 광화문글판 여름판 글귀가 이들을 반기네요.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글_시니어사회공헌센터 배영순 연구원 (alice@makehope.org)
사진_뿌리센터 백준상 객원연구원
커뮤니티비즈니스 귀농귀촌 아카데미는 농촌에서 가능한 다양한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뿌리센터 커뮤니티비즈니스 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설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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