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온 부고(訃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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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조리기(Solar Steam Cooker)로 유명한 인도 가디아 솔라(Gahdia Solar)의 시린 가디아(Shirin Gahdia) 박사가 지난 4월 5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 자신 인도의 저명한 환경운동가요, 남편을 도와 인도 전역에 50만 대가 넘는 태양열 조리기를 보급한 뛰어난 혁신기업가였으며, 판매 수익금 전액을 인도 사회단체에 기부한 진정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했습니다.

가디아 솔라의 대표이며 시린 가디아 여사의 남편인 디팍 가디아 (Deepak Gahdia)박사가 보내온 편지를 소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1년 4월 5일 밤, 10시 30분에 아내는 떠났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우리들 곁에 없지만 생전에 그녀가 남기고 간 삶의 흔적과 함께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은 언제나 제 기억 속에 살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우리가 함께 이루고자 했던 사명(mission)을 홀로 수행해 가야 합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뿐인 이 행성과 파괴된 환경을 다시 생명이 넘치는 원시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한 숭고한 작업 말입니다.

한 남자의 아내이며 삶의 동반자로서 그리고 뛰어난 사업 파트너로서 그녀의 부재를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은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아내의 육신이 제 곁에 머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녀는 언제나 저와 우리들 곁에 함께 할 것이라 믿습니다.

아내는 늘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었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전화와 편지를 통해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을 때, 아내는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지 말고 지구에서 고통 받는 다른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어렵게 생명을 이어가던 마지막 이틀 동안,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온몸에 퍼진 암세포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내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가족들은 제발 그녀를 고통 속에 두지 말고 이제 그만 데려가 달라고 간절히 기원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신께서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그녀는 지난 반 년 동안 암 세포가 온 몸으로 전이되어 가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고 치열하게 암과 싸워왔습니다. 영면하기 전 불과 이틀 동안만 우리들에게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만큼 강한 정신력을 지닌 그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은 너무도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잊지 않겠다는 말과 잘 있으라는 유언을 남기고 평화롭게 눈을 감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간 아내는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그녀가 설립, 운영해왔던 환경 관련 비정부 기구인 ICNEER (International Center for Networking, Ecology, Education and Re-integration)의 활동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만드는 일을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했습니다. 10,000장이 넘는 사진을 포함하여 지난 25년 그녀의 열정이 담겨있는 소중한 기록들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전 세계 약 100개의 NGO단체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그녀는 전 세계의 수많은 이들과 나이와 계급, 종교와 신념을 뛰어넘어 더불어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 진정한 세계인이었고, 14개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사랑이 있다면 언어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신념을 내려놓거나 포기한 적이 없으며, 자신이 세운 큰 계획(Master plan)에 대한 완전한 믿음 속에서 삶을 걸어온 철인(鐵人)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녀가 더 좋은 곳으로 갔고, 그 곳에서 우리를 언제나 올바른 길로 인도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내의 투병기간 내내 진심어린 기도와 넘치는 응원, 그리고 격려 메시지를 보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녀는 제가 늘 바른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 사람이며, 환경운동에 저를 끌어들인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저에게 인류와 세계를 위해 작으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아내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아내가 못다 이룬 꿈을 제가 완수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류가 처음 이 행성에 출현했을 때와 같이 푸르고 맑고 멋진 세상(Greener, Cleaner and Better World) 속에서 서로 돕고 사랑하는 지구촌을 만드는 꿈 말입니다.

아내를 대신해 여러분에게 사랑의 인사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디팍 가디아(Deepak Gadhia)


글_소기업발전소 문진수 소장

 한국 언론에 소개된 가디아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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