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지금, ‘SDS 인물열전’이 펼쳐집니다. 소셜디자이너스쿨(이하 SDS) 동문으로 구성된 취재단이 500여 명이 넘는 SDS 동문 중 교육 수료 후 활발하게 소셜디자이너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을 찾아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부터 사회혁신을 위한 원대한 꿈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SDS 2기 동문 탐스슈즈 한국법인 임동준 이사입니다.


부랴부랴 업무를 끝내고 탐스슈즈(이하 탐스) 사무실을 찾았다. SDS 수강생들이 강사로 초청하고 싶은 사람으로 꼽는 동문, 탐스 한국 법인 임동준 이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인터뷰’ 라는 딱딱한 형식과 우리의 어설픈 진행에도 불구하고 그는 SDS 동문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사용자
그가 탐스1)를 알게 된 것은 기사를 통해서였다. 신발 한 켤레가 팔릴 때마다 한 켤레를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기부하는 탐스의 기부 방법을 소개하는 기사였다. 그 기사를 본 뒤 임 이사는 무역, 영업 업무를 담당했던 이전 직장의 경험을 활용해 탐스에서 평소 추구했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평소 좀 더 의미 있는 일, 보다 사람지향적인 일을 하기를 원했던 그가 탐스에 끌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었다. “국내의 유통구조와 수익구조를 몰랐기 때문에 (무모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는 그의 말에서 지금까지 탐스를 운영하면서 겪었을 어려움이 솔직하게 묻어났다.

2007년에 설립된 탐스 한국 법인은 빠르게 성장하여 현재 약 50여 명2)의 직원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의 규모가 커져서 조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탐스는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구성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탐스의 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졌다.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를 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기부한다는 기본 약속을 꼭 지키는 것, 기부가 보여주기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기부의 원칙3)을 지키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원칙과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가 결국 탐스의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사용자
임 이사에게 신발은 어떤 의미일까? 그가 남아공으로 첫 슈드랍4)을 갔을 때,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신발이 없어서 아이들이 불행하게 사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슈드랍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야 비로소 신발을 통해 그 아이들과 자신이 동시대에 살며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한다. “신발이란,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연결고리 같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임 이사는 미국 합창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의 말을 인용하며 “모든 경우를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기에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참 명석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탐스 한국법인의 업무영역을 필요한 부분만 담아 깔끔하게 재단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불확실성을 인정하라”는 조언을 한 건 사실 좀 의외였다.

마지막으로 SDS 공식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SDS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임 이사는 “빚진 마음이 드는 곳”이라고 했다. SDS 2기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수료 후에도 동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탐스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점차 활동에 소홀해졌고, 함께 공부한 동료들에게 받은 것을 돌려주지 못해 빚진 마음이 든다고 했다.
 

”사용자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몇 년 전 비행기에서 만난 아이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은 색깔이며 크기가 전혀 짝이 맞지 않는 컨버스화를 신고 있었다. 신발에는 매직으로 사인까지 되어 있었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일본 소년팀과 레슬링 경기를 했는데 함께 경기를 한 상대 일본 선수와 신발을 한 짝씩 바꿔 신었다고 했다.

‘신발은 연결고리’ 란 말은 이런 의미가 아니었을까? 탐스의 신발을 구매함으로써 지구촌 어딘가에 신발 짝꿍이 생기고, 짝꿍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 그가 한 말 중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공헌의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고자 노력한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탐스의 균형 있는 행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발짝꿍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1) 2006년 탄생한 탐스는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보내주는 혁신적인 발상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철학과 고유의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 탐스 미국 본사의 경우 약 150여 명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
3) 단발성 지원은 하지 않고, 기부를 하는 입장보다는 상대방의 필요를 반영한다는 원칙을 세워 현재 약 25개국 이상에 신발을 기부하고 있다.
4) 탐스가 약속한 사회적 책임의 실천, 즉 신발을 기부하는 활동을 슈드랍이라고 한다.


기획_ 인물열전 취재단 (SDS 9기 오호진, 양수진, 이재은, 김웅, 김남희)
취재_ 오호진, 양수진, 김남희
글_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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