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맙습니다

우리 사회의 희망씨,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을 소개합니다.

안애경 선생님은 핀란드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지난 2008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엑스포에서 아트디렉터를 맡았던 아티스트로 일상과 예술이 만난 공공디자인전을 올해 초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일전 희망릴레이 캠페인을 통해서 멋진 메시지를 전해주셨던 안애경 선생님이 이번에 <핀란드 디자인 산책>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도서 판매금액의 1%을 희망제작소에 기부해주셨습니다.

보통 인세기부의 경우에는 저자의 인세 중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데 이 경우는 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저자인세뿐 아니라 도서 판매금액의 1%를 더해 기부하는 구도로 기부 금액이 훨씬 커진 셈입니다.
새로운 기부 모델이 가능하도록 동의해주신 출판사 나무[수] 여러분께도 감사 드립니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한국에서의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신 안애경 선생님을 희망제작소로 모셔서 간단하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희망) 안애경 선생님, 안녕하세요.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세 기부라는 방법을 통해 희망제작소에 후원을 결정하셨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안) 이번 기부는 사실 제가 한다기보다는 책을 구매해주시는 독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사실 제 책이 그리 많이 팔리는 책인 아닌지라 기부금액도 금액이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와 환경,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큰 사람들에게 희망제작소를 조금 더 알리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희망) 선생님 소개글을 보니 아티스트, 디자이너, 큐레이터, 아트디렉터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고 계신듯 합니다. 이 중에서 특히 어느 직업에 가장 큰 애착을 느끼시는지요?

(안) 개인적으로 제일 애착이 가는 직업은 아티스트입니다. 아티스트는 스스로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영역과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사고가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생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특히 저는 어린이 교육주제예술과 디자인, 어린이 예술교육 관련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핀란드에서 살고 있는지라, 북유럽 아이들의 교육현실을 지켜보면서 창의와 자율 측면에서 우리의 교육 현실과 너무 오버랩되어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 떠먹여주는 교육, 매뉴얼 달달 외우는 교육, 답만 찾아내는 교육에 익숙한 한국의 아이들에게 북유럽의 교육현실을 소개하고 체험하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 말을 듣고보니 얼마전 희망제작소와 토탈미술관이 공동진행하고  안애경 선생님이 참여하셨던 북유럽디자인 워크샵 행사가 열린 취지를 한눈에 알게되더군요.
(그때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어야 하는데,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행사소개 : http://www.makehope.org/2245


(희망) 간단하게 ‘핀란드 디자인 산책’ 책에 대한 소개를 해주십시오. 어떤 책인가요?

(안) 디자인책인줄 알았는데 북유럽, 그중에서 특히 핀란드인들의 생활과 삶을 다룬 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시나 봅니다. 저 역시 그런 의도에서 책을 썼고 예상했던 반응입니다.
디자인분야의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다만 살고있는 사회의 철학적 배경, 사고방식, 생활속에서의 삶에 대한 이해없는 디자인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우리의 디자인문화 역시 우리만의 삶과 생활을 기반으로 천착할 수 있는 그런 우리만의 디자인을 위한 문화 토양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디자인 역시, 우리 것을 찾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디자인이 하나의 산업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희망) 희망제작소에 바란다. 제작소가 특별히 했으면 하는 점.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안)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희망제작소가 후원회원 사업을 열심히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더욱 커졌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현실과 겉도는 것이 아닌 실천가능한 연구로 시민들과의 공감을 만들어가면서 지금보다 몇 배 더 열심히 뛰고 공부하는 희망제작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서울시 광화문 광장 조성도 그렇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수 백년된 나무들이 번번히 뽑혀나가는 현실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해서 여론화하고, 시민들이 못난 정책들은 말리는, 그런 중간역할을 하는 공공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시스템이 지금 이 사회에는 없는것 같아요.

그런 역할도 희망제작소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닐까 합니다.


인터뷰 후 희망제작소를  둘러 보시다 짝꿍계획에 큰 관심을 보여주신 아티스트 안애경 선생님 모습.
안애경 선생님도 짝꿍명함 만들어 드려야 겠습니다~~ ^^

<핀란드 디자인 산책> 책머리 글을 보니 안애경 선생님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지위나 계급을 나타내는 수식어에 민감한 주변의 관심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는 단순명료한 일에 대한 원칙을 고집하는 삶을 희망합니다.

만나뵈니 안애경 선생님은 ‘마음 안에서 움직이는 희망’을 찾아서 경계를 넘나드는 국경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도 직접 생활 속에서 몸으로 실천하는 경계인!!

앞으로도 선생님만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세상의 희망을 향한 멋진 프로젝트들 기대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사용자
WHY FINLAND?
왜 세계는 ‘핀란드 디자인’에 주목하는가!

세계가 핀란드 디자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산업과 분야를 막론하고 디자인계의 최전선에서 각광받고 있는 공공디자인, 에코 디자인, 미니멀리즘, 빈티지 등의 단어와, 유행과는 동떨어진 자리에서 반세기 넘게 자신의 원형을 고집해온 핀란드 디자인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겨울이 길고 추운 기후 조건과 유럽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자리한 지리적인 악조건은 오히려 핀란드만의 고유문화를 생성, 발전시키고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밤이 길어 자연스럽게 실내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가구, 가전처럼 실내에서 자주 쓰는 제품 디자인이 발달했으며, 보다 편리하고 기능적이면서 아름답고,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본질적인 욕구가 오늘날 핀란드 디자인만의 힘을 만들어낸 것이다.

소리 없이 세계를 리드하는
핀란드 디자인의 힘, 그 본질에 관하여
 

핀란드의 디자인은 일상적이고 간결하면서도 기능적이고 미적인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더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면, 제품의 외관만을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사회 그리고 환경까지 고려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한다는 점이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핀란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공유하고 즐기는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통해 그들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이해를 시도한다.
저자의 설명은 보통 책이 취하는 설명의 자세와는 사뭇 다르다. 다시 말해 핀란드 대표 디자인 브랜드를 나열하는 ‘수박 겉핥기’식의 접근을 하지 않는다. 대신 디자인 선진국으로 평가되는 핀란드를 산책하며,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디자인 생각과 문화를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읽어낸다. 마치 ‘디자인은 오브제에서뿐 아니라 일상적인 주변 환경에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라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하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핀란드는 일상이 디자인이다>에서는 사용자를 배려한 핀란드의 일상 속 디자인을 살펴본다. 핀란드에서는 평소에 사용하는 커피 잔과 의자, 테이블, 물 컵 등에는 디자이너의 생각과 사용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다. 핀란드 대표 브랜드 이딸라(Iittala)의 유리공예 디자인이나 패션 브랜드 마리메꼬(Marimekko) 텍스타일의 유려함을 찬양하기 전에, 이 작품들이 디자인될 수 있었던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살펴봄으로써, 디자인 탄생 배경을 폭넓게 살펴본다.
2부 <핀란드 공공디자인의 의미>에서는 핀란드 곳곳에서 만나는 공공디자인을 기본 얼개로, 핀란드 디자인 철학이 담긴 공간과 시설을 살펴본다. 창의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민을 배려한 공원,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되 안전을 최우선으로 디자인된 놀이기구, 벤치, 교통수단, 표지판 등 시민과 자연 모두를 배려한 친환경적인 도시 디자인, 항구와 도시를 잇는 헬싱키 100년 도시계획 프로젝트 등 핀란드 디자인 철학과 사회·문화가 반영된 디자인 사례를 통해 공공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3부 <핀란드 사람, 그리고 디자인 철학>에서는 핀란드 사람들의 문화와 디자인 철학을 이야기한다.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 없이 살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핀란드 사람들은 사우나를 즐기며, 긴 여름 휴가를 여름 집에서 원시인처럼 자연과 함께 지낸다. 핀란드 크리스마스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동심을 잃지 않는 어른에게도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가져다 준다는 전설이 내려오며,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 대신 ??친구의 날??로 정해 소중한 친구의 의미를 되새긴다.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이 모든 문화가 핀란드 디자인 안에 모두 녹아 있다. 핀란드인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인간과 자연을 중시하는 철학이 어떻게 디자인에 녹아 들었는지 그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이들의 생활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디자인의 본질은 결국 삶 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산재한 디자인의 여러 문제들을 바라볼 때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본질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 준다.

백문이 불여일感,
오감으로 핀란드 디자인을 느끼다

핀란드 디자인을 정의하자면, 절제된 단순미와 실용성, 재료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자연미와 뛰어난 기능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람의 눈을 순식간에 사로잡는 화려함은 없을지 몰라도, 오래 지나도 싫증나지 않는 담백한 디자인은 편안함을 준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표지부터 내지 디자인까지 일관된 콘셉트로 디자인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콘셉트란, 핀란드 디자인의 특징을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구현해냈다는 걸 의미한다. 핀란드 디자인의 특징을 잘 살린 군더더기 없는 레이아웃은 핀란드 디자인의 내용 그 이상의 것을 선사한다. 이처럼 낙천성이 느껴지는 마리메꼬의 꽃무늬 패턴, 흐르는 물과 투명한 얼음을 연상시키는 알바르 알또의 유리 병, 단순함과 기능성을 우선으로 두고 디자인한 이딸라의 커피 잔 등 핀란드 디자인의 대표 브랜드 제품의 각 특징을 살려낸 레이아웃은 독자의 상상력을 증폭시킨다.
백문이 불여일견(見)의 시대가 가고, ‘백문이 불여일감(感)’의 시대가 왔다. 1백 번 듣느니, 한 번 느끼는 게 낫다는 말이다. “핀란드 디자인 산책”은 읽고 그치는 게 아닌,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