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영상 미디어, 학습 도구로 거듭나다

두 명의 필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일들을 소개합니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길 바랍니다.


혁신·교육思考
(15) 인터넷과 영상 미디어, 학습 도구로 거듭나다

영상을 통한 학습, 영상을 활용한 정보와 지식 전달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도 교육 테마 채널이 별도로 생길 정도인데, 인터넷 영상이 유희의 도구로 치부되던 예전과는 꽤 다른 양상이다. 아이튠즈(Itunes)를 통해서도 세계 다양한 대학에서 공개한 강좌들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학습과 지식 나눔이 가능한 영상 콘텐츠들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만나 제공될 때 학습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사실 영상과 인터넷을 통한 학습이라고 하면 인터넷 강의, ‘인강’이 원조격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몇 가지 사례들은 인강과는 다른 점을 갖고 있다. 교실에서의 수업을 그대로 녹화하고 복제한 형태가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통해 멀티미디어의 장점을 학습과 정보 습득을 돕는 차원으로 극대화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보는 것 자체로 재미를 준다. 듣기 싫지만 대학과 진로를 위해서 들어야만 하는, 여전히 공부를 하기 싫은 어떤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과 달리, 재미 있고 계속 보고 싶은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열혈 구독자로 만들어버린다.

칸 아카데미, 영상을 통한 교육의 변화

영상을 활용한 학습의 효과는 칸 아카데미(Khan Academy)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헤지펀드 분석가였던 살만 칸은 먼 곳에 사는 사촌들에게 수학 원격 과외(?)를 해주면서 학습을 도울 용도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촌들은 영상을 통해 공부에 도움을 받는 것을 좋아했고, 공개된 영상을 본 다른 사람들도 살만 칸의 영상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다.

참고: TED 발표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해 영상을 이용합시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도 칸의 영상을 학습을 위해 활용하기 시작했고, 이런 일련의 경험을 통해 칸은 칸아카데미(Khan Academy)라는 비영리기구를 만들게 된다. 칸 아카데미는 현재 온라인을 통해서 수학과 과학 등을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학습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해 가고 있다. 관련된 영상들은 유튜브를 통해서 볼 수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어로 더빙된 영상도 제공하고 있으니 확인해보시길.

TED-Ed,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교훈을 영상으로 공유하다

TED가 훌륭한 아이디어를 퍼뜨리는 것이 미션이라면, TED-Ed는 공유할 가치가 있는 교훈(Lesson)을 퍼뜨리는 것이 미션이다. TED-Ed는 TED의 영상 중 교육적 가치가 있는 영상들과 지식과 정보 전달을 위해 만들어진 영상들을 모아서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데, 예술, 경영/경제, 디자인/엔지니어링/기술, 의료, 문학과 언어, 수학, 철학과 종교, 심리학, 과학과 기술, 사회학, 교육, 생각과 배움이라는 카테고리의 교육용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TED-Ed는 가르칠만한 것이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방문자들은 자신만의 레슨 영상을 만들어 제출하고 있는데 TED-Ed는 이들의 참여로 진화되어 가는 온라인 사이트인 것이다. 또한 애니메이터에 대한 추천도 받고 있는데, 지식과 교훈을 영상 매체를 활용해서 잘 전달해줄 역할을 할 애니메이터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크래쉬 코스, 강의의 틀을 깨다

크래쉬 코스(Crash Course)는 존(John)과 행크 그린(Hank Green)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 세계사와 생물에 관한 영상이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영문학, 생태학(Ecology)을 다룬 후 최근에는 미국사와 화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화학이, 그리고 매주 목요일에 미국사가 업로드된다. 2006년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현재 90만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4억8천 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가장 높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는 영상인 세계사 첫 번째 강의는 진행자의 재치 있는 입담과 이해를 돕는 인포그래픽 요소들이 돋보인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은 이들에게 찬사를 보내면서 물리학 등 다른 과목을 다뤄줄 수 없는지 문의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끌고 있다.

미닛피직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면 충분히 이해한 것이 아니다

미닛피직스(MinutePhysics)는 헨리 라이히(Henry Reich)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그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을 충분히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어려운 물리학의 개념들을 손그림으로 그려진 영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다루는 주제도 폭넓은데 슈뢰딩거의 고양이 생각 실험부터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급 물리학을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시도한 사람들은 많지만, 유튜브를 통해 성공적으로 소개한 사람은 그가 처음일 것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미닛피직스는 현재 1억 건 이상의 조회수와 17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고, 미닛어스(MinuteEarth)라는 자매 채널과 스페인어 채널로도 운영되고 있다. 현재 미닛피직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영상은 약 9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한국판 크래쉬 코스, 미닛피직스의 등장을 기다리며

유튜브 채널에서 이들 외에 또 다른 교육적인 영상 콘텐츠들을 많이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어로 된 콘텐츠는 많지 않다. 한국에서도 이런 흐름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보여지는데, 우선은 좋은 영상 콘텐츠들을 번역해서 학습 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해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사람들과 영상 미디어 제작자들의 만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ED-Ed에서 좋은 콘텐츠를 공모하여 영상화 했던 시도들도 참고해볼 만 하다. 좋은 콘텐츠와 좋은 영상 제작자와 작업자가 만나 다음 세대를 위한 재미있고 유익한 영상 자료들이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글_ 이성은 (전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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