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08 Happy Senior Awards – 희망씨앗상 서재경


해피시니어는 사업 2주년을 맞아 ‘Happy Senior Awards – 인생후반전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엮어낸 사람들’을 제정, 올해 첫 수상자로 송래형(행복나눔상), 서병수(새삶개척상), 서재경(희망씨앗상) 씨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익을 위해 헌신해 온 영원한 청년, 해피시니어들의 이야기를 앞으로 3회에 걸쳐 나눠 싣습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과 지식을 전수

‘영리더스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는 서재경씨가 사회경험이 풍부한 주위의 현역, 퇴직 시니어들과 함께 지방 대학생들에게 참된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과 감성 등을 전수하고 있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이다. 기업실무뿐 아니라 인문학 강좌 200시간, 봉사활동 100시간이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전액 무료로 운영된다.

전라남도 목포 출신인 서재경씨는 수도권 도시들에 비해 다소 낙후된 고향에 대해 늘 안타까움과 부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발전에 기여할 방법을 물색하던 중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나아가 학벌, 경제적 여건 등의 이유로 취업시장에서 소외된 ‘지방 대학생’ 문제에까지 관심이 미치게 되었다.

시니어들이 반평생 동안 얻어낸 생생한 경험과 지식들을 문서화하거나 누군가에게 전수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마찬가지로 실무 지식을 습득하면서 동시에 인생의 방향 설정에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전인적 교육기관 역시 드물다.

아카데미는 바로 이런 문제의식과 고민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아카데미에서 시니어들은 더이상 생산성 없는 불모의 존재가 아닌 ‘스승’으로서 거듭나고, 젊은 대학생들 역시 ‘방황하는 철부지’가 아닌 ‘우리 사회의 미래, 희망’으로 거듭난다.

느닷없는 ‘불청객’의 일일 참관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4월 19일 토요일 무턱대고 청강을 시도해 보았다. ‘영리더스 아카데미’는 현재 서울, 광주, 대구, 제주 모두 네 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서울지역 수업은 매주 토요일 대방동 ‘남도학숙(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전라남도 출신 대학생을 위한 기숙시설)’에서 열린다.

아카데미의 학생들도 무료로 수업을 듣고 있는 터라, 수강료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었지만 따가운 눈총이 걱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대표학생을 따라 강의실에 들어가니 다들 반가운 인사로 맞이하며, 어떻게 알았는지 이름을 정겹게 불러준다.

알고 보니 서재경씨가 학생들에게 메일로 인터뷰의 취지와 기자에 대한 소개를 했다고 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마음을 써주는 모습, 학생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는 서재경 씨의 배려에서 단체의 모습, 단체의 마음이 느껴진다.

‘영리더스 아카데미’의 모든 수업은 학생들의 ‘발표’로 이루어진다. 개인 과제는 물론이고, 조별프로젝트를 발표할 때도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약 10개월 동안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언변이 뛰어난 몇몇 학생들 위주로 돌아가는 대학의 발표수업 현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오전에는 인문학을 비롯해 각 학문의 기초를 다져주는 책을 다함께 읽는다. 수업은 한 한생이 발제문을 준비해오면 다함께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날 첫 수업의 교재는 <일본경제위기보고서>. 생소한 용어들에 눈이 휘둥그레진 나와 달리 모두들 밑줄을 치며 열심히 의문사항을 메모하느라 바쁘다. 아마도 지난 8개월 동안 다져진 내공 덕분인 것 같았다.

양질의 도서를 읽는 것 외에도 ‘영리더스 아카데미’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다양한 현장에서 요구되는 프로젝트를 모의 수행해보는 ‘기업실무’시간이다. 팀 내 역할을 분담하는 것부터 프레젠테이션 과정에 이르기까지 학생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시험기간이라 ‘공부하느라 바빠서…’라는 변명이 있을 법도 한데, 단 한명도 시험을 핑계 삼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미루는 사람이 없다.

서재경씨의 말을 빌자면, ‘어느 분야로 가든지, 그 분야에서 주인답게 훌륭한 리더쉽을 발휘하는 인재’가 바로 ‘영리더’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이 수업 과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그만큼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잡은 물고기’를 던져주며 하루빨리 성장하기를 재촉하는 식의 교육은 진정한 ‘리더’를 키워낼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덩치만 크고 실속은 없는 아이를 키워내는 것과 같다. ‘물고기 잡는 법’을 터득한 아이야말로 매사에 감사할 줄 알며, 내실이 튼튼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_1C|1365309642.jpg|width=”400″ height=”266″ alt=”?”|영리더스아카데미의 서재경 대표._##]
내일을 위해 뿌리는 작은 희망씨앗

서재경씨는 지난 3년간 주말을 모두 아카데미에 반납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 알 만한 기업의 임원 출신으로 은퇴 후 여유롭게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이 아카데미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망설임없이 답했다.

“무엇보다 ‘보람’이 있으니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부터 난관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작은 노력으로 학생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먼 훗날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미래’라는 것은 사실 ‘오늘’ 시작되는 것이거든요. 비록 그 결과가 내일, 혹은 더 먼 미래에 나타날지라도 ‘오늘 시작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의 지금 모습이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바르게 살겠다고 각오를 하면 미래에는 우리 사회가 좀 더 나아질 것이라 믿어요. 아직까지는 몇몇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작은 모임이지만, 저는 이 작은 텃밭에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만을 좇고 있다고 안타까워 하는데, 무조건 그들을 비판만 할 일이 아닙니다. 물질을 숭배하고 무조건적인 성장만을 추구하는 우리 사회현실이 알게 모르게 젊은이들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들에게 바른 견해를, 바른 생각의 씨앗을 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글 _ 김미선 / 해피리포터, 사진 _ 강홍수 / 행복설계아카데미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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