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인토피아, 인터넷 유토피아를 꿈꾸며

김진수의 인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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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김진수 야후 코리아 대표의 칼럼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앞으로 현대인의 생활과 인터넷에 대해서 필자의 오랜 경험과 성찰을 담은 칼럼을 꾸준히 게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 바랍니다.




필자는 전에 농경 사회의 이상 사회를 그린 토마스 무어의 ‘유토피아’와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가 쓴 ‘월던 II’라는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초한 이상 사회를 그린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다. 두 소설의 차이점은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 즉, 하나는 농경 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유사점도 있는 것 같다.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 내고 그걸 통해서 사회의 구성원들이 풍족한 삶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그렸다는 점이 그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는 그런 소설이 주는 가치는 아마도 그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 제시가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인터넷은 무엇인가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지 10년 남짓 되었다.
지난 10년 간 인터넷은 우리 생활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고 앞으로 더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배를 어디로 몰고 가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담론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 하다.

그냥 기술의 변화와 그 변화에 편승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의 요구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성장해 가면 되는 것일까? 필자는 최소한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바람직한 사회상은 어떤 것일까 등에 대한 논의들이 많이 있었으면 한다. 세상은 표면적으로 보면 기술이 움직여 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사람들의 꿈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현대 과학과 기술이 우주선을 만들어 띄우지만 인류의 우주에 대한 꿈과 상상을 기술로 현실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 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인터넷의 가장 큰 기여는 정보의 평등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접근에 대한 기회의 평등이지 모든 면에서 평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컴퓨터나 인터넷망의 불평등성을 차치하고서도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그걸 어떻게 찾을 수 있고 찾은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전혀 평등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각 개인의 교육 수준이나 인맥이나 부에 따른 불평등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래의 발전 방향 중 하나는 아마도 그러한 불평등성을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이냐에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각 개인의 요구에 따라 정보를 찾아주고 그 찾아진 정보 중 어떤 정보가 더 가치 있는 정보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 정보의 의미를 해석해서 의사결정을 더 용이하게 해 주는 등의 가치를 더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터넷은 우리가 가진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잉여 시간은 각자가 생각하는 보다 가치 있는 활동에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인터넷이 새로운 자아실현의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소수라고 알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활동만으로도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유명 블로거 중 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서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며 음식을 사진에 담고 관련 이야기를 써 오다가 요즘은 아예 그것이 일이 되었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꿈꾸는 풍요로운 삶


산업 혁명 이후에 생산의 효율만 강조한 분업이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이 일에서 느끼는 성취감이나 재미가 줄어들게 되었고 그 자리는 취미 생활이 자리잡게 되어 일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요 취미를 통해 삶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이제 인터넷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화의 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물론, 그 안에도 치열한 경쟁이 있고 때로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거친 댓글에 시달려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얼마나 환상적인 환경인가? 매슬로우가 얘기하는 인간 욕구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이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산업에도 큰 변화들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은 대체로 상품을 만들고 그걸 알리고 유통해서 소비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나 제품 사용에 대한 의견들이 수렴되어 제품이 만들어지고, 만들어진 제품들이 배송망을 통해서 직접 배송되는 형태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을 매개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활성화되면 소비자 요구나 피드백이 보다 손쉽게 파악이 되고 동시에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유통 단계가 간소화되고 광고비 절감으로 가격이 떨어져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지금도 사용 후기가 인터넷 구매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앞으로 그 비중이 훨씬 더 커지고 그 내용 자체가 광고로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해 보면, 인터넷은 앞으로 거시적으로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미시적으로는 개인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며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아실현을 돕는 매체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와 같은 예측은 다분히 인터넷의 긍정적인 활용의 결과이고 그러한 결과를 이루어내려면 변화를 위한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가치 중립적인 매체에 대한 바람직한 비전을 만들고 그것을 공유하고 함께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환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떻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거기서 만들어진 좋은 아이디어가 실현되었을 때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그런 비전이 유토피아 같은 멋진 소설로 만들어져서 우리가 함께 인터넷의 미래를 공유하면서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가면 좋겠다.

글_ 김진수 (야후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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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김진수] 인토피아, 인터넷 유토피아를 꿈꾸며”에 대한 2개의 응답

  1. diamond 아바타
    diamond

    기술 발전과 인간의 태도를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글입니다.

  2. 박성진 아바타
    박성진

    김대표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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