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일요일 오후만 되면 급우울해지는 샐러리맨들을 모아 ‘미래를 상상하자’고 펌프질 하는 ‘퇴근 후 Let’s’

지난 6월 9일,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유지나 교수 (동국대,영화평론가)의 ‘호모 루덴스 ? 놀이하는 인간’ 강연이 열렸다.

”사용자강연 후기를 써야 하는 나의 고충을 교수님께서 눈치채신 걸까? 하루 전날 모 지역신문에 관련 칼럼을 쓰셨단다. 강연 내용을 어찌나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는지.

강연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를 클릭해 보시길……

호모 루덴스 칼럼 바로가기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강연에 참석한 것도 모자라 부지런히 후기까지 올려주신 고마운 수강생들도 있다. 감동…
아래의 개성만점 후기들도 꼭 클릭해서 보시길.
 
★ 천현정님의 후기    토닥토닥… 잘 놀고있으니 괜찮아.
★ 장성욱님의 후기    나는 호모 000이다
★ 이정훈님의 후기    호모 루덴스 VS 삶은 고다

심지어 김민정님은 이 날의 강연 내용을 깔끔한 도식으로 정리해 주셨다.
감사드린다. 이쯤 되면 프로그램 명칭을 ‘퇴근 후 공유’로 바꿔야 하나.  (하단 메뉴바의 FULL 또는 ZOOM 기능을 이용해 크게 보실 수 있다)

 


강연 후기에 들어가야 할 기본 사항은 이렇게 얼렁뚱땅 충족시켰으니, 강연에서 배운 것을 실천도 해 볼 겸 놀이하는 기분으로 나머지 후기를 써 볼까?


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호모 이코노미쿠스’로 너무 오래 살아온 탓일까? ‘호모 루덴스’로 살아보려고 하나 장면 전환이 잘 안 되는 이 슬픈 현실.

어렸을 때는 노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너무나 나다운 것이었지만 이제는 놀기 위해 연습이 필요한 인간이 되어버렸나 보다.

“핑계 대지 마세요.”

현실을 한탄하고 있는 나에 대한 유지나 교수님의 따끔한 한마디가 들리는 듯 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걱정하느라 짧은 글도 자유롭게 써 내려가지 못하는 건 용기 없는 행동이라고. 고정관념을 갖고 놀이와 예술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어린 아이처럼 자기를 표현해 보라고.

영화 속에서 만난 ‘호모 루덴스’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님께 자극 받아 고리타분한 교과서를 찢고, 억눌린 자아를 발산하는 아이들.
<일 포스티노>, 네루다로부터 시의 은유를 배우며 자신의 삶을 재구성 해가는 작은 섬의 우편 배달부.
<로큰롤 인생>, Forever young 을 부르며 전문 록밴드를 능가하는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80대 젊은이들…

영화 속 ‘호모 루덴스’들을 떠올리니 왠지 조금 용기가 생기는 듯도 하다.

”사용자“영원은 순간 속에 있어요. 오늘 속에 내 모든 삶이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아침에 눈뜰 때 새로 태어나고 잠들 때 죽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미련이 없죠.”

“전 강의하는 게 너무 좋고 재미있어요. 그래서 강의하다 죽고 싶어요.”

일하다 죽고 싶은 분이 여기도 또 계셨군. 여자 원순씨.
재미있는 일을 찾아 보겠다고 고민 좀 하다 잠정적으로 포기상태에 들어간 나에게 참말 부러운 분들이다.

한 방에 이 단계까지야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소소한 일상의 예술 실천을 통해 내 안에 잠자고 있는 어린 ‘호모 루덴스’나 흔들어 깨워 봐야겠다.

석양을 보면서 심장이 뛰는 예술 정신을 곧 느껴보리라.

p.s. 유지나 교수님께서 강연 중 보여주신 영화들과 특별히 좋아하신다는 영화들 목록:
       (삶에 대한 깊은 응시가 있고, 쿨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를 좋아하신단다)

      죽은 시인의 사회 /  일 포스티노 /  더 리더 /  세라핀 /  브라보 마이라이프 /  로큰롤인생 / 선라이즈 선셋 /
      5시에서 7시까지의 끌레오 /  블레이드러너 /  까미유끌로델 /  여왕마고 /  카모메식당 /  안경


글_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정선영 연구원 (sun@makehope.org)
사진_ 시니어사회공헌사업단 LET’S 나종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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