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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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3일(수) 희망제작소는 2층 희망모울에서 아름다운 재단 윤정숙 상임이사를 초청하여 ‘풀뿌리 지역재단이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희망제작소와 아름다운 재단이 주최한 지역재단포럼 “지역재단이 희망이다” 세 번째 순서로 마련된 것이다. ‘아름다운 재단’은 1999년 발족한 시민공익재단으로, 척박한 한국 땅에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가 뿌리내리는 데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단체다.

‘지역중심의 삶’을 모색하는 지역재단

윤정숙 상임이사는 구체적 사례와 방법을 강연함에 앞서 우리가 ‘지역’이라는 어젠다(agenda)에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였다.

“‘지역’은 사람들의 실제 삶이 이루어지는 공간이고, 주민들 간에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시민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거지이며, 모든 문제들은 지역주민들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역’이라는 유, 무형적인 공간이 주목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삶의 방식, 실천의 방법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윤 상임이사는 또한 ‘지역재단은 지역의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을 돕는 공동체’라고 정의하였다. ‘그것을 실현해낼 돈과 수단이 없으면 꿈은 꿈으로만 존재할 것’이라며, 사람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행정 시스템의 비인격성을 뛰어넘는 ‘자선의 민주화’

“우리 사회가 예전에 비해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혜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국가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차상위계층’은 생계의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 국가는 이들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제도적 한계로 인하여 제대로 된 지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윤 상임이사는 행정 시스템의 비인격성을 꼬집으며, 지역사회의 시민들이 주도하여 공익과 복지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상임이사는 지역재단을 통하여 돈을 기부하는 행위 너머에 존재하는 ‘공감과 참여’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돈을 기부하는 것은 단순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자선’의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돈이 쓰이게 될 사회적 이슈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기부자가 소외된 이주노동자를 위해 기부하는 행위는 ‘이주노동자’라는 이슈에 대해 공감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차별화된 ‘나눔의 전략’으로 사람들의 마음과 지갑을 열어라

윤이사는 ‘아름다운 재단’ 역시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밝히며,‘기부’를 ‘자선,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행위’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나름의 차별화된 전략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첫 번째로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바꾸어줄 ‘나눔의 언어’를 꼽았다.‘나눔, 자선을 넘어 변화로’ 등의 모토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재단에 마음과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기부자들의 생생한 사연과 목소리를 카피로 사용했던 것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아름다운 재단은 투명한 공개와 보고를 통하여 기부자와의 신뢰체제를 구축하고, 다양한 형태의 기부방식을 개발하는 등 ‘아름다운 재단’만의 차별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작지만 꾸준한 움직임은 ‘느리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는 아름다운 재단의 지향점과 부합하는 것들이었다.

우리 시대 ‘기부’가 가지는 의미

“아름다운 재단의 기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금연을 한 기념으로 기부를 하는 사람, 복권당첨금을 봉투째 가져와서 기부를 하는 사람, 아들의 돌잔치 비용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하여 기부를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연을 담은 기금들이 아름다운 재단을 구성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금을 모금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사연과 삶의 철학을 듣고 공감할 수 있는 배려심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에 덧붙여 윤 상임이사는 ‘기부는 곧 관계’라고 역설하였다.

윤 상임이사는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생생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모금활동’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라고 말하며, 개인적인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단돈 1천원, 1만원을 기부하더라도 ‘무한한 기쁨’을 느끼고 다시 기부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해줄 수 있는 모금자의 자세 등에 대해서도 강조하였다.

지역재단 포럼 “지역재단을 말한다”는 지난 2월13일 시작했다. 7월23일까지 총 6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8월에는 지역재단 실무자학교, 9월에는 미국의 지역재단을 둘러보는 해외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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