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배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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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보다 활기차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미국 시니어,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젊은 한국인 경영학도가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이라는 제목 아래 자신의 눈에 비친 미국 시니어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적극적으로 노년의 삶을 해석하는 미국 시니어의 일과 삶, 그 현장으로 초대합니다.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13)

세 번째 장에 들어서는 많은 분들께서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어렵지 않으면서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런 고민의 과정을 거쳐 시니어들은 첫 봉사활동으로 거동이 어려운 시니어들을 위한 차량봉사, 노숙자들을 위한 식사봉사 (Soup Kitchen) 등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크게 공식적인 루트와 비공식적인 루트 두 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공식적인 방법은 등록되어 있는 비영리단체에 소속하여 그 멤버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고령 시니어들의 집에 거의 매일 방문하여 간호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공식적인 루트의 봉사활동에 속합니다. 비공식적인 봉사활동으로는 지역사회에서 알음알음 알게 된 몸이 편찮은 고령 시니어가 있으면 자발적으로 자주 들러 필요한 식재료 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제가 소개할 식사 배달 봉사는 공식적인 방법과 비공식적인 방법의 중간에 위치하는 것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의 자유로운 참여를 요하면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식사 배달 봉사단체 ‘바퀴 달린 식사 (Meals on Wheels)’가 함께 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입니다.


[##_1C|1133766056.jpg|width=”430″ height=”35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Meals On Wheels 공식 홈페이지_##]


바퀴 달린 식사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먹거리를 만드는 비용을 기부할 수도 있고, 음식을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할 수도 있으며, 식사 배달을 맡아서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가 없으면 이동하기가 불편한 동네에 사는 고령 시니어들일수록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사 배달 봉사는 봉사자들과 식사 배달을 받는 몸이 불편한 고령 시니어 모두에게 활력소가 됩니다.

더구나 요즘 뉴스에도 많이 나오듯이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혼자 사는 시니어들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따끈한 식사를 들고 방문하는 봉사자와의 대화가 유일한 사회활동일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가 집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아요.”라는 말에서 식사 배달 봉사가 단순한 식사 욕구 충족이 아니라 사회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드넓은 땅에서 사람들이 띄엄띄엄 살고 있는 미국, 캐나다의 경우, 자동차로 찾아가기 어려운 동네에 살고 있는 시니어들은 하루에 한 번 있는 봉사자와의 만남이 사회활동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존 여부를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시니어들이 사립 양로원이나 다른 시설에 머무르는 것보다 자신들이 살던 익숙한 곳에서 노년을 보내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식사 배달 봉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상황을 고려해봐도 시니어들이 본인의 집에서 지내는 것이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고, 혼자 사는 시니어들의 경우에도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사립 양로원에 들어가는 것보다 평생을 살아온 익숙한 동네에서 살아가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로울 수 있습니다. 지역공동체 안에서 나이 먹기 (Aging in the community)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북미에서 고령 시니어들을 위하고 또 시니어 봉사자들에게 큰 보람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바로 식사 배달 봉사 프로그램이 주고 있는 셈입니다.

‘바퀴 달린 식사’ 단체도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주요 명절에는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많은 지역의 시니어 봉사자들은 따로 단체를 만들어서 명절 식사 배달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시니어 얼라이언스 (The Senior Alliance)’가 이와 같은 명절 식사 배달 봉사를 맡아 하는 지역 봉사단체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 분주히 움직이는 명절을 홀로 지내는 시니어들에게 추수감사절에 배달되는 칠면조 요리는 쓸쓸함을 달랠 수 있는 따뜻한 식사 그 이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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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식사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봉사자들이 봉사를 통해 얻는 보람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 만족감, 식사 배달을 받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비영리단체의 감사 표시, 식사 받는 분들의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
등이 있었습니다. 시니어 이웃들과 관계를 맺어 그분의 하루 생활에 기쁨이 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사 배달 봉사는 간단하지만 지역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되는 봉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_1L|1402799420.jpg|width=”87″ height=”7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김나정은 영국 런던 정경대에서 조직사회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미국 보스턴 컬리지 경영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일터에서 다양한 종류의 변화를 겪는 사람들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박사 논문 주제로 은퇴기 사람들의 새터 적응기 및 정체성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najung.kim@bc.edu


● 연재목록

1. 세 번째 장을 사는 사람들
2. 인생의 의미, 한 문장으로 간추리면       
3. 낯선 자신이 두려운 시니어에게
4. 어떤 자원봉사 자리 찾아드릴까요?
5. 나이에도 종류가 있다  
6. 탱글우드의 시니어는 왜 즐거운가
7. 자원봉사 상담사 로라 씨의 다섯 가지 질문 
8. “일이 품 안에 굴러들어왔어요”
9. 시니어의 인간 관계, 안녕하십니까? 
10. 평생 ‘배우는 삶’을 꿈꾸는 시니어들
11. 잃어버린 것과 얻은 것
12. 차별 없는 조직 속 시니어들은?
13. 밥을 배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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