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

■ 소개

희망을 담아 파는 작은 기업들

경제가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사회에서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 운영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대기업에 고용되어 소모품처럼 일하거나, 대기업에 종속된 중소기업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한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로 돌아가는 경제,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소외된 개인일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 희망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경제의 주인이 되는 방법은 작은 생산 공동체가 옆으로 옆으로 퍼지는 것이다.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며 지역과 마을 공동체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려는 대안 기업, 지역 소기업, 사회적 기업을 키워내는 것이 희망제작소의 소기업발전소에서 하려는 일이다.

소기업발전소의 지원을 받아 정직한 성공을 일구어가는 희망소기업 열여덟 곳을 취재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주체가 되는 작은 생산 공동체, 작은 기업이 경제를 훨씬 풍요롭게, 사회를 아름답게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하는 곳이 바로 지금 존재한다는 것, 그런 기업을 우리 모두 함께 지켜보고 함께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희망소기업 열여덟 곳 중에 사연 없는 곳은 하나도 없다. 우선 350년 세월로 종가의 간장을 달여내는 보성 선씨 종가, 세월과 손으로 우리 술을 빚어내는 세왕주조, 토종벌 비법을 전파하는 청토청꿀, 100퍼센트 순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만을 가지고 친환경 된장, 고추장, 두부, 콩나물을 만드는 한솔영농조합, 영화 <식객: 김치전쟁>에서 재현된 바 있는 태안자염(煮鹽: 갯벌 흙을 해풍으로 말린 뒤 바닷물을 다시 부어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끓여 만드는 전통 소금)을 복원한 소금굽는사람들 등 전통을 이으며 자연과 시간과 땀으로 명품을 만들어내는 ‘작은 명가들’이 있다.

세왕주조 송향미 이사의 사연을 읽다 보면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가 바로 여기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의 사업이 실패해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어 시댁이 대대로 운영해 오던 집안의 양조장을 이어받으려고 귀향했더니, 전통주 시장이 줄어들어 기존의 거래처 지키기도 버거웠고, 양조장을 오랜 세월 지켜온 최고의 전문가인 직원들은 선뜻 마음을 내주지 않았다. 남편 이규행 대표는 10년 동안 날마다 연구에 매달렸고, 그러는 동안 세왕주조의 술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허영만의 만화 《식객》 100회에서 소재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소기업발전소는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소기업을 육성,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부서다. 2007년 7월에 설립되었고, 각계 전문가 20여 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기업 활동을 통해 발생한 수익의 10퍼센트 이상을 사회적 이익에 재투자하는 기업으로서 10인(서비스업) 또는 50인(제조업) 이하의 근로자가 일하는 기업을 ‘희망소기업’으로 선정해 경영자문, 지적재산권 컨설팅, CI, BI 등 산업디자인,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소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재무나 회계, 마케팅 등에는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지원 프로그램은 매우 요긴하다.

■ 목차

추천의 글 / 착한 전문가의 정의로운 소통

책을 펴내며 / 골목길에서 찾은 희망

1장 전통을 잇는 명가 열전

350년 세월로 달여 낸 종가의 간장_보성선씨종가
세월과 손으로 빚어낸 우리 술_세왕주조
토종벌 비법, 혼자만 알긴 아까워요_청토청꿀
우리 남편 고집은 아무도 못 말린당게요_한솔영농조합
사라지는 갯벌, 그 속에서 희망을 캐다_소금굽는사람들
못다 한 이야기 1

2장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로 가는 길

남는 감자를 버려? 그래서 화장품 만들었지_(주)감자
연잎도 단풍 드는 거 아세요?_꽃빛향
씨 없는 청도반시, 그 탄생의 비밀_감이랑
이제야 사람 사는 맛 나네_부래미마을
땅끝마을 해남에 핀 고구마 미소_새순영농조합
못다 한 이야기 2

3장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걸다

조미료가 아니라 정성을 담았어요_미소누리
아내와 함께 가는 자전거 동행_스카이휠
조선왕조실록 한 부 복본해 드릴까요?_미래영상
매실 농가와 함께 만드는 ‘그린 바이오’_송광매원
못다 한 이야기 3

4장 세상을 바꾸는 작은 변화

그들이 흘린 땀에 정당한 값을 치러야죠_페어트레이드코리아
20년을 지켜온 인문사회과학 사랑방_그날이 오면
연해주에 새로 짓는 희망의 나눔 공장_바리의꿈
찰보리에 사랑을 담아 빚었어예_서라벌찰보리빵
못다 한 이야기 4

부록
1 원순 씨의 희망소기업 이야기
2 희망을 담아 파는 작은 기업, 희망소기업
3 희망소기업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 저자 소개

노준형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공부한 저자는 전공이 뭐냐고 물어볼 때가 제일 난감하다. 그럴 때마다 논리 설계라는 측면에서 회로설계(Circuit Design)와 글쓰기의 원리는 같은 것 아니냐고 주장하곤 한다.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취재기자를 꿈꾸며 몇 차례 언론사에 취직했지만, 들어간 곳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가 문을 닫아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밥벌이에 충실히 하고 있다. 현재 종합홍보컨설팅 기업인 ㈜커뮤니케이션스플러스에서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 NGO 등의 홍보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업무가 그가 하는 일이다. 남는 시간엔 탱고와 커피, 여행 등으로 일상 탈출을 꿈꾼다. 지은 책으로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군의문사 유족들은 말한다》(공저)와 《노동자 장진수 삶의 기록》(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