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비빔밥 그리고 여수 밤바다

안녕하세요.
이원재입니다.

바쁜 한 주일을 보냈습니다.
새로 길이 열렸다는 호남행 KTX를 두 차례나 탔으니까요.

26일은 전주행 열차를 탔습니다. 전주에서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 지역의 청년들과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는 ‘감사의 식탁’에 참석했습니다. 희망제작소를 소개하고, 고령자의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연구, 청년세대가 원하는 사회에 대한 연구, 청소 노동자의 삶에 사다리를 놓는 방법에 대한 연구 등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은 ‘전주의 미래’와 ‘청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세대 간에 관점이 조금 다르기도 했지만, 웃음꽃은 2차까지 이어졌습니다. 못다 나눈 이야기는 전주 ‘책마루 어린이 도서관’에서 한 번 더 만나 나누기로 했습니다.

대화를 나눴던 공간 ‘우깨팩토리’는 젊은 감각의 멋진 장소였습니다. ‘우리들이 깨달은 것들’이라는 뜻을 품은 ‘우깨’는, 다양한 강연과 공연이 펼쳐지는 알찬 문화공간이며, 생산적인 허브공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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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틀 뒤, KTX에 다시 몸을 싣고 목민관클럽 정기포럼이 열리는 여수로 향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목민관클럽은 지방자치 단체장들의 모임입니다. 이들은 두 달에 한 번 정기포럼을 열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지방정부 정책을 연구합니다. ‘도시재생’을 주제로 연 이번 포럼에는 시장, 군수, 구청장 24명을 포함해 250여 명의 지자체 공무원들이 참석했습니다.

SH공사 변창흠 사장이 ‘개발성장시대 이후 도시재생사업의 방향과 지방정부의 과제’에 대해 발표해 주셨고, 경성대 이석환 교수는 ‘주민주도적 도시재생사업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서 발표해 주셨습니다.

개발은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지만, 땅값과 임대료가 올라 원래 살던 주민과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문제도 생깁니다. 공동체를 부유하고 편리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평온하던 공동체를 갈갈이 찢어놓기도 합니다. 그런 문제들을 극복해보려는 새로운 대안들이 거론됐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시장 군수 구청장들을 포함한 공직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테이블에 모여 열띠고 솔직담백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도시재생’은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공동체에 유익(有益)을 가져다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과거 고속성장시대와는 다른 패러다임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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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한국사회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 토론에서 저는 이런 의견을 냈습니다. “우리가 하기에 달린 것 아닐까요?” 우리 모두가 전주나 여수에서 만난 시민들과 공직자들만 같다면, 저는 낙관론에 한 표를 던져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토론하는 분들이 이렇게 각지에서 애쓰고 계시니까요. 희망제작소는 그런 노력들을 어떻게 더 확산시킬 것인지 연구하겠습니다.

전주 비빔밥도 맛보지 못했고, 여수 밤바다도 즐기지 못했습니다.
늘 그렇듯 야속한 시간 탓입니다.
대신, 그보다 더 아름다운 희망을 맛보고 돌아왔습니다.

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이원재 드림

우리 사회의 희망을 찾는 길을 고민하며 쓴 ‘이원재의 희망편지’는 2주에 한 번씩 수요일에 발송됩니다. 이메일로 받아보고 싶으신 분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메인에 있는 ‘희망제작소 뉴스레터/이원재의 희망편지’에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