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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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신과 전문의의 마음 듣기

서문

“나는 중학교 여교사이며 두 자녀를 둔 엄마이다. 최근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한쪽 유방 절제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막 끝내서 머리가 다 빠져서 가발을 착용해야 밖을 다닐 수 있다. 얼마 전, 남편이 다른 여자에게 빠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5년 전 지방 근무할 때도 같은 일이 일어나서 이혼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던 남편이 내 인생의 가장 어려운 이때에 외도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분하다. 억울하다. 내 인생이 초라하다. 우울하다. 잠이 오지 않는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무기력하다. 하루 종일 누워 있다. 남편은 이런 나에게 잘못했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에만 노력한다. 아이들을 위해서 남편이 필요하지만 이대로 살 수 있겠는가”

저를(정신과 전문의) 찾아온 40대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여성의 삶에 대해 생각합니다. 가슴이 아프고, 같은 처지가 된 듯이 남편에 대한 분노감정을 느낍니다. 그러나 또한, 이야기를 듣는 중간에도 왜 이 여성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날까, 이 여성에겐 바뀌었어야 하는 자신의 문제나 행동양식은 없었을까? 이 여성의 지금의 감정과 행동양식이 병에 근접한 상태로 발전했는가? 이 여성은 정신과를 찾아온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까? 의사의 ‘마음 듣기’는 감정과 사연을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닙니다. 사연을 통하여 환자의 감정과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병적인지 아닌지를 가늠해야 하며, 해법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마음 듣기와 동시에 의사의 마음속에는 여러 기준들이 떠올려지며, 판단해야 하고 결론을 말해주어야 합니다.

요즘 세상에선 힐링(healing)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사전적 의미로 힐링은 불균형적인 신체적 혹은 정신적 건강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 위한 과정을 말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상처받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명상, 운동, 휴식, 대화 등의 도구로서 힐링을 말합니다. 엄밀하게는 정신과적 치료와는 다른 차원입니다. 정신과에서의 치료는 대상이 비정상적인 감정과 행동양식을 보일 때 비로소 행해집니다. 따라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해야 하며 그 대상자의 성장배경, 환경적 요인에 따라서 조금씩 다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빨리 낫기 위하여 병원을 손쉽게 찾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떠한 문제로 우울감정이 발생하여도 정상적으로 판단하고 스스로 노력하거나, 신앙에 도움을 받거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란 생각에서 정신과를 찾지 않으려 합니다. 비록 이러한 노력들로 쉽게 해결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비정상적인 감정들마저도 정상적으로 해석하고 전문가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습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의는 찾아온 분의 마음을 듣는 것에 이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인지 그렇지 않은지, 왜 이러한 문제가 그에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 지 그리고 같이 해결하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저와 함께 정신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갈 볼까요?

목차

1. 나는 왜 정신과 전문의가 되었는가
2. 나는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3. 나의 고통은 치료될 수 있는가
4. 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바뀌지 않는가

유의사항

휴먼라이브러리는 상담이 아닌 대화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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