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명가의 탄생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의 진입을 불안해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초고령사회를 넘어 30년 후에는 35% 이상이 65세 이상의 인구로 대체된다고 하니 사회적, 경제적 불안을 떨쳐낼 수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도 일본과 유사한 형태를 따라가고 있으며, 나이 들어 가는 시니어들이 마치 사회의 짐인양 부담을 주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청년과 일자리 경쟁을 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는 세대 간의 소통을 더욱 어렵게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런데 조금만 시선을 돌려 보면 우리 주변에는 묵묵히 자신이 할 일을 실천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있다. 특히 기업에서 은퇴 후 인생 2막을 새로운 환경에서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십 수년 동안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 해피시니어라 부른다.

같으면서도 다른 시니어 공익단체

시니어 공익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은퇴자들은 흔히 말하는 제3섹터의 활동가와는 살아온 길이 다르다. 보통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오랜 시민운동가들은 젊은 시절부터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거쳐 시민운동에 참여하는 활동가가 많다. 반면 시니어 공익단체의 구성원 대부분은 기업에서 2~30년을 근무한 전형적인 샐러리맨들이다. 새로운 분야로 경력을 전환한 그들에게 공익단체 즉 비영리단체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기도 하지만, 기업과 전혀 다른 비영리조직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특히 새롭게 비영리단체를 만들거나, 비영리조직을 운영하면서 겪는 경영상의 문제,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재정확보 등 다양한 문제에 봉착한다. 이러한 시니어 공익단체의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해결하기 위해 <빅스(BIGS)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

빅스(BIGS)는 Being(존재), Innovation(혁신), Group(네트워크) Senior(시니어)의 약자로 시니어 공익단체의 존립 목적과 활동방향을 명확히 하고, 기존의 운영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의 운영과 활동을 시도한다.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니어들과의 교류를 확대하여 시니어 공익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회혁신을 지원하고자 한다.

빅스 프로젝트의 여정은 바로 비영리조직을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점에서 시작되었다.

빅스 프로젝트의 처음을 장식한 감마센터는 총체적 마케팅 경영모델로서 비영리조직의 성공을 위한 모델을 제시하고 컨설팅하고 있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경영철학, 조직이 하는 일, 내부 구성원과의 소통, 조직체계, 조직의 시각적 모습, 외부적 소통, 파트너와의 관계 등 총? 8가지의 감마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비영리조직이나 영리조직이나 경영모델이 같아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정체성과 수익성의 대립을 동시에 해결하지 않고는 어떤 조직도 성공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영리조직이나 영리조직이나 천편일률적으로 피라미드 조직 구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처음부터 수직적 의사소통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조직원들이 상호영향을 미친다고 볼 때 적절한 조직 구조는 네트워크형 구조입니다.

총체적 마케팅 경영모델이란 말 속에서 내가 필이 꽂힌 것은 ‘총체적’이란 것입니다. 감마모델은 시스템적 모델의 하나일 것입니다. 프로세스가 모여서 시스템이 됩니다. 시스템은 전체적 시각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과 심사원 입장에서든 경영컨설팅을 표방하는 입장에서든 제약이론과 감마모델의 공통점이 많은 것을 볼 때 결국 경쟁력 있는 모델은 유사한 점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천년(도시마을 연구소장)님의 참가 후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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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시니어 리더십

시니어 공익단체는 기존의 비영리조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체계적인 조직 구조를 가진 비영리조직과는 달리 회원 중심의 운영구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와 회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리더십 워크숍 진행을 맡은 이창준 (주)구루 피플스 대표는 다양한 이해관계에 따른 리더십의 역할과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참여자 : 시니어 공익단체에서 리더의 역할은 영리조직보다 작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규범적 이해 때문에 오지만 나중에는 정체성을 빙자해서 도구적 이해를 좇게 됩니다. 실질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도구적 이해에 의해서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조직을 와해시키며 자연스럽게 갈등이 생깁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창준 : 어느 단체에서 규범적 이해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도구적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이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범적 이해가 선명하고 강력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서 증명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면 구성원은 자부심과 신념을 갖게 될 것입니다.

진정성을 가진 리더라면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구성원들은 자신의 리더가 기꺼이 헌신하고 노력하는지를 판단하여 그를 진정한 리더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진정성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팔로워가 리더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시니어 리더십은 비영리조직의 성격과 환경에 맞춰 새롭게 구성되어야 하며, 진정성을 가지고 구성원들과 함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21세기 시니어 리더십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방법

시니어 비영리조직의 의사결정구조는 지극히 수평적이다. 따라서 이들 조직의 형태에 맞는 효과적인 의사결정방식으로 퍼실리테이션과 오픈 스페이스 테크놀러지(이하 OST) 방법을 최요섭 교수(현대인재개발원 비상임교수)가 소개했다.

퍼실리테이션은 집단지성의 아이디어를 모아 최고의 결정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개인의 능력은 한계가 있고 개인차가 있으며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여러 사람의 지혜와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이다. 시니어 조직에 맞추어 본다면 퍼실리테이션 방법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OST는 개방형 집단 토론으로 도구와 절차가 어우러진 방법이다. 쉬는 시간 참가자끼리 나눴던 이야기에서 더 많은 걸 배웠다는 반응에 착안하여 토론 방식을 통합 절충하였다. 국내에서도 단체 성격을 불문하고 정부기관, 지자체, NGO, 학교 등이 이런 기법을 도입해서 실제로 적용하고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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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프로젝트>는 지난 4월 17일을 끝으로 상반기 과정을 마무리 하였다. 참가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빅스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뜻깊습니다. 조직에 별 생각이 없이 한발만 담그고 있었는데 이제 양발 다 담그고 목까지 찬 것 같습니다. 조직의 필요성은 있는데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이었는데 퍼실리테이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을 같이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 김병선(행설아회) 님의 참가 후기 중

<빅스 프로젝트> 전체 프로그램의 목적은 시니어 공익단체의 역량강화와 네트워킹입니다. 역량강화를 위해 어떤 조직이든 경영 시스템을 수립해야 하고 임의 단체보다는 협동조합의 형태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으로 보면 출자금 내 놓고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다음 순서가 네트워킹일 것입니다. 네트워킹은 상호이익이 되는 Win-Win 관계로 형성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네트워킹이 한 번이라도 자칫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형태가 연출될 때 시니어 공익단체의 네트워크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무너질 것입니다. 내부 경영모델이 역량이 되고 난 이후에 네트워킹을 해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희망제작소의 <빅스 프로젝터>는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배출한 행복설계아카데미, SDS 수료생들이 만든 시니어 공익단체들을 위한 배려인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 고마움과 찬사를 동시에 보냅니다. 생각이 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네트워킹 전에 먼저 조직 내부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 김천년(도시마을 연구소장) 님의 참가 후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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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니어 공익단체들이 <빅스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혁신을 주도하는 조용한 혁명가가 될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이들은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될까? 한걸음 한걸음에 힘차게 내딛는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_ 석상열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선임연구원 ssy@makehope.org)
사진_ 라영수 (은빛둥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