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이렇게 큰 숫자를 다뤄보긴 처음”


길고도 짧았던 2010 은평구 참여예산학교가 지난 10월 26일 종강워크숍을 가졌습니다. 기습적인 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참여예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열정은 마지막 시간까지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은평구 참여예산학교는 9월 3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매주 화ㆍ목 저녁, 총 8회에 걸쳐 진행되었고, 참여예산에 관심 있는 은평구민 4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_1C|1016616593.jpg|width=”500″ height=”29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초한 지방자치제 아래에서는 지역주민이 예산편성이나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껏 주민참여 예산제는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운영제도나 주민조직의 역량이 미흡했고, 지자체 공무원들의 이해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점을 조금씩 극복하고자 서울에서는 희망제작소와 은평구가 최초로 예산학교를 열었습니다.

이번 참여예산학교의 강의와 워크숍을 통해 참여예산의 기본내용과 은평구의 예산현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평구 주민과  함께 참여예산제도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과 대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총 8회의 시간동안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 참여예산제의 ABC – 최인욱 (좋은예산센터 사무국장)

지방자치 행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의 기획, 편성, 집행 절차와 기본 내용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예산 전문가는 될 수 없지만, 예산 관련 대화를 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은 숙지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좋은 예산과 나쁜 예산에 대한 사례비교를 통해 집행부의 예산편성 독점을 막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참여예산제의 필요성을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주민참여! 어떻게, 왜 해야 하는가  – 박동완 (브레인파크)

지방자치 예산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지방자치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민참여 해외사례를 통해 참여예산제도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지역 예산분석 어떻게 하나  –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

우리나라 재정, 특히 지방재정의 현황과 특성을 전반적으로 파악했습니다. 지방재정 악화와 관련된 해외사례를 통해 예산분석과 재정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산정보공개 청구를 통한 투명예산, 납세자소송법이나 주민소환 및 투표 제정을 통한 책임예산, 시민참여조례 제정을 통한 참여예산이 실현되도록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지역 예산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은평구 예산현황, 공무원에게 듣는다  – 임남수 (은평구 예산팀장)

은평구의 예산개요와 주요 현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산 담당 공무원과의 대화를 통해 은평구 예산의 문제점과 그 해결 과정 모색을 위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참여예산으로 이렇게 지역을 바꿨다!  – 김경민 (안산경실련 사무처장)

안산시의 참여예산제도와 이를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 경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안산시가 당면했던 문제점과 개선노력을 통해 은평구는 어떻게 참여예산제도를 준비하고 진행할 지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지역 현안 찾기 – 송창석 (희망제작소 교육센터장)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추진배경과 필요성을 전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개의 팀으로 나눠서 은평구에 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아보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실전이다!  – 송창석 (희망제작소 교육센터장)

국내외 주민참여 사례를 통해 이들이 지역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팀별 활동에서 제기된 문제점의 해결방안과, 예산편성을 비롯한 사업추진전략을 직접 모색했습니다.

 ★ 종강 – 강평 및 수료

지난 시간에 찾아 본 문제점의 해결방안을 팀별로 발표하고, 그동안 교육에 참여한 소감을 나눴습니다. 수료식을 통해 지방자치의 주역으로서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편성에 참여할 것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네, 이렇게 한 달 간의 교육이 끝났습니다.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각자의 하루일과가 끝나 피곤할 법도 한 저녁수업이었지만, 수강생들의 출석율이 꽤 높았습니다. 저녁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파도, 직장에서 늦게 퇴근해 지각을 하더라도 꼭 참석하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첫 시간에 자신을 소개할 때는 부끄러워하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준비된 간식을 나누어 먹는 훈훈한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강의시간에는 진지한 모습으로 집중해서 듣고, 질의응답시간에는 너도 나도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거나,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_3C|1319918943.jpg|width=”220″ height=”29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350131090.jpg|width=”220″ height=”29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187980720.jpg|width=”220″ height=”293″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워크숍 활동을 할 때는 어찌나 집중하시던지, 서로 토론하고, 색종이에 문제점과 대안을 적고, 풀로 붙이고 발표하는 모습 속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뜨거울 때도 있었고 차가울 때도 있었지만, 교육 기간 내내 참여예산제도에 대한 은평구 주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은평구에 대한 애정, 예산에 대해 알고, 참여하기 원하는 마음이 한 달 동안 이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힘이었습니다. 교육을 마친 수강생들의 소감도 살짝 엿볼까요?

* 제가 처음 두 번을 결석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결석한 시간이 너무 아깝다.
* 문제점 제기보다 해결방안을 찾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 교육기간이 짧아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어서 좀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것이 희망적이라 생각한다. 여기 젊은 분들이 많이 나오셨기에 은평구는 희망이 있다.
* 전 여기 온 것을 대단한 행운으로 생각한다.
* 함께해서 행복했다.
* 이 교육은 우리의 꿈이고 희망이라 생각한다.
* 좀 더 나은 은평구의 예산을 위해, 그리고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위해, 예산학교 수료생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주축이
   되어 활동했으면 좋겠다. 우리 구 사정을 알게 되어 반갑고,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좋았다.
* 지역에 대한 애정이 생긴 것 같다.
* 우리가 생각보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도록 하자.
* 제 평생에 이렇게 큰 숫자를 다뤄보긴 처음이다. 내년에 또 다루고 싶다.
*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 우리 은평구의 미래가 보이고 비전,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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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1기 은평구 참여예산학교는 끝났지만, 은평구청과 수료생들의 활동은 이제 시작입니다. 교육을 통해 배우고 결심한 것을 앞으로 참여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큰 부담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예산편성에 참여해 지역을 변화시킨다면, 은평구의 미래는 참 희망적입니다. 은평구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될 그 날까지 모두 힘내시기 바랍니다. 희망제작소는 은평구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글_ 교육센터 고새정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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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산을 알면 지역이 보인다          * 시민이 챙겨야 할 나라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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