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집단지성’ 이 필요해

지난 10월 30일 ~ 31일,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은평구 주민참여위원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준비위는 은평구에서 본격적으로 주민참여제도를 추진하기 위해 구성된 모임으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정당 관계자, 학자 등 다양한 배경의 은평구 주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속속 도착하는 위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주민참여위원회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_1C|1060181162.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이번 워크숍은 김우영 은평구청장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비롯해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향과 과제ㆍ주민참여 방안ㆍ주민참여예산제 사례와 올바른 도입을 위한 제언 등을 주제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습니다. 강의 전에는 워크숍을 통해 서로 1박 2일 동안 얻고자 하는 것을 공유하고, 강의 후에는 주민참여위원회 산하위원회 구성과 운영방안 전체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1박 2일 동안 논의할 사항과 질문에 대한 모음 작업을 하였습니다. 카드 한 장에 한 개의 내용을 적었는데도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울 만큼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수많은 의견들이 몇 가지로 수렴이 됐는데, 의회와의 관계ㆍ 민관협치ㆍ 참여예산제ㆍ주민참여방법ㆍ산하위원회 구성과 역할ㆍ주민참여위원회 위상과 역할 정립이 주요 안건으로 등장했습니다.

이호 소장(풀뿌리연구소 이음)의  강연에서는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향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호 소장은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이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현명한 의사결정 방법이 바로 주민참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 시작한 참여예산제의 역할과 방향을 짚고, 지역단체별 위원회의 선행과제는 개방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동완 브레인파크 대표는 타 지역 사례를 통해서 은평구에 적용할 수 있는 주민참여 방안을 알아보았습니다.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참여 방안을 고민함과 동시에, 주민 스스로가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해야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례로 최근 옥천군에서는 새주소 체계 홍보를 하면서 군민들이 왜 새주소를 써야 하는지는 체감하지 못하자 한 가지 이벤트를 실시했습니다. 100명의 군민에겐 예전 주소를 주고, 100명에겐 새주소를 주면서, 제시된 주소지를 먼저 찾는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행사였다고 합니다.  결과는 새주소를 받은 참가자들의 완승. 군민들 스스로가  새주소 체계의 편리함을 체감하고, 그 필요성을 자각할 수 있었다는데요. 주민참여가 행정과 어떻게 결합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사례의 하나입니다.

[##_1C|1133362885.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이어서 김우영 구청장과 참가자들 간의 허물없는 의견교환과 질의응답이 진행되었습니다. 김 구청장은 연 3000억 원의 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주민참여위원회에서 예산 낭비를 잘 감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적은 예산으로 알뜰하게 살기 위해서는 집단지성이 필요한데, 그 역할은 주민참여제만이 맡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구청장은 주민참여제가 자신의 첫 번째 공약이었기 때문에 꼭 실행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한남대 김겸훈 교수(행정학)는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기를 바란다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김 교수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직접 결정해 공공기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심의, 감사의 과정은 주민들의 대의기관인 의회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으나, 주민참여예산 위원회가 유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과정이 바로 편성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적절한 사업의 집행을 조정해 꼭 필요한 사업에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개입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주민참여위원회 산하 3개 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결정했고, 다양한 주민참여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우수 참가자에 대한 표창 및 해외연수 기회 부여안과 아이디어를 트위터로 받는 등 웹을 통한 주민참여 활성화 방안도 제기되었고 구민전체총회를 문화공연과 함께하자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_3C|1409110150.jpg|width=”226″ height=”30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307845907.jpg|width=”226″ height=”30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177793131.jpg|width=”226″ height=”301″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마지막으로 이미 열 번 가량 회의를 진행했지만, 서로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볼까요?

● 회의와 교육을 했다는 것 이상으로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좋았다.
● 즐겁고 재미있었다. 그동안 확인하지 못한 상대방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좋았다.
● 우리가 논의했던 부분을 주변에 잘 알려서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리고 빛내자.
● 주민참여위원회가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었는지 막연했는데 강연과 토의를 통해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시민단체의 일원으로 주민참여위원회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라는 과제는 계속 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
● 지난 회의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외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 등 서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 1박 2일 동안 같이 밥 먹고 마시며 친분을 쌓은 것 자체로 의의가 있었다. 그리고 사업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견도
    많이 나왔는데 다음 회의에도 이어서 심도 있게 이야기해보자.

주민참여위원회는 이제 시작입니다. 갈 길이 멀지요. 하지만 지금과 같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 길이 고되지만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은평구가 그려나갈 역동적인 주민참여의 지형도를 기대해봅니다.

글_ 교육센터 이민영 연구원(mignon@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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