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7단지 아파트 공동체에 놀러오세요

희망제작소 뿌리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강동구 강일리버파크 아파트에서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이하 ‘행아공’)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행아공은 아파트에서 보다 즐겁고 유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내가 할 일을 찾아내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서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행아공을 진행하며 만난 주민들을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강동구, 아파트 공동체가 활짝 피었습니다
(5) 즐거운 7단지 아파트 공동체에 놀러오세요 – 김의연

김의연 씨는 리버파크 7단지 공동주택대표회의 회장이다. 아파트 입주와 더불어 강일동으로 이사 와서 일찍부터 지역 일에 관심을 갖고 배드민턴 동호회, 아파트 동대표를 거쳐 작년 단지 전체의 입주자대표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작년에는 7단지 문고 꾸미기와 탁구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였으며, 올해 가을에는 많은 주민이 참여한 노래자랑 축제를 열었다. 강일동이 살기 좋은 동네가 되고, 그 중 7단지가 주민의 화합이 잘 되어 리버파크 10개 단지 중 가장 이사 오고 싶어 하는 단지가 되길 바란다. 내년에도 주민화합축제 한마당을 2회째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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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즐거운 동네

강일동에 처음 왔을 때는 초등학교도 없었어요. 5년쯤 전이었지요. SH공사가 개발을 했는데 주택만 지어놓았을 뿐 교통도 불편했고, 단지는 완공되었지만 거리에는 보도블록도 안 깔려 있는 형편이었죠. 첫해 여름이 지나고 9월말부터 학교에서 신입생을 받았어요. 새로 아파트를 지어서 그런지, 버스나 기반시설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어요.

한 번은 입주 초기 물을 틀었는데 흙탕물이 나왔어요. 상일동에서 강일동으로 들어오는 식수관이 터져서 그랬대요. 그래도 가을 되니까 버스노선도 생기고, 기반시설도 늘어났어요. 좋았던 점은 서울이지만 공기는 아주 좋았어요. 저녁이 되면 조용해지는데 밤에 집에서 듣는 개구리 소리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입주 초창기에는 리버파크 아파트 10개 단지에 있는 놀이터 투어를 다녔어요. 리버파크 아파트는 1단지부터 10단지까지 놀이터가 다 달라요. 1단지는 뱃놀이터가 있고, 4단지는 기차모양, 10단지는 우주선처럼 되어 있고, 9단지는 코끼리처럼 생긴 조형물도 있습니다. 쉬는 날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각 단지마다 놀이터에 가서 한 시간 정도씩 뛰어 놀았어요. 겨울이 되면 이 동네 사람들이 ‘강일랜드’라고 부르는 곳이 있는데 눈이 내리면 아이들이 여기에 다 모입니다. 야트막한 언덕이라 아이들이 눈썰매나, 비료포대 타고 와글와글 모여서 노느라 정신이 없어요. 입주 초기 여름에는 6단지에서부터 3~4단지에 분수 물을 틀었는데 그것도 참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아이들이 좀 크다보니까 하지 않고 있지만 그때는 참 재밌게 다녔습니다.

주민 화합 한마당이 된 축제

제가 7단지 공동주택 대표회의 회장이 된 지가 1년이 좀 넘었습니다. 그 전에 동대표를 3년 정도 했으니까 거의 4년 넘게 활동하고 있어요, 7단지는 초창기에 입주자회의 동대표 간에 약간의 잡음이 있었어요. 주민들이 처음에는 동대표들이 하는 일에 반감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소송을 하다 보니 뭐 돈 되는 게 있나보다 하고 안 좋게 바라보던 때에 제가 동대표가 되었어요. 이때 동대표들이 새로 임명되어서 이분들과 예전 일은 다 잊고 주민이 가깝게 지내고, 투명하고, 좀 더 좋은 단지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하고 노력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동대표가 된 이후 희망제작소와 인연이 되어 강동구청, SH공사 등의 도움을 받아서 7단지 행복한아파트공동체사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강의나 주민 모임 등을 했어요. 한두 사람 이웃을 알게 되고 더불어 사는 아파트를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7단지가 정말 좋은 단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한아파트공동체학교에 참여하고 다른 성공한 사례들을 보면서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주민 모두 같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노래자랑 축제라는 큰 행사를 했어요. 처음에 축제를 하자고 했을 때, 과거의 안 좋은 일들 때문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주민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서 밀고 나갔지요.

처음에는 같이 꽃을 심을까, 아니면 주민을 모아서 놀러갈까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하다가 주민화합 축제를 하기로 했어요. 우리는 어르신 세대부터 신혼부부까지 있으니까 아이들을 위해 마술도 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웃음치료, 그리고 주민 전체가 화합할 수 있는 노래자랑을 해보자고 구상이 되었어요.

노래자랑은 유아-초등학생, 중고등부, 성인부, 3개로 나누어서 시상을 했는데 노래, 춤 다 포함해서 20개 팀이 나왔어요. 각 부별로 1등부터 4등 그리고 참여상도 주었어요. 행사 중간에 레크레이션도 하고 노래자랑이 끝난 후에는 야시장을 열어서 주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무대 설치도 우리가 직접 했어요. 단지에 있는 평상을 무대 삼아서 카페트천을 사서 씌우고 기둥 세우고 현수막도 걸었어요. 고생은 되었지만 저도 좋았고 모두 만족했어요. 행사를 하면서 가능한 돈을 많이 안 쓰려고 했어요. 주변에 있는 마트와 식당들에서 경품 찬조도 받았고, 행사 때 쓴 천막과 의자도 주민센터에서 빌려와서 했습니다.

이렇게 재밌게 하고 나니 주민들이 내년에 또 하자고 해요. 원래 이 행사를 봄에 하려고 했었다가 세월호 때문에 미루게 된 것이었는데, 좀 미뤄지긴 했지만 이번에 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축제를 정례화해서 하려고 합니다.


공동주택 이웃사촌을 위하여

7단지 관리사무실에는 작은 도서관과 탁구실이 있어서 여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지 주민으로 이루어진 ‘꿈빛맘’이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고 있는데, 아이들 간식을 일부 지원해드렸어요. 작은 도서관에서 가장 책을 많이 빌린 어린이를 선정해서 연말에 상품을 줄 예정입니다.

탁구실에서는 작년에 탁구동호회가 생겨서 현재 ‘화목한 탁구동호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계속 지속되고 있어요. 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시간에는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좋지만 탁구장 마루 바닥은 깔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함께 단지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동대표들이 지금도 많이 봉사하고 있고 다들 사심 없이 단지를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일반 주민도 아파트공동체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나보다 이웃을 조금 더 생각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관심 있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여전히 질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공동주택도 충분히 이웃과 서로 소통하고 더불어 살면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_ 장우연(뿌리센터 선임연구원 wy_chang@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