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전화 강요하는 사회, 문제 있다!

집 전화 없으면 겪는 고충에 대하여
– “집 전화 없으면 차별?” 조속한 시일 안에 개선해야

* 담당(문의) : 이경희 연구원/3210-3378

1. 시민참여 민간 연구소인 희망제작소(상임이사 : 박원순 변호사)는 집 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인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공공기관의 민원신청, 신용카드 발급, 여권 신청 절차 등에 있어서 집 전화번호를 필수적으로 기입 하게 하는 절차에 대한 개선을 요청하는 신고서 및 정책제안서를 관련 기관에 전달했습니다.

2. 사회창안센터가 신고 및 정책제안서를 발송한 곳은, 금융감독원(신고 및 정책제안서), 고충처리위원회(제도 개선 제안 및 정책제안서)를 포함해 청와대, 국무총리실, 외교통상부, 금융감독위원회와 각 카드회사 등입니다.

3. 각 기관 및 신용카드 회사에 발송한 신고서 및 정책제안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회창안센터는 조속한 시일 안에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정책제안서 전문 - 집 전화 강요하는 사회>

Ⅰ. 유·무선 대체현상

1. 유선전화 가입자 감소추세

○ 유선전화 가입자가 이동전화의 활성화, 인터넷 전화의 등장 등으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6년 12월 말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는 2,311만명을 기록해 지난 1999년 2,078만명에 비해 200만명 가량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약 2,000만명이 늘어나는 기하급수적인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지난 84년 3월 차량용 휴대폰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88년 4월 일반 휴대전화가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가입자 수도 97년 9월 500만명, 98년 6월 1,000만명, 99년 2월 1,500만명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더니 같은 해 하반기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유선전화 기입자수를 추월했다. 2002년에는 3,0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12월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4,019만명을 기록했다.

2. 유선전화 통화량 감소추세

○ 유선전화의 감소추세는 통화량에 있어서 더욱 두드러지게 알 수 있다. 이동전화에 밀려 유선전화 총 통화량이 96년 이후 매년 10.8%씩 감소하고 있으며 이미 99년부터 매출액 부분에 있어서도 이동통신이 유선통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에 대표적인 유선전화업체 ‘KT’는 지난 2002년 정통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14년에는 유선전화간(LL: Land to Land) 통화가 사라진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자사의 주력서비스업종인 ‘유선전화 퇴출’을 공식화하고 나선바 있다.
즉, 시내·시외·국제전화 등 LL 통화량은 2010년이 되면 ‘제로’에 이를 것이며, 유선에서 무선으로 발신하는 LM((LL: Land to Mobile) 통화량도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있어 LM 통화량을 감안하면 2014년에는 이론적으로 이동전화를 포함한 무선전화가 유선전화를 완전히 대체하게 된다고 한다.

○ 실제로 지난 2000년 1월 LL통화량과 LM통화량 등 유선전화에서 발신한 총 통화량은 75억1100만분에 달했으나 지난 12월엔 유선발신통화량은 64억6300만분으로 감소했다. 반면 이동전화간(MM), 이동전화에서 유선전화간(ML) 통화량 등 이동전화를 통한 발신량은 같은 기간동안 35억9200만분에서 57억9300만분으로 증가, 유선발신 통화량의 90%선까지 육박했다.
유선발신량 감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선간 통화량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내통화량은 매년 가입자가 소폭 증가했는데도 지난 96년 773억5900만분, 97년 749억9900만분, 98년 634억6900만분, 99년 530억8800만분으로 감소한데 이어 이동전화가 보편화되던 2000년엔 460억1800만분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어 2001년엔 403억900만분으로 400억분대를 가까스로 방어하는 등 매년 평균 15%씩 급감추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시외통화량도 97년 291억6500만분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래 98년 272억9400만분, 99년 249억5700만분, 2000년 205억2900만분으로 줄었다.

3. 이유 있는 유무선 대체

○ 이처럼 우리나라 통신서비스 전체 시장에서 이동통신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어 시내 통화량은 1998~2002년 동안 41.3%가 감소하고, 시외 통화량은 약 23% 감소한 반면, MM 통화량은 연평균 약 68% 증가하여 2002년에는 총 시내통화량 규모를 추월했다.
유선전화를 통한 발신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이동전화 사용인구가 지난 4,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개인 휴대통신시대에 돌입, 이동전화를 통한 발신량(ML, MM)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이에 앞서 KT의 정책보고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유무선 대체’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동전화 서비스의 등장에 따라 기존의 유선전화 수요를 이동전화가 일방향으로 대체하는 현상으로서 다시 ‘통화대체’와 ‘가입대체’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이동전화서비스의 기술발전 및 시장 성숙의 진전에 따라 이동전화와 유선전화와의 관계는 보완재에서 대체재의 관계로 단계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동전화 단말기의 편리성, 언제든지 상대방과 직접 통화가 가능한 점 등은 유선전화의 대체를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 대체되고 있는 유선전화, 그러나 유선전화 가입 강요하는 사회

○ 이렇듯 유선전화의 감소와 더불어 단독세대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집 전화의 감소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동전화가 집 전화를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 온라인 민원접수 시, 현대생활에 필수적인 몇몇 인터넷 사이트 가입 시, 여권발급 시, 신용카드 발급 시에 집 전화번호 기입을 필수로 정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Ⅱ. 집 전화, 필수 기재 절차 현황과 문제점

1. 집 전화번호 기입, 필수 기재 현황

1) 민원신청에서의 피해사례
○ 지난해 7월 56개 중앙행정기관의 국민제안, 민원신청 기능을 통합한 온라인 국민 참여 포털 ‘참여마당 신문고’가 문을 열었다. 민원 신청서를 쓰는 순간부터 야기되는 더 큰 고충을 막기 위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홈페이지나 해당기관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내용이 분류돼 신속하고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 그러나 국민 참여를 활성화하고 서비스를 증대하기 위한 참여마당 신문고에 민원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집 전화번호를 필수로 입력해야 한다. 전국에서 언제 어디서든 국민제안과 민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이동전화 뿐 아니라 집 전화번호를 필수로 기입토록 함으로써 또 다른 불편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오는 5월초 전체 시스템 개편과정에서 집 전화번호를 굳이 기입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고객 불편은 지속될 것이며 애초부터 집 전화번호를 기입하는 것이 불필요한 절차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 신용카드 발급에서의 피해사례
○ 신용카드 발급에 있어서 집 전화번호 기입 필수는 더욱 큰 문제가 된다. 현대의 경제생활에서 신용카드가 제3의 화폐로 자리 잡고 있음에도 단순히 집 전화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신청자의 경제적 신용도가 낮게 평가되거나 또는 카드발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집 전화를 놓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롯데카드, 삼성카드, 엘지카드, 현대카드 등 신용카드사의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용카드 발급 시 집 전화 및 이동전화, 직장 전화번호 등의 기입이 필수다. 이는 오프라인을 통한 카드 발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 발급신청서에 집 전화번호 기입란이 필수항목이기 때문에 이를 적지 않으면 카드 신청 자체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는 집 전화의 유무 자체가 발급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 다고 설명한다.

○ 실제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현대카드, 롯데카드, LG카드, 삼성카드 등에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카드발급을 신청해봤다. 카드발급을 위한 개인정보란에 집 전화번호, 이동전화 번호, 직장 전화번호 기입란이 있으며 이 가운데 하나라도 기입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갈 수가 없어 카드발급신청 자체가 불가능하였다.
카드사들은 이동전화 번호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연락처 확보를 위해 집 전화번호 기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집 전화는 단독세대주 등을 가려내는 기준이 되기도 하며 사고채권으로 바뀌었을 때 추심을 용이하게 하는 편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카드 홍보팀은 “카드라는 것이 개인의 신용도, 거주지 등이 정확해야 하는데 이는 개인의 신용도 조사 등을 통해 카드발급이 이뤄질 때 카드를 신청한 사람에게 정확하게 가도록 하기 위해서도 다양한 연락처를 취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며 “이는 정확한 서비스를 위한 회사방침”이라고 말했다.

○ 하지만 실제로 각 카드사별 고객센터를 통해 집 전화가 없는 경우 카드발급을 못하는지를 물었을 때 “집 전화가 없으면 아무 번호나 기입하면 된”다는 게 그들의 답변이다. 이 또한 집 전화번호 기입이 굳이 필수일 필요는 없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또 이미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장명, 직장연락처, 이동전화 번호까지 기입토록 하고 있음으로 굳이 집 전화번호를 기입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3) 여권발급 및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피해사례
○ 여권발급 신청에 있어서도 집 전화번호와 이동전화 번호 기입은 필수다. 여권발급신청서에는 집 전화번호, 이동전화 번호를 필수적으로 기입해야 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확인 결과, 창구에 문의하면 집 전화를 기입하지 않을 경우도 여권발급은 가능하지만, 여권발급신청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필 기재사항으로 처리되어 있어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 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펼친 2005년 정보화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같은 해 12월 현재 만 6세 이상 국민의 인터넷 이용률은 72.8%, 이용자수는 3,301만 명이다.
국민 10명당 7명 이상이 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 및 게임 사이트 등에서 회원 가입 시 ‘집 전화번호’와 ‘이동전화’를 필수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집 전화가 없는 경우 임의로 정한 집 전화번호를 기입해도 사실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가입할 수 있다. 회원가입 절차에 있어서 집 전화번호가 중요하지 않다는 반증이며, 또한 집 전화와 이동전화 때로는 직장 전화번호까지 기입토록 하는 등 현재의 회원가입 절차가 지나친 개인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Ⅲ. 정책 제안

1. 사례별 정책제안

1) 민원신청에 대한 정책제안
○ 온라인을 통한 국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참여마당 신문고에서 민원신청 및 국민제안에 있어 집 전화번호 기재를 필수로 한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집 전화번호가 없는 국민에 대해 국민 참여의 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며, 또한 집 전화번호를 거짓으로 기재해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집 전화번호를 필수로 해놓은 항목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민원인의 신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일정의 민원인 정보를 파악할 필요는 있으나 필요이상의 절차는 없애 이용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국민참여를 확대한다는 기본취지에 맞다고 할 수 있다.

2)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정책제안
○ 제 3의 화폐라고도 불리고 있는 신용카드는 지급의 대체수단으로 까다로운 심사와 정확한 발급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까다로운 심사라는 것은 개인의 신용도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서 머물러야 하며 채권추심의 편리성을 위해 다양한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이 카드고객에게 불편을 야기할 경우 이는 바뀌어야 한다.

○ 특히 최근 들어 집 전화가 감소하고 있으며, 집 전화번호 외에도 다양한 개인정보 및 연락처가 취득가능하고 집 전화의 유무가 개인의 신용도를 말해주는 잣대가 아님을 생각할 때 카드발급에 있어 집 전화번호를 필수로 기재한 사항은 변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집 전화가 더 이상 각 가정에서 갖추고 있는 필수 사항이 아님을 감안할 때 더욱 필요한 일이다.

3) 여권발급 및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정책제안
○ 여권발급에 있어서 집 전화번호의 기입은 유사시 빠른 연락을 취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일수 있다. 그러나 집 전화, 직장 전화, 이동전화 중에 하나 또는 둘이 없는 이용자들을 위해 이를 필수사항으로 신청서에 표기해두는 것이 아니라 기입 권고사항으로 두는 방식으로의 개선이 요구된다. 또한 특정 전화가 없거나 소속이 없는 경우 공란으로 표기해도 상관없다는 점을 일반 여권신청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그 표기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집 전화기입을 필수로 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가운데 ‘조이온’ 등의 게임업체는 고객과 연락할 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또한 이동전화 등 다른 연락처도 기입토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 전화번호 기입란은 없어지는 게 옳을 것이다.
또한 ‘지마켓’ 등 쇼핑몰의 경우에는 상품의 배송에 있어서 연락처가 필요하므로 일정정도의 연락처가 요구되나, 이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두는 것이 무분별한 개인정보 공개 및 수집을 막고 집 전화가 없는 회원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일 것이다.

4) 종합
○ 유선전화 가입자 정체현상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무선전화의 유선전화 대체현상은 점차 심화될 것이다. 특히 단독세대 및 최근 세대 구성 가정의 경우 이동전화가 활성화되어 집 전화를 두지 않는 추세이며 이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 그러므로, 각 정부부처의 민원신고 및 국민제안 센터인 ‘참여마당 신문고’를 비롯해 카드발급 시, 여권발급 시, 인터넷 사이트 가입 시 “이동전화나 유선전화 중에서 하나는 반드시 입력하셔야 합니다.”라는 식으로 이동전화가 없는 고객, 집 전화가 없는 고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다시 한 번 강조하면 각종 사이트나 신청 서류에서 집 전화를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두는 것이 무분별한 개인정보 공개 및 수집을 막고 집 전화가 없는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일 것이다.

○ 이에 대한 빠른 검토와 적극적인 반영, 그리고 회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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