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명이 참여하는 독일의 책 교환시장

희망제작소는 12회에 걸쳐 유럽의 사회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합니다. 이 연재는 밀라노 공대 산업디자인박사 과정에 재학중인 백준상님이 관련 보고서인 ‘창의적 커뮤니티’를 번역해 보내주신 글로 이루어집니다. 이 연재가 한국사회에 사회혁신과 사회창안을 알려가는 일에 보탬이 되고, 한국에서 관련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께 좋은 참고 사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오늘날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과 가능성을 제안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온라인이 만든 거대한 책 교환시장

Tauschticket (티켓 교환) 은 회원들이 등록한 백만 권이 넘는 책들(2009년 9월 기준)을 교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이다.  ☞ 영문소개

Tauschticket은 회원제 서비스이며, 책의 교환은 신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회원들은 ‘북티켓’이라고 불리는 가상의 티켓을 이용해 책을 교환한다. 북티켓은 자신의 책을 기부함으로써 받을 수 있다.
 
만약 어떤 회원이 다른 회원이 등록한 책에 관심이 있을 경우 북티켓 서비스를 통해 책을 등록한 회원에게 이 사실을 전한다. 그럼 책을 소유한 회원은 북티켓을 받고 자신의 책을 우편으로 상대방에게 전송하는 방식으로 교환이 이루어진다 (독일에서는 책을 배송할 경우 배송료가 저렴하고 배송 후 3~5일 사이에 받아볼 수 있다).

[##_1C|1218338175.jpg|width=”450″ height=”316″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회원들은 자신에게 필요없는 책을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주고 북티켓을 받는다. 북티켓을 다시금 읽고 싶은 책과 교환할 수 있다._##]우리가 구입한 책들은 통상 한 번 읽혀진 후 책장 안에 고이 보관되곤 한다. 그렇다고 선물하기도 애매한 이 책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다섯 명의 사람들이 책 교환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었던 서비스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전국적인 서비스로 발전했다. 이 서비스의 웹사이트는 인터넷 구직 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한 전문 미디어 에이전시에 의해 개발되었다.

2002년 처음 시작한 북티켓 서비스는 독일에서 유일한 책 교환 서비스이다. 다른 물품 교환 서비스들이 존재하지만 책을 교환하고 포럼이나 사회적 플랫폼을 갖춘 서비스는 북티켓이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사용하기 쉽고 유지관리가 쉽도록 설계되었다.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가상의 사용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단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하자 그럴 필요가 전혀 없게 되었다.
 
2005년까지 회원 수는 18,000명으로 늘어났고 2008년에는 11만 명을 넘었다. 회원수는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교환 품목도 책에서 DVD, 게임, 음반 등으로 늘어났다. 북티켓은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다.

★ 지속가능 요소

?사회적 요소
통계적으로 사람들은 책 한권을 다 읽은 후, 또 다른 책을 사거나 빌리는 경향이 있다. 북티켓은 사람들로 하여금 책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해서 독서를 장려하는 셈이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는 것 외에도 책을 교환하면서 사용자 간에 형성되는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적 네트워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없었더라면 이런 서비스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채팅이나 커뮤니티 같은 기능을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북티켓이 이렇게 빨리 성장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에서 북티켓은 정보기술이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전파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환경적 요소
책 한 권 당 이용빈도가 높아지면 책의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가 줄어든다. 또한 북티켓은 자원의 소유가치 대신 이용가치를 전파한다.

?경제적 요소
 새 책을 구입할 필요가 줄어들어서 소비자는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본 내용은 School of Design,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Cologne, Germany 에서 쓴 글을 번역했습니다.)

번역_ 백준상 (밀라노 공대 산업디자인 박사과정)   ☞ 소개글

☞  <창의적 커뮤니티> 보고서 원문보기

● 연재순서

1. 밀라노 공대 에지오 만지니 교수의 서문
2. 노인을 위한 행복한 공동 주거 (네덜란드)
3. 스스로 짓는 친환경 집(영국)
4. 건강한 먹거리로 지역을 연결하는 로컬푸드 밴 (영국)
5. 유기농을 지원합니다, 케레스의 정원 (프랑스)
6. 자전거가 되살아나는 자전거 벼룩시장 (핀란드)
7. 자동차 공유로 돈도 절약하고 환경도 지키고
8. 재활용과 고용을 한 번에! (핀란드)
9. 책은 교환하라고 있는 겁니다 (독일)
10.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자조 공동체 (에스토니아)
11. 학교는 예술가가 필요해! (네덜란드)
12. 결론: 한국판 창의적 커뮤니티 나와라!

담당 _  회원재정팀 이성은 연구원 (leeagle@makehope.org)

※ 독자들과 논의하고 싶은 사항입니다.

▶ 이 서비스는 소비자에겐 이득이지만 저자와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까요? (실제로 Bookcrossing이라는 유사한 서비스는 이런 논리로 출판업계의 우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독서는 더 많은 독서를 유도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책 소비를 가져올지 아니면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아 소비가 줄어들지 궁금하네요.

Comments

“11만 명이 참여하는 독일의 책 교환시장”에 대한 15개의 응답

  1. 쏘굿~ 아바타
    쏘굿~

    이곳에는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 좋습니다.
    우리도 한번 해볼까요?

    1.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이성은 입니다. 저도 이 아이디어를 보고 최근 한국의 아이폰 열풍과 더불어 해볼만한 프로젝트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트위터나 블로그, 구글웨이브가 있다면 한번 아이디어 자유롭게 나눠볼까요?^^ 저는 http://twitter.com/homospero 트위터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2. 피리 아바타
    피리

    재미있는 생각거리군요. 사실 이런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오래전 부터 중고책 시장은 존재해왔는데 말이죠.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이런 책 교환이 과연 사람들의 독서량 자체를 늘릴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독서량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읽고 싶은 책을 저렴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느냐’ 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엔 정말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경제적인 이유로 맘껏 못 보았던 사람 이외에는 이러한 변수가 그다지 독서량에 큰 영향을 못 미칠 것 같습니다^^

    1. 네. 목적이 독서량의 증가라면 그렇지요.^^ 독서량의 증가보다는 순환되지 못하는 자원으 흐름, 책의 흐름을 통한 사람과 사람의 소통 증가에 있다고 한다면 책 읽는 사람들간의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을 줄수 있지 않을까요?^^

      어제 트위터를 통해서 한분이 국내에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는데요, 북스프리 http://www.booksfree.co.kr/ 라는 사이트 였는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었지만 많은 분들이 이용하시지는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착불 택배비를 부담해야한다는 것과 구하는 책이 있는가, 질 좋은 책인가 등의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책교환을 위한 비용의 장벽을 낮추고 원하는 책을 확실하게, 질 좋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국상황에서는 해결되어야 할 사항인 것 같아요.^^

  3. 강유가람 아바타
    강유가람

    제2회사회창안대회 게시판에도 이런 프로젝트를 실행해보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올라와 있습니다. http://2009idea.makehope.org/?mid=community&page=2&document_srl=1255 구체적인 실행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모여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이해동 아바타
      이해동

      기회가 된다면 진짜 관련된 생각을 가진 여러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문화로써 정착시켜 나간다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꼭 이런 기회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4. joon 아바타

    이런 서비스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를 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거리겠죠. 위 서비스는 우체국과 협력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책을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 덕분에 책을 돌려 보는게 사서 보는 것 대비 경제적 혜택이 더 컸던 것 같네요. 북스프리 서비스가 많이 호응을 못 얻었다면 사용자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요즘은 e북이 뜨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낮은 디지털 문맹률을 고려해 e북 돌려보기 플젝트 같은 건 어떨까요?^^

  5. 지은 아바타
    지은

    도서관에 책을 더 많이 두면 어떨까요??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이라도 하나씩 더 만들구요..
    도서관에 새책들이 많이 없어서 아쉬운데
    새책이 빨리 빨리 들어오면 도서관도 더 많이 이용하게 될거구
    도서관에서 책을 사니까 출판쪽에도 도움이 될거구요…
    너무 단순한 생각인지는 몰라도,,,ㅠ ;;
    책을 사서 돌려보고 배송비를 부담하는 것도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어서
    가장 쉬운 방법은 역시 도서관이지 않을까 해서요.
    안보는 책을 기부하는 것도 좋겠네요…
    무조건 기부가 아니고, 기부하는 분에게 약간의 혜택(? 이를테면 책 대여기간을 며칠 더 늘려주거나 대여가능권수를 늘려주거나 하는?)을 준다면 책 기부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솔직히 기부하면 되는 거긴 해도 기부가 많은 거 같진 않거든요.;; 뭔가 아쉬운 마음도 들고….
    이렇게 하면 자원 순환도 될 거 같구..
    짧은 생각이었습니당;;;

  6. 셰프 아바타
    셰프

    하긴 무조건 책을 돌려서 읽는 게 좋다고 하기 보다는 인센티브(꼭 경제적인 게 아니더라도)를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이러한 프로젝트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첨가되면 더욱 좋을 거고 말이죠.

  7. 황영재 아바타
    황영재

    이런 멋진 사업들이 있군요,
    참 책을 좋아하는데 점점 책을 사는 비중이 줄어들구요,
    책을 않살려고 자제하지만 어느샌가 사이사이 쌓여져 있는 책들,,
    점점 집이 좁아지는 느낌이에요..
    빌려읽고 싶어도 어디 마땅한 곳도 없구요.,
    어떡하면 이렇게 멋진 사업을 성공시킬수가 있을까요?
    참 멋지네요..

  8. 이해동 아바타
    이해동

    역시 이런 아이디어에 대한 생각은 많은 분들이 하고계셨군요~^^
    한국에서도 책교환이나 헌책을 돌려서 읽는 것과같은 문화가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가져온 저로써는 정말 꼭 정착되었으면 하는 문화입니다.
    이런 문화에대한 여러 생각을 가지고 계신분들과 한번 이야기 나눠보고 싶네요~^^ 제가 미투데이나 트위터를 안하는 관계로 네이트온 메신저로 여러 아이디어를 나눠보고, 기회가 된다면 관심있는 분들이 모여서 이런 문화를 선도해보는 것도 좋을듯 하네요~! 아이디 carpediem0901@cyworld.com 이니 언제든지 쪽지주세요~

  9. 카페에 이 글을 올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겠습니다.

  10. 김근례 아바타
    김근례

    좋은 생각입니다.
    평소에 새 책 사기는 비싸고, 헌책을 구하자니 읽고 싶은 책이 없거나
    헌 책방이 많지 않은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자체에 헌책교환서비스를 제안해 왔는데
    온라인으로 책목록을 검색하여 교환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온라인 작업과 배송비용을 낮추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당장 추진됐으면 좋겠어요.

  11. 김근례 아바타
    김근례

    만약 추진하게 되면 논의과정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kgykim_na@naver.com

  12. 정지연 아바타
    정지연

    북스프리라고, 이런 모델이 우리나라에도 있습니다.

    http://www.booksfree.co.kr/

    그런데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한것 같아요.
    홍보부족과 배송료 문제등이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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