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탐구생활

인턴연구원들의 활약상 공개!

안녕하세요~ 공감센터 인턴연구원 김세영입니다.^^ 32기 인턴탐구생활도 이제 몇 주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주는 인턴탐구생활 독자분들께 사회적경제를 소개하기 위해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추블리(추정우), 알라코(김지수) 인턴연구원과 함께 했습니다. 한국 사회에 등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사회적경제를 쉽게 풀어쓰고자 두 인턴이 밥을 먹으며 사회적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요. 흥미를 위해 조금의 픽션을 더했습니다. 자, 그럼 추블리와 알라코가 들려주는 사회적경제로 떠나볼까요? – 편집자 슘(김세영)

* 우리가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가 궁금하시다고요? 와우(이동호)의 ‘내가 와우라 불리는 이유’를 읽어 보세요 😀

추블리와 알라코의 사회적경제 식담

내 이름은 알라코, 2년간의 직장생활로 피폐해진 나는 삶의 대안을 찾기 위해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센터 인턴을 지원했다. 인턴 4개월 차, 대안적 삶과 현실의 압박 사이에서 백수에게도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백수문화생활’을 꿈꾸고 있다. 옆에 있는 내 동료는 추블리, 해외봉사활동 이후 국제개발로 진로를 결정한 그는 제3세계의 균등발전을 위한 사회적경제를 배우고자 희망제작소로 왔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스무 살의 그는 그 무엇도 되지 못한 채 서른을 앞두고 있다. 사실 무엇보다 연애가 하고 싶단다. 이런 우리들에게도 사회적경제가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그렇게 아픈 것이 청춘이라는 순간의 위로가 아니라, 우리의 고민을 등에 지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을 원한다. 그렇게 의문을 가지며 일하던 어느 날, 인턴 동기가 “사회적경제가 뭐야?”라는 물음을 던졌다. 우물쭈물 대답하지 못하고 좌절한 우리는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저녁이나 먹으로 간 카레집에서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하는 정직한 카레 전문점’이라는 문구를 발견하고 사회적경제란 대체 무엇인지 대화를 나눴다.

in sc

‘사회적기업’이 뭐지?

알라코(이하 ‘라’) : 추블리, 저것 봐. 이 음식점은 맛과 건강까지 생각해준대. 이 음식점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있군. ‘우리 사회에 맛과 건강이라는 가치를 전달해준다.’라… 맛있는 카레 덕에 이 지역주민들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리겠군. 그러면서 이곳은 돈도 벌고 사회에 좋은 일하면서 돈 버는 이런 음식점도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야?

추블리(이하 ‘추’) : 여기 봐(사회적경제센터 인턴이라면 당연히 관련 보고서 한두 편은 들고 다녀야 한다는 듯이 자료를 꺼내며), 정부에서는 이런 기업한테 사회적기업이라고 인증해준다고 ‘사회적기업이란…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

라 : 흠 이렇게 맛있는 카레집이어도 사회적기업이 아니라는 건가… 그럼 정부에서 인증해주는 사회적기업 말고,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사회적기업’이란 게 뭐지? 연말이 되면 연탄 나누기를 하는 대기업들은 사회적기업인 것일까?

추 : 음… 대기업들이 연탄을 나눠주는 건 사회적 목적. 즉,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사회 공헌, 사회서비스 등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으로 보기 어렵지.

라 : 그럼 희망제작소는 어때? 희망제작소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잖아.

추 : 희망제작소는 사업을 통해 나온 잉여금을 후원회원이나 설립자들에게 돌려주지는 않잖아. 대신 그 돈을 다른 사업을 새로 준비하거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하지. 그러니까 ‘기업’이라고는 볼 수 없지 않을까? 오히려, 3섹터의 비영리조직으로 보는 것이 맞는 거 같아.

라 : 그럼 일반 기업이 하는 일과 사회적기업이 하는 일의 차이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비영리조직과 사회적기업은?

추 : 일반 기업과 사회적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추구하는 목표, 미션의 차이겠지. 일반 기업은 이윤 극대화가 목표라면,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비영리조직과 사회적기업의 차이는, 무엇을 활동의 기반으로 삼느냐 하는 것인지. 상품이나 서비스의 생산-소비-교환을 기반으로 하면 사회적기업, 기부나 후원 중심이면 비영리조직 이렇게 말이야. 또 기능도 조금 다른 것 같아. 사회적기업은 대안적이고 보완적인 방법을 찾아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지.

그렇다면 ‘사회적경제’란 무엇일까?

라 : 그럼 사회적기업이 해결한다는 ‘사회적 문제’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사회적경제센터에서 배우고 있는 ‘사회적경제’는 대체 무엇이지?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해 주는 혁신적인 물건을 만드는 애플이나 삼성도, 사회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으니 사회적경제를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추 :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사회적경제에서 말하는 사회적 문제라는 것은 자본주의체제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말하는 것 아닐까? 실업 문제나 환경오염, 양극화 같은 것들을 그 예로 들 수 있지. 자본주의 체제에서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되는지를 알기 위해선 우선 자본주의가 어떤 것인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아. 알라코는 ‘경제’를 쉽게 설명하라고 하면 뭐라고 할 거야?

라 : 글쎄… 수입과 지출을 잘 관리하는 것?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제의 역할이 아닐까? 왜 TV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해외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잖아.

추 : 그렇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그런데 경제에 대한 이런 인식은 “개인의 무한한 이기심이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그 유명한 애덤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에서 발전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인 것 같아.

라 : 아! 자본주의가 왜 아까 말한 것과 같은 문제들을 만들어내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자본주의에서는 이윤 창출만이 고려되기 때문에, 그것이 사회의 다른 영역들에게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잘 고려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추 : 그렇지, 환경문제 같은 경우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가치를 생산하고자 하니까 환경파괴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고, 양극화 문제도 개인의 이윤 창출만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잘사는지 못사는지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봐.

라 : 그럼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에 결여된 ‘사회적’ 관점을 복원하려는 경제행위로구나!

추 : 그렇지, 사회적기업은 그런 사회적경제를 달성하려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알라코는 참 이해력이 좋아~

그럼, 내 문제는 누가 해결해주나?

라 : 추, 근데 나 사실 요즘 너무 힘들어 ㅠㅠ 이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살아야 할 때가 왔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서 내가 가진 돈으로는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괜찮은’ 직장 구하기도 어려워서 더욱 그렇고… 어떻게 보면 사회적경제가 말은 아름답지만 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어. 이런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영어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서 토익점수를 올리는 게 내 상황을 해결해 주지 않을까? 사회적경제가 이런 내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추 : 사실 네가 방금 말한 문제들은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야.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성을 명목으로 일자리를 줄이고, 집을 ‘사는 곳’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들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거니까. 어쩌면 이런 문제들을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하라는, 흔히 말하는 자기계발의 논리는 개인의 자발적 의지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체제를 완성시키기 위한 담론이 아닐까?

라 : 그렇구나! 개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들을 여럿이 함께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적경제’, 참 매력적이네! 추는 혹시 그런 사회적 문제들을 실제로 해결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을 알고 있어?

추 : 그럼그럼~ 예를 들면 ‘우주(WOOZOO)’라는 사회적기업은 ‘주거 소외계층에게 저렴한 월세로 집을 공급’하기 위해 셰어하우스라는 개념을 도입해 저렴한 월세로 방을 빌려 주고 있어. 또 ‘더파이브’란 곳은 사회적경제조직 중에 협동조합, 특히 노동자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면서, 직원들이 함께 행복한 일터를 만들려고 하고 있어.

라 : 사회적기업, 사회적 일자리 이야기는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아직 잘 와 닿지는 않는 것 같아.

추 : 아직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초기 단계라서 그럴 거야. 그렇지만 여러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해. 주거 문제뿐만 아니라 빈부격차나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사회적경제에서 다루고 있어. 또 사회적경제가 활성화되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을 거야.

라 : 아, 다행이네. 좀 더 기다려봐야겠어. 그런데 휴… 오빠의 연애 문제는 어떡하지? 이건 자본주의 때문에 생긴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사회적경제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건가?

추 : 밥이나 먹자 ㅜ.ㅜ 카레가 매워서 눈물이 난다.

글_ 김지수, 추정우(32기 사회적경제센터 인턴연구원)
정리_ 김세영(32기 공감센터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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